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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에 관하여
머리말 1. 칸트의 생애와 저술 그리고 성격 2. 칸트의 사상적 배경 3. 선험적 영역 4. 환상의 논리 5. 정언 명법 6. 미와 계획 7. 선험 철학 참고문헌 부록 : 한국어 출판물 목록 찾아보기 |
Roger Scru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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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칸트의 사상을 가능한 한 현대적인 용어로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독자들이 철학에 최소한의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전제로 하였다. 칸트는 근대의 철학자들 중 가장 난해한 인물에 속하므로, 나는 일반적인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하여 칸트 사상의 모든 측면을, 심지어 칸트 자신조차 완전히 파악할 수 있는지는 무척 의문스러운 일이다. 칸트 철학의 깊이와 복잡성은 그가 던진 질문의 중요성과 그 질문에 답하는 창조적 상상력을 완전히 파악한 뒤에나 깨달을 수 있는 그러한 성질의 것이다. 칸트는 우선 인간 지성의 한계를 설정하려고 했고, 그 후에는 그 한계를 뛰어넘지 않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따라서 칸트 시각의 진가를 발견하기 위하여 독자들이 이 입문서를 두 번 이상 읽게 되더라도 그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칸트의 시각을 나누어 갖는 것은 일종의 변화된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각을 얻는 것은 짧은 기간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p.6~7 머리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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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이성 비판>의 초판에는 선험적 관념론에 대한 설명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이 부분이 삭제되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 부분이 위에서 설명한 모호함을 지나치게 조장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다. 또한 재판에서 칸트는 '관념론 반박'이라는 제목의 절을 참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칸트는 객관성을 적극적인 의미에서 증명하며 조지 버클리의 견해인 '경험적 관념론'이 잘못임을 주장하고 있다.
경험적 관념론이란 '경험적' 대상들이 단지 지각에 불과하며, 과학적 세계에는 관찰자의 경험을 넘어서는 더 이상의 어떤 실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경험적 대상은 단지 '관념적' 실재로 변하며, 우리가 형성하는 개념을 넘어서는 어떤 실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칸트는 자신의 선험적 관념론이 경험적 실재론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즉 자신의 주장은 경험적 대상들이 실재적임을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 p.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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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이성 비판>의 초판에는 선험적 관념론에 대한 설명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이 부분이 삭제되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 부분이 위에서 설명한 모호함을 지나치게 조장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다. 또한 재판에서 칸트는 '관념론 반박'이라는 제목의 절을 참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칸트는 객관성을 적극적인 의미에서 증명하며 조지 버클리의 견해인 '경험적 관념론'이 잘못임을 주장하고 있다.
경험적 관념론이란 '경험적' 대상들이 단지 지각에 불과하며, 과학적 세계에는 관찰자의 경험을 넘어서는 더 이상의 어떤 실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경험적 대상은 단지 '관념적' 실재로 변하며, 우리가 형성하는 개념을 넘어서는 어떤 실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칸트는 자신의 선험적 관념론이 경험적 실재론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즉 자신의 주장은 경험적 대상들이 실재적임을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 p.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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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로고스 총서를 펴내며
서양의 학문은 개인적 차원의 지식이 곧 사회 전체의 유용성으로 확대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가령 갈릴레오의 개인적 발견이 과학 혁명을 선도하여 고전 물리학의 길을 연 것이나, 헤겔의 사변적 사유가 모든 형이상학을 결집하여 현대 철학의 거대한 물꼬를 터놓은 것이나, 마르크스의 궁핍한 상황이 마르크스주의를 낳아 20세기의 정치적 지도를 바꾸어 놓은 것이나, 소쉬르가 소수의 학생을 상대로 가르친 언어학 강의가 1960년대 이후 프랑스 사상계를 지배한 구조주의의 발판이 된 것 등은 모두 그러한 발전 양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처럼 서양의 학문은 그 시대마다 우뚝한 봉우리를 이룬 대가 혹은 거장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상의 파노라마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학문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대가들이 학문을 거시적으로 파악한 다음 그것을 자신의 실용에 관련된 범위 내에서 더욱 깊게 파고드는 것이다. 이러한 학문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서는 각 시대별, 학문별로 당대를 선도한 대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그들의 주장에 종합적으로 귀기울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는 서양 학문의 중추를 이루는 거장들을 엄선하여 그들의 학문을 상세히 해설하는 총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모든 총서는 당초 그 편집인의 역량에 따라 성과와 명성이 미리 결정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 총서의 원 편집인 중 한 사람인 프랭크 커모드는 현대 영미권의 지성계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지성인으로 칭송되는 사람으로서, 그 자신이 거장의 칭호를 받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커모드의 영향 덕분으로 이 총서의 집필에는 쟁쟁한 명성의 교수, 지식인, 문인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어 이 총서의 권위를 한결 높여 주고 있다. '로고스'는, 우주에 대한 인간의 생각, 우주 자체의 이성적 구조, 그 구조를 이해하게 만드는 매개 수단 등으로 다양하게 인식되어 온 것으로, 이 총서의 성격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주요 학문이 거장들을 한자지에 집결시킨 이 총서를 통해 독자 여러분이 우주, 인간, 이성의 3대 주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