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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부 투영 2부 자기 응시 3부 멀리 보기 혹은 되비추기 4부 앓는 자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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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함을 태생적 운명이자 근원적 힘으로 인정하는 문학
사랑에 빠진 자가 사랑하기 때문에 다치는 일과 같이 허무를 앓으며 써내려간 글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으로 활동 중인 비평가 강계숙의 두번째 비평집 『우울의 빛』이 출간되었다. 태생적 ‘무용’을 내면으로 수용하며 우울의 나날을 보내면서도 평론가는 그것이 발하는 빛을 스스로 드러내 보인다. 1950년대 한국 시를 다시 읽으며 어떻게 ‘현대’의 기치가 들어 올려졌가를 사유하고 2000년대 이후 ‘사건’이 된 젊은 시인들을 통해 비평가 자신의 존재 증명과 새로운 과제 찾기를 수행한다. 한국 현대 시의 근원을 고민하는 비평집 『우울의 빛』은 다시 한 번 비평이 시대와 정신의 사유, 인문학적 성찰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믿음을 재확인하기에 충분하다. 1950년대 한국 시 ― 고고학적 탐사가 아닌 현재적 횡단으로 ‘지금 여기’의 문제를 인식하다 ‘성실한 학자’적 면모가 돋보이는 평론가의 이번 비평집에는 1950년대 시인 김수영의 시와 시작 노트를 1966년 『한국문학』 발표 당시 원문을 다시 찾아 읽으며 작품들에 새로운 자리를 찾아준다. 멀리 보고, 다시 보는 이 작업들은 ‘당대의 기록’에 대한 사료적 감각을 되살리는 것과 더불어 고고학적 탐사가 아닌 현재적 의미에서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읽을 것인지를 놓지 않는다. 한국 시의 계보를 종단의 형식이 아닌 이러한 횡단의 형식으로 읽는 일은 우리 작품들에 쉼 없이 생명을 불어넣는 소중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한국 시 ― ‘동시대인’으로서의 시인들과 공감하다 문지 시인선 400번대 첫 시집 김혜순의 『슬픔치약 거울크림』과 더불어 신영배, 이근화, 김언, 강성은, 이우성, 박성준, 김승일 등 활동하는 전 세대의 작품을 모두 읽어내는 비평가의 안목과 사유가 그 깊이를 드러내며 지금 우리의 시들을 대변한다. 특히 2000년대를 함께 앓고 있는 황병승의 첫 시집을 다시 읽고 비평적으로 기술하는 글 「사랑을 주었으나 똥으로 받는 이에게」에서는 시대적 공감의 순간을 기록한다. 이는 비평이 가장 현재적 순간의 바로 보기임을 깨닫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