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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 이혼을 하더라도 갈래요
01 겨울의 심장을 찾아서 _ 바 이 칼 #01 49살에 처음으로 떠난 해외여행 #02 푸른 기차 #03 샤먼의 섬 #04 내 영혼의 피정지避靜地 02 경계를 넘는 시간 _ 안 나 푸 르 나 #05 전혀 다른 존재와 나 자신 사이 #06 신을 닮은 사람들 #07 내 기도는 길에 닿아있었다 #08 오, 히말라야! #09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산을 넘고 있다 03 길 위에서 _ 산 티 아 고 #10 별이 빛나는 들판 #11 길이 나를 불렀다 #12 젖은 상처가 마르는 시간 #13 삶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사는 것이다 04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에게 깃든다 _ 북인도 #14 인도를 즐기는 법 #15 아그라의 아침 #16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에게 깃든다 #17 ‘레’로 가는 길 #18 지상에서 가장 높은 도시에 비가 내릴 때 05 네 멋대로 가라 _ 프 라 하, 퓌 센 , 쾨 니 히 스 제 #19 나는 자유다 #20 강물처럼 흘러가고 세월 속에 새겨진 #21 지금 이 순간, 바로 이곳 #22 캄파섬에서 보낸 하루 #23 낯선 길들이 건네는 위로 #24 때로는 여행이 나를 이끈다 06 별처럼, 들풀처럼, 강물처럼 _ 몽골, 우즈 베 키 스 탄 , 키 르 기 스 스 탄 #25 초원에는 길이 없다 #26 희망이 달린다 #27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28 신화가 된 시간 #29 초원의 샤먼처럼 #30 커넥팅 도츠 07 에필로그_사랑, 그 사소함에 대하여 _ 아오모리 #31 스카유, 자유 #32 흔들리며 크는 꽃, 사랑 #33 지금의 내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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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데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지더니 또다시 울음이 터진다. 도대체 내 안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고여있었던 것일까? 온몸이 흔들리며 통곡처럼 터져나오는 울음을 걷잡을 수가 없다. 마음은 터질 듯 벅찬데, 뜨겁기도 하고 서늘하기도 한 무언가가 내 영혼을 뿌리째 흔들어대는 느낌 이다. 슬픔이 아니었고 고통과 회한이 아니다. 나는 분명 오열하고 있지만, 이 눈물은 어떠한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감사와 기쁨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기쁘고 내 앞에 펼쳐진 모든 세상이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라는 존재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 p.42, ‘# 04 내 영혼의 피정지避靜地’ 중에서 안나푸르나에 가자는 메일을 받은 순간, 본능적으로 나는 알았는지 모른다. 나는 지금 전혀 다른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그 존재가 진짜 나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그 경계가 바로 신들의 나라 네팔, 그중에서도 안나푸르나라는 것을……. 작가 김연수의 말처럼 나는 지금 ‘전혀 다른 존재와 나 자신 사이의 어떤 것’이며 바로 이 순간이 ‘경계를 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 p.51, ‘# 05 전혀 다른 존재와 나 자신 사이’ 중에서 길을 걸으면서 내가 지나왔던 날들을 보았다. 나는 내 봉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줄 알았다. 나만 힘들게 산다고, 나 혼자만 죽을 것처럼 외롭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봉우리를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 지 못했다. 히말라야산맥을 오르면서 비로소 알았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픔과 슬픔을 짊어지고 산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산을 넘고 있었다. --- p.81, # 09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산을 넘고 있다’ 중에서 장례식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하다. 그런데도 이 광경을 보려고 이렇게 먼 길을 달려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타는 시체 옆에서 염소 두 마리가 시신을 덮었던 붉은 꽃을 우물우물 먹고 있다. 검은 소들이 긴 우기 동안 잔뜩 부풀어 강물에서 목욕을 하고, 누런 개 한 마리가 가트 위에 앉아 물끄러미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상주들도 화장터의 일꾼들도 말이 없다. 이곳의 사람들은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모든 존재들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며 윤회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요한 한낮이다. 이곳에는 물과 불과 흙과 바람이 한 몸이 되어 떠돈다. 삶과 죽음, 사람과 짐승이 평화롭게 공존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에게 깃든다. --- p.141, ‘# 16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에게 깃든다 중에서 여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여행이 나를 이끌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이 여행의 주체라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길을 잃는 것도 그런 경우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서 내 여행을 원치 않는 방향으로 틀어놓는다. 그때는 여행이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나를 통제하기 시작한다. 여행의 주인이 내가 아니고 여행이 되는 순간이다. 신비로운 건 그 순간이 전혀 새로운 세상을 향해 열리는 또 하나의 출구가 된다 는 것이다 --- p.208, ‘# 24 때로는 여행이 나를 이끈다’ 중에서 헨티 아이막에서 내 몸이 진실로 원하는 것은 별처럼, 들풀처럼, 강물처럼 사는 것임을 알았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때로는 반짝이고, 때로는 젖고,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흐르며 지내는 삶을 내 영혼이 얼마나 오랫동안 갈망해 왔는지 알 것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일주일 동안 나는 가장 자연스럽고도 온전한 나 자신이었다. --- p.227, ‘# 27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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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의 아침편지] 사진작가가 ‘길 위에서 만난 행복’을 기록한 10년의 기록
시베리아 바이칼을 시작으로 네팔 히말라야 ABC트레킹, 북인도와 산티아고를 걸었다. 몽골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오지를 여행했으며 프라하를 거쳐 눈 덮인 아오모리에서 여행의 에필로그를 정리했다. 작가는 참 열심히도 산 자신에게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이 없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기꺼이 내어주기로 했다. 바람을 베개 삼아, 태양을 이불 삼아 자고, 쉬고, 또 일어나 걷었다. 낯선 이의 투박하지만 소박한 친절은 여행에서 하루를 더 내어 머물고 싶은 ‘정’을 새기고, 죽음을 의연하게 대하는 자세에서는 삶과 죽음이 멀리 있지 않고 공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삶이 건네는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비로소 길 위에서 찾았다. 여행은 나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행은 가장 친절한 위로, 나를 만나기에 좋은 방법이다. 작가 조송희는 새로운 길에서 만난 또 다른 나는 자신에게 든든한 ‘여행 동행자’가 되어 줄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후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도 말한다. 발 길 뜸한 곳만 골라서 찾아다니는 작가 조송희의 여행길을 따라가다 보면, 갓 지은 따뜻한 밥상을 마주 한 채 여행기를 듣는 기분이 든다.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을법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보다 여행의 하루를 소담하게 담아낸 이야기들에 깊은 탄식과 공감이 절로 나온다. 여행을 떠나는 방법,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