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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권두부록: 철학자와 와인 서장 제1부 나는 마신다 1. 나의 와인 입문 2. 프랑스 와인 기행 3. 프랑스 바깥의 와인들 제2부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4. 의식과 존재 5. 와인의 의미 6. 불평(Whine)의 의미 7. 존재와 폭음 옮긴이의 말 와인 찾아보기 |
Roger Scru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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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와인 마시는 법에 대한 안내서가 아니라 와인에 대한 사색으로 이끄는 길잡이다. 또한 이 책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에 의해 씌어진 쾌락에 대한 헌사이며, 가까스로 악에서 도망친 사람이 말하는 선을 보호할 방책이다. (중략) 오로지 건강만 챙기려는 사람들, 광적인 이슬람법 율법학자(mullah),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싸움부터 거는 사람들에게 나는 서슴없이 거친 말을 할 것이다. 나는 플라톤이 말했다고 하는, “신들은 인간에게 와인보다 더 뛰어나거나 값진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옹호하고자 한다.--- pp.8~9
와인 안에는 지식, 즉 우리 자신이 와인에 부여한 지식이 있다. 당신은 그 향기를 가까이서 맡을 때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 안에 쉬고 있음을 지각하게 된다. 태아처럼 모든 사물은 둥글게 오므리고 있다. 저녁마다 와인 한 모금 마시면 우리는 자궁 안의 평화스런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 p.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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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인류의 문명처럼 오래되었다. 고대인들은 술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고 있었는데, 음주를 종교적 제의에 포함해 신을 맞이하는 의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음주에 따른 소란을 숭배자인 인간의 추태가 아니라 신의 행위로 여겨 덮어두려 했다. 그리하여 술은 점차 제의에 의해 길들여져 올림푸스 신들께 바치는 거룩한 봉헌물이 되고 마침내 기독교의 성찬에도 쓰이게 되었다. 이러한 성찬은 일종의 희생제의로서 구성원들이 일체감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주며 결국 신과의 조화를 실현하고 구원을 맛보게 한다.
와인은 사물을 이상적인 형태로 재구성하며, 대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품격있는 보편적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술주정은 사람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잘못된 술을 마셨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서, 와인 때문이 아니라 와인의 부재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그렇기에 토머스 제퍼슨은 와인을 열렬히 변호하며 “와인은 위스키의 독을 없애주는 유일한 해독제”라고 예찬한 바 있다. 와인은 문화적 산물이며 와인의 맛에는 오랜 전통과 문화가 녹아 있다. 각각의 와인은 그것이 만들어진 고유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다른 맛을 낸다. 전통과 문화를 무시하고 토양의 맛만을 강조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무의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랑스의 포도밭은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식민주의자에 의해 처음 조성된 이래로 프랑스 역사의 압축판이었다. 로마시대를 거쳐 교회는 오래된 포도밭에 새로운 묘목을 심고 경작지를 복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고대의 신들에게 새로운 안식처를 마련해주었다. 고대의 신들에게 성자와 순교자의 옷을 입히고 술로 그들을 추도한 것이다. 이러한 전통으로 인해 프랑스 와인은 최고가 될 수 있었다. 세계화의 기류는 프랑스 마을과 포도원에 이름을 부여한 성자와 순교자를 그 땅에서 추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와인은 지역성, 즉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지역성을 상기시킨다.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세계적인 것에 맞서 지역적인 생산물을 옹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와인은 우리의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 액체는 우리로 하여금 명상에 들게 하고, 이러한 명상은 영혼에 전달할 메시지를 불러낸다. 쾌활하게 와인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오늘날 술을 두고 오가는 쑥덕공론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며, 문명의 토대가 된 와인문화를 진지하게 변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