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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함께 젊은 일본인 아버지를 일본에 두고, 젊은 어머니 손에 이끌려 경북 김천시 교동 외갓집으로 온 머리가 유별나게 큰 아이는. 일본 아이가 아니면서 일본 아이라고 그토록 구박받았던 그 아이. 바람이 차가운 엄동설한 속에 집을 쫓겨나 돌멩이처럼 앉아 바람처럼 울던 가엾은 그 아이. 그 아이는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고, 길고양이처럼 떠돌았네. 훗날 그 아이 베트남 전쟁터로 파견 되어 전쟁 속의 베트남 아이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네. 전쟁 속의 그 아이들에게 울며불며 태권도와 아리랑을 가르쳤었네. 전쟁은 사람을 무참히 짓밟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생명에게 배려와 사랑을 베풀지 않았네.
그 아이는 오직 살아남아야 한다는 엄혹한 현실을 가르쳤다네. 그 아이는 베트남 전쟁터에서 돌아와 초등교사가 되어 누구 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가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쳤네.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디지털에서 알파고(인공지능 시대)로 변화하고, 어른이 된 그 아이 허둥지둥 변화의 격량을 헤쳐 나가려 무던히도 애를 썼네. 그 아이는 나이 들어 인류의 근원인 바다의 오염을 걱정하며 평화통일을 발원하는 외로운 섬이 되었네. - 임신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