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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_무용담(武勇談) 같은 무용담(舞踊談)
프롤로그_산산이 부서지는 모유 방울 1장 어머니 그리고 어린 시절 * 전통 가무악의 보배, 어머니 김홍주(金紅珠) * 출생 * 폴리오(소아마비) * 오사카대학병원 남측 병동 2층 2호실 * 짧은 귀가 2장 장애아 시설 * 이별 * 고독한 아이들 * 죽어가는 친구들 * 인간의 에고이즘을 보다 * 사춘기를 보내며 * 경증이냐 중증이냐-시설의 현실 * 무엇을 위한 노력? 3장 어두운 터널 * 고등학교에 갈래 * 노력이 싫은 아이의 백일몽 * 고등학교 찾기 * 나에겐 선거권이 없다 * “화장실까지 갈 수 있게 되면 입학시켜 주마” * 통신고등학교 * 멀기만 한 친구들 * 죽음을 선택한 사람 4장 인권운동 * 난생 처음 ‘김만리’가 되어 * ‘푸른 잔디’운동 * 시위 참석이냐, 출석 수업이냐 * 그럼, 내가 나갈게 * 부엌칼을 치켜든 어머니 * ‘살아가는 건 너 자신이니까’ 5장 삶의 시작 * ‘생명의 초야’ * 24시간 활동보조 * 지금 태어난 행복 * 장애인 바리케이트 * 그늘 * 분열 * 조직 해체 6장 나를 의지하여 * ‘객사할 각오’ * 경찰이 무슨 일로? * 나는 나 * “가고 싶으면 당장 가버려!” * 오키나와-재생의 여행 7장 극단 [타이헨] 창단 * ‘국제 장애인의 해’가 대체 뭐야? * ‘국제 장애인의 해’ 따위 집어치워! * [타이헨]의 태동 * 창단공연 「꽃은 향기로워도」 * ‘이왕 할 바에는 메이저가 되자’ * K군-‘게릴라 쿠요쿠요’ 8장 우주의 시간 * 아기가 태어나다! * 출산 그리고 육아 * 신세계-우주인의 시점 * 극단 복귀 * 극단[타이헨] 케냐에 가다 * 태어나는 것 살아가는 것 저자후기, 한국어 출간을 앞두고 / 옮긴이의 말 / 극단 [타이헨]의 작품세계 / 주요작품 / 공연 리스트(1983~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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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일본사회에서 중증장애를 가진 자이니치(在日)로 살아온 반생의 기록이다. ‘장애인’ 또는 ‘장애’에 대해 두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사람의 「결손된 부분」 「불가능한 것」이라는 관점과 「장애는 사회 쪽에 있다」는 관점이다. 전자에서 ‘장애’는 장애인이 불가항력적으로 지니게 된 것이고, 후자는 걷지 못하는 것이 ‘장애’가 아니라, 사회 곳곳에 높낮이가 뚜렷한 단차가 있는 ‘장애’이다.
전자와 후자의 장애에 더해 역사적 맥락의 또 다른 ‘장애’가 저자의 삶에 점철되어 있다. 유년시절 10년 동안 장애아 시설에서 보내며 불가항력적으로 연마된 인간에 대한 고찰은 비장애인들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20대 초반부터 3년간은 장애인 운동조직의 두뇌로 활동했다. 일본의 장애인해방운동사에 남은 다양한 투쟁은 오늘날 일본 장애인복지제도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후 운동조직의 분열과 해체를 겪는 과정에서 자신의 온갖 경계성과 마주하게 된다. 장애인 해방운동의 핵심부에서 깨달은 저자의 ‘경계성(間性)’은 한국사회가 청산하지 못한 빚이기도 하다. 오랜 고뇌의 시간은 자립생활을 지속해 나가기 위한 사투였고, 그 결실은 과거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전원 장애인극단 창단으로 이어진다. 조선창극사의 판소리계보 마지막을 장식한 어머니 김홍주(金紅珠)의 유전자가, 저자의 마비된 신체를 통해 발산되어가는 과정은 압도적이다. 극단의 무대는 비장애인 문명이 범한 과오인 우생사상(優生思想)에 대한 저격을 시작으로, 버려지고 가둬지는 생명의 존엄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일상에서 ‘장애인’을 대면하는 기회는 얼마나 될까. 눈에 띄지 않거나 존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오기 어려운 현실이다. 시설수용정책 일변도의 복지개념으로는 장애인들의 일상을 접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가족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자원봉사의 개념 또한 문제 해결로 나아갈 수 없다. 장애인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립생활을 하며 지역에서 더불어 사는 삶. 저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을 인식해 주기를 바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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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담(武勇談) 같은 무용담(舞踊談)]
저자의 외할아버지는 피리의 명인, 큰이모 김록주는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 언급된 명인 중의 명인, 어머니 김홍주 역시 가무악에 능통했다. 불세출의 명인가문이 아닌가. 2011년 한국공연 추진을 부탁하셨다. 그러나 김만리 선생이 이끄는 극단은 중증장애인 극단이었다. 도저히 자신이 없어 단호히 손을 저었는데, 선생의 힘없는 손이 담쟁이 넝쿨처럼 나를 꽉 부여잡았다. 결국 걸려들었는데 ‘도대체 왜 엮였을까’ 해묵은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이 책을 펴니 의문이 풀려갔다. 미동조차 버거운 몸으로 통과해 온 시간의 기록이다. 극단의 창단 선언문과 첫 공연작품 「꽃은 향기로워도」의 철학과 도발이 어우러진 시놉시스는 이 책의 백미이다. 레오타드를 입은 순도 높은 영혼의 몸짓을 인화한 문장, 지금껏 이처럼 혁명적 무용담(舞踊談)은 없었다. 힘없는 손으로 한 글자씩 새기며 손발 없이 싸워온 유래 없는 무용담(武勇談)을 완성한 것이다. 2011년, 김만리 선생이 타고 온 것은 휠체어가 아니라 탱크였다. 내 앞에 진주하여 투항을 권고했는데 겁 없이 손사래를 쳤던 것이다. 책을 읽고 또다시 털끝하나 빠져나가지 못할 치밀한 언어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김만리’라는 삶을 점지 받아 청개구리처럼 살아 주셔서 고맙고 또 고맙다. -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전통예술 연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