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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나라의 꼬락서니는 아주 틀려 가고_염상섭상하이 가는 길_이광수 금주패를 차다_변영로 질투는 나의 힘_김동인 그 노래밖에_심훈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류’였다_김명순간도에서 온 사내_최서해교토의 이방인_정지용검은 바다를 건너다_임화 국경 열차에 몸을 싣고_김기림인간의 예의, 민족의 예의_이효석 공장은 나의 대학_이북명형수의 죽음을 쓰다_현진건 모던보이의 서울 산책_박태원조선을 흔든 이혼 고백장_나혜석 북쪽 나라 시인의 어떤 사랑_백석 눈 속에 난향을 맡다_이태준그 봄은 괴물과 함께 오리라_신채호 대동강변의 두 친구_김남천 비참과 찬란, 그 사이_김유정 실로 치사스러운 동경_이상마침내 집을 팔다_이광수 그가 없이는 부끄러움이 크리라_이육사 양서 동물의 반성문_채만식 가야마 미쓰로의 1945_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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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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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였으되 어디로든 갈 수 있었던 시대의 감각우리 작가들이 펼쳐 보이는 근대는 비록 식민지였으되 시종 암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수많은 작가들이 동경으로 향했다. 그들에게 동경(東京)은 근대 그 자체이자 그야말로 ‘동경(憧憬)’의 장소였다. 그리하여 홍명희가, 이광수가, 정지용과 이태준이, 그리고 백석과 이상이, 마침내 윤동주가 해협을 건넜다. 그런가 하면, 근대는 북쪽으로 완전히 개방된 시대이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의 감각은 분단으로 사실상 ‘섬’에 살고 있는 오늘날의 감각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눈송이만 해도 여기 윗대는 전혀 다르지요.”사실이었다. 관북의 눈은 퍽 퍽 퍽 푸른 하늘을 채우면서 아쉬움 없이 주먹만 한 눈송이를 퍼붓는데, 기림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그런 눈을 통 본 적이 없었다. 집과 나무와 울타리와 전신주와 우물과 게시판, 실로 땅위의 모든 것을 뿌리째 빼어갈 듯이 들 위에서 벼락 치는 그놈의 눈보라도 서울서는 구경한 일이 없었다.우리 문학의 아킬레스건, 여성 작가인터넷에서 작가 김명순을 검색해보면 “복잡한 연애사건으로 정신병에 걸려 사망했”다거나(두산백과) “정신병에 걸려 동경 아오야마정신병원에 수용 중 죽은 것”(한국민족문화대백과)으로 짤막하게 소개돼 있을 뿐이다. 실제로 여성 작가들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편이다. 여성을 작가로 인정하지 않았던 남성 중심의 문단 분위기는 역으로, 당시 작가로 활동했던 여성들이 얼마만큼 뛰어나야 했는지를 반증한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이 책에 여성 작가를 겨우 둘 소개하는 데 그친 아쉬움과 한계를 고백하면서, 여성 작가의 불행한 죽음은 여성을 스캔들로만 소비하려는 문단과 대중의 근거 없는 유언비어와 비난으로 인한 사회적 타살임을 밝히고 있다. 이를테면, 남성 작가들이 식민지의 억압에만 놓여 있었을 때, 여성은 식민지와 성차별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는 것이다. 우리 문학사에서 여성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부정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다. 이 책은 오늘과 과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탐구하고, 과거를 도려내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그 시간을 마주하는 태도로서의 문학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염치’와 ‘수치’를 함께 일깨워주었다이 책의 저자 김남일은 구한말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대를 문학이라는 광활한 지평 위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때로는 치졸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누구는 문학 뒤에 숨어 누구는 문학마저 뒤로 한 채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우리 작가들을 있는 그대로 펼쳐 보인다. 나혜석에게는 “여자에게 정조를 요구하려면 남자도 정조를 지켜야” 할 새 시대였다. 이육사의 근대는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이자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는’ 삶이었으나, 한국 문학의 근대를 개척했다는 이광수의 삶은 허세와 변명으로 점철되었다. 김명순은 근대가 불러낸 한국 최초의 여성 작가였지만, 문단과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짓밟혔다. 저자는 손쉬운 비난이나 경외 대신, 부끄러운 얼굴도 자랑스러운 얼굴도 모두 우리 문학의 풍경이었음을 담담히 인정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 초점을 맞춘다. 도덕이나 윤리, 혹은 애국심의 기준으로 그들의 공과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 여기서는 그저 작가로서 그들이 꾸려 가던 인생의 어느 한 장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밉든 곱든 그것이 그들을 새삼 기억하게 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인생 사진’ 한 컷이기를 바라면서.염치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고, 수치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문학은 ‘염치’와 ‘수치’를 동시에 일깨워주는 언어 예술이다. 중요한 것은 문학의 의무가 무엇이냐를 따지는 일보다 무엇을 문학으로 호명할 것인가, 라는 문제일 것이다. 문학은 어느 시대에나 다른 무엇도 아닌 ‘인간’의 얼굴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외면할 얼굴과 기억할 얼굴을 가려내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염치와 수치의 얼굴들이 근대를 어떤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는지 가감 없이 들여다보는 일도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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