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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4
조정인 | 제2회 수상자/ 2002년 이화(梨花) · 12 사과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는 두 손을 꺼내 부푼 스커트를 눌렀다 · 13 모과의 위치 · 14 입김이 닿는 거리 · 16 빈방 · 18 사과 얼마에요 · 20 이해리 | 제3회 수상자/ 2003년 이팝꽃 그늘 · 22 11월 · 24 감잎에 쓰다 · 25 나비 · 26 별똥별 · 27 들꽃 낭송회 · 28 배추를 안으면서 · 30 가을비 오는 밤엔 · 32 김 영 | 제9회 수상자/ 2009년 물 한 모금 · 34 습관성 유산 · 35 파리 · 36 낚시금지구역 · 38 완전한 수술 · 40 당신은 깊은 잠에 빠져 있고 · 42 나비의 꿈 · 43 김주명 | 제10회 수상자/ 2010년 환승(換乘)입니다 · 46 코로나 플라워 · 47 우리의 삶도 소중하다 · 48 모범적인 소수인종과의 관계 · 49 브랜드 행동주의 · 50 벽 · 51 꽃길 · 52 정 순 | 제11회 수상자/ 2011년 폐선 · 54 십우도 · 56 가을, 제라늄을 보다 · 57 황태덕장 · 58 새벽녘 · 60 봄날은 간다 · 61 노란 전언들에 대하여 · 62 신윤서 | 제12회 수상자/ 2012년 유월 장마 · 66 빙하기 · 67 알래스카 · 68 스웨터 · 70 고딕식 첨탑 · 72 실내식물이 있는 방 · 74 달로 가자 · 76 김하연 | 제16회 수상자/ 2016년 밭의 문서 · 80 낭만 범죄자 · 82 흑묘도(黑猫島) · 84 은둔형 외톨이에게 · 86 그 여관 · 88 선창(船艙) 파티 · 90 소 · 92 지연구 | 제17회 수상자/ 2017년 끈 혹은 줄에 관한 단상 · 96 귀향 1 · 98 매화꽃 · 100 흔들리는 저녁 · 102 둔한 시 · 104 슬레이트 지붕과 개나리꽃 · 106 배롱나무 · 108 김향숙 | 제18회 수상자/ 2018년 싸리나무 · 110 소나기와 손아귀의 유사성에 관한 연구 · 112 생각의 각도 · 114 장마 · 116 단추의 어원 · 118 명왕성 유일 전파사 · 120 기슭을 만난 봄 · 121 안이숲 | 제19회 수상자/ 2019년 멸치 똥 · 124 기차가 지나간다 · 126 선인장 · 128 감자의 둥지 · 130 섬진강 · 132 마디 · 134 조개의 귀 · 136 발문/ ‘평사리’라는 그곳 / 최영욱 ·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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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란 열무가 흰 꽃밭을 이루고 있는 공터였다.
꽃밭 위를 흰나비 떼가 낮게 날고 있었다. 푸른 여름 저녁의 일이었다. 열무 흰, 꽃밭이 흰나비를 꺼냈다 흰나비 떼가 흰 열무꽃밭을 꺼냈다 흰 것은 서로의 흰 것에서 흰 것을 꺼내 흰 것을 마주 비췄다 입김이 닿는 거리였다 왼쪽에서 오른쪽을 꺼내 손뼉을 꺼냈다 손뼉이 꺼낸 건 도착하지 않은 우레 우레의 잔상 고막이 터질 듯 조용한 격정 속에서 한 세계가 태어나고 있었다, 그때 세상은 열무꽃밭과 흰나비 떼만이 전부였다 나는 집에 돌아와 거울 속에서 엄마를 꺼냈다 오, 엄마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입김이 닿는 거리였다 옷장 속엔 여러 벌의 엄마가 있다 엄마는 매일 나를 갈아입고 나를 꺼내보고 그리워한다 나는 엄마의 최선 엄마의 우레 엄마의 먼 기별 엄마에게서 초대받은 자 ---「입김이 닿은 거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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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자 10인의 시집 『입김이 닿는 거리』
올해로 20회를 맞는 〈토지문학제〉를 기념하기 위해 ‘평사리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자 시집 Ⅰ’ 『입김이 닿는 거리』를 출간했다. 시집 『입김이 닿는 거리』에는 제2회 조정인, 제3회 이해리, 제9회 김영, 제10회 김주명, 제11회 정순, 제12회 신윤서, 제16회 김하연, 제17회 지연구, 제18회 김향숙, 제19회 안이숲 등 역대 수상자 중 시인 10명의 수상작과 최근작 시 70여 편이 수록돼 있다. 박경리 소설가의 대하 장편소설 『토지』 무대인 경남 하동의 악양들판이 바라다 보이는 박경리문학관에서는 해마다 10월이면 박경리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토지문학제〉가 성대히 펼쳐지면서 시, 소설, 수필 등의 신인들을 뽑는 ‘평사리문학상’이 거행된다. 〈토지문학제〉 운영위원장이자 박경리문학관 관장인 최영욱 시인은 ‘평사리문학상’ 제정 일화를 「발문」에서 밝혔다. “2001년 소설 속 ‘최참판댁’ 준공을 앞두고 나는 원주로 달려갔다. 준공 이후의 ‘최참판댁’에 대한 활용방안을 찾다보니, 행정과 문학이 묘한 접점을 찾았던 것이다. 이는 〈토지문학제〉를 개최하여 박경리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한국문학을 이끌어나갈 후진 양성에 방점을 두고 선생님의 허락을 구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마침내 승낙을 얻었다. 문학제 명칭은 〈토지문학제〉로, 문학상 명칭은 ‘토지’나 ‘박경리’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평사리문학상’으로 정했다. 〈토지문학제〉는 계속되었고, 지금까지 시, 소설, 수필, 동화에서 50여 명이 넘는 문인들을 배출하였다.” 실제로 여러 부문의 수상자들은 ‘박경리’라는 큰 함자를 대신하는 ‘토지’라는 그 무게감에 모든 수상자들은 무거워했고 기뻐하며 상을 받았다. 그들은 지금도 ‘토지’와 ‘박경리’라는 무게감과 기쁨을 잊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정진하고 있다. ‘평사리문학상’ 수상자 모임의 회장인 이해리 시인은 「책을 펴내며」에서 “소설가 박경리 선생과 작품 『토지』를 기리는 〈토지문학제〉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짧지 않은 연륜이다. 해마다 〈토지문학제〉가 열릴 때마다 평사리문학대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우리는 그 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들이다. 20주년을 맞아 수상자 시집을 내게 되었다.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이 걸출한 작가의 그늘에 작은 인연으로나마 깃들여져 문학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큰 영광이고 긍지이다. 우리는 모두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작품을 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기 수상자들은 평사리문학대상 외에도 여러 공모전에서 다채하게 당선된 이력을 가진 문재(文才)들이다. 앞으로도 박경리 선생과 그 문학정신과 작가정신을 잊지 않는 문학인으로 열심히 정진해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