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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내면서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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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를 바라보는 여든일곱 윤승분 할머니의 친구는
쌀 포대 종이를 잘라서 만든 노트와 볼펜이다. 텔레비전이다. 매일 죽어야지 죽어야지 입에 달고 살지만 커피를 즐기고 책을 읽고 가슴속 이야기를 끄적거린다.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남편을 이놈의 영감탱이라고 원망하며 망부가를 시로 쓴다. 달 속의 토끼에게 방아 찧느라 팔이 아프니 조물조물 주물러 줄게 이리 오라는 상상력이 우주만한 시인이다. 벌과 나비와 매미와 여치가 할머니 노트로 놀러 와서 시가 된다. 풀과 꽃과 바람과 구름과 물고기와 벌레와 친구인 시인 아들을 두니 욕도 시가 된다는 할머니 난 바보엄마라고 고백하며 사랑으로 맺은 자식들 덕에 엄마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할머니 엄마가 죽어서 네 아들로 태어날 수 있다면 천하에 없는 효자가 되어 행복하기를 기도하겠다고 한다. - 공광규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