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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chapter1 LONDON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 보이 Nowhere Boy 클로저 Closer 이지 버츄 Easy Virtue 원 데이 One Day chapter2 PARIS 꼬마 니콜라 Le Petit Nicolas 벨 아미 Bel Ami 아멜리에 Amelie of Montmartre 줄리 & 줄리아 Julie & Julia chapter3 TOKYO 상실의 시대 Norwegian Wood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하와이언 레시피 Honokaa Boy 버니 드롭 Bunny Drop chapter4 NEW YORK + LA 싱글 맨 A Single Man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 내니 다이어리 The Nanny Diaries 라스트 나잇 Last Night 올 굿 에브리씽 All Good Things chapter5 NORTHERN EUROPE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 카모메 식당 Kamome Diner chapter6 WESTERN EUROPE 더 리더 The Reader 소울 키친 Soul Kitchen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 아이 엠 러브 I Am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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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색과 연회색 페인트로 칠해진 벽, 자작나무 소재 가구들과 연회색 1인용 소파, 베이지색 체크 프린트 커튼, 작은 유리병에 꽂힌 들꽃들 그리고 여전히 그녀의 글을 책임지고 있는 민트색 타자기가 어우러져 아기자기하고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침대를 대신하고 있는 매트리스에는 오리엔탈 스타일의 자수(영 화 곳곳에 이렇게 동양적인 분위기의 소품이나 의상들이 눈에 띈다. 이안과 엠마가 함께 살던 집에 달린 핑크색 중국식 등이나 엠마가 친구 결혼식 때 입은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가 그렇다)가 놓인 실크 소재 베드 스프레드가 깔려 있다. 이렇게 침대 틀 없이 매트리스만 사용하면 천장이 높아 보여 그만큼 공간이 더 넓게 느껴진다.--- p.40 「원 데이」
이 두 곳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그녀는 민트나 블루그레이 같은 연한 블루 컬러를 무척 좋아한 것 같다. 파리의 부엌은 블루그레이 컬러의 가구를 사용했고 남편이 전근을 간 독일의 작은 도시에 꾸민 또 다른 부엌 또한 온통 톤 다운된 블루 컬러들로만 꾸며져 있는 걸 보면. 특히 그녀의 요리책이 완성된 곳 인 독일의 부엌은 민트와 연한 연두색이 잘 믹스되어 있는데, 두 가지 색을 같은 공간에 사용하려면 이처럼 한색(블루, 그린 등 차가운 느낌의 색), 난색 (레드, 오렌지 등 따뜻한 느낌의 색), 무채색(화이트, 그레이, 블랙 등 중성적인 느낌의 색) 등 같은 채도 안에서 두 가지 색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한 여러 색을 사용하면 자칫 번잡스러워 보이기 쉬우므로 색의 가짓수는 세 개 이상을 넘지 않는 게 안전하다.--- p.74 「줄리 & 줄리아」 인테리어 역시 조지의 오랜 친구 집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극과 극의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색과 무늬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조지의 집과는 달리 찰리의 집은 모든 요소가 과할 정도로 많다. 노란 과실이 잔뜩 열린 나무와 열대 꽃 화분이 들어찬 입구부터 마치 집 안에 서커스가 펼쳐진 것처럼 화려하고 요란하다. 하지만 그 공간이 지나치거나 부담스럽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주인이 그 집과 그림처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호화로운 집에는 아이라인을 짙게 그리고 커다란 골드 귀걸이로 치장한 찰리처럼 드라마틱한 주인이, 모던한 집에는 조지처럼 덤덤한 주인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영화 〈싱글 맨〉에서는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대사보다 그들의 작은 동작과 사용하는 물건, 사는 공간 속에 서 더 많이 묻어난다.--- p.116 「싱글 맨」 여자 뒤로 보이는 의자는 ‘아르도이 체어 Hardoy Chair’다. 가늘지만 단단한 철제 다리에 온몸을 포근하고 유연하게 감싸주는 양가죽 시트가 올려진 이 의자는 스웨덴 브랜드, 라 마리포사La Mariposa의 제품이다. 1938년에 디자인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현대적이고 유목민의 텐트 안에 놓여 있을 것 같은 자유로움마저 느껴지는 노매드 스타일 Nomad Style의 이 의자는 온통 직선적인 그의 집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여자가 집을 나간 후 남자는 텅 빈 침대를 바라본다. 천장과 바닥이 온통 하얀 침실에는 잿빛 침구가 깔린 커다란 침대와 스탠드가 있는 나무 탁자뿐, 아무것도 없다. 남자는 그렇게 정리되지 않은 침대를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본다. 무척이나 여리고 슬픈 눈빛으로. 이런 눈의 남자가 빈틈없이 반듯한 인테리어를 한 집의 주인이라니 아이러니하다. --- p.174 「더 리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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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스타일의 소품부터 모던한 가구까지
영화 속에 숨겨진 보물 같은 인테리어 찾아내기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는 하나의 영화를 몇 번씩 보게 되곤 한다. 등장 인물 너머로 그들의 방에 놓여 있는 가구나 벽지, 스탠드 같은 주변 배경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줄리 & 줄리아〉에 등장하는 줄리의 작업실에 놓인 스탠드가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아르테미데의 ‘톨로메오’이고, 〈버니 드롭〉 다이키치의 거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빈티지 체어가 찰스 앤 레이 임스 부부의 ‘임스 체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재미는 그야말로 쏠쏠하다. 하지만 이런 숨어 있는 디자인 아이템을 발견하는 것은 영화 속 인테리어를 보는 데 있어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등장 인물들의 방에 많이 보이는 색이나 가구의 배치, 그 위에 놓인 소품들은 주인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이고, 벽지의 패턴이나 집의 구조를 보면 영화의 시대적 배경까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을 내포하며 함축하고 있는 요소다. 온통 빨간색에 둘러싸인 방의 ‘아멜리에’나 화려함을 극대화시킨 인테리어로 꾸며놓은 〈이지 버츄〉 휘테커 가문의 집을 보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유추해 보는 것은 어떨까. 또한 같은 영화 안에서 레드와 그린이 대비를 이룬다거나 등장 인물의 성격에 따라 확연하게 다른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영화 속의 방』을 읽으면서 아기자기하고 달콤한 캔디 같은 컬러의 니콜라네 부엌을, 민트색 타자기가 놓여 있는 차분한 분위기의 엠마 집을. 다른 사람에게는 좁고 불편해 보여도 주인공에게는 더없이 편안한 조제의 벽장을 구경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