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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여덟 살의 봄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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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동네 사람들한테 모질이라고 불리는 바보였지만 내겐 그렇게 여겨지지 않았다. 한 아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다가온 사람이 어떻게 바보란 말인가. 나는 형과 사이에 마음의 길이 스스로 열리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서로 한 마디로 하지 않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이젠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었다. 이 세상 어느 것도바도 든든한 보조 바퀴가 내 뒤에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엉덩이를 쳐든 채 페달을 밟았다. 안장에 앉으면 발이 닿지 않지만 앞으로 나와 서서 타면 페달을 밟을 수가 있었다. 투닥거리는 발소리, 푸푸거리는 숨소리가 호위병처럼 내 뒤를 따라오는 동안 나는 마음 놓고 위엄 있게 달릴 수 있었다. --- p.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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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마음의 길이 있다!
“『도들마루의 깨비』는 사람들이 빠르고 편한 길을 만드느라 점점 소홀히 여기는 ‘마음의 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깨비와 은우의 사이에 난 마음의 길을 따라 걷는 시간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에게도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처럼 이 동화는 ‘마음의 길’에 관한 이야기다. 은우는 여덟 살 봄날에 아버지가 사 준 두발자전거를 타다가 깨비 형을 만난다. 단순히 만난 것이 아니라, 언젠가 막내 삼촌이 말했듯이 ‘마음과 마음 사이에 길을 내고 그 길을 통해 서로의 마음 속으로 생각 속으로 편안히 드나들며 진짜’로 만난 것이다. 깨비 형을 편견 없이 바라볼 줄 알았던 은우는 청설모나 개미와 친구처럼 지내는 그가 단지 모든 사물과 마음의 길을 내느라 마음의 나이가 더디게 자랄 뿐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그들은 둘만의 순수한 우정을 쌓아간다. “나는『도들마루의 깨비』를 읽으며 마음에 대한 그림을 또 여러 장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 그림들은 내가 애써 궁리하여 그린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려진 것이었지요. 도들마루에 사는 은우와 깨비 형 사이에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마음이 지닌 여러 빛깔과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라고 술회한 아동문학가 신형건의 말처럼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 속에 난 길도 아울러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주요 내용 은우가 깨비 형을 만난 건, 아버지가 부부 싸움으로 친정으로 간 엄마 대신 가져온 자전거를 막 혼자 배우고 있을 때였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모질이’라고 부르며 업신여기는 깨비 형이 갑자기 나타나 자전거 짐받이를 잡아 준 것이다. 은우는 금세 마음을 열고 깨비 형과 친해진다. 또한 청설모나 개미와 친구가 될 줄 아는 깨비 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깨비 형이 착한 사람이며, 다만 모든 사물과 마음의 길을 내기 때문에 마음의 나이가 더디게 자랄 뿐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은우가 깨비 형 집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게 된 일을 계기로 집으로 돌아온 은우 엄마는 은우에게 다시는 깨비 형과 어울리지 말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은우는 엄마 몰래 계속 깨비 형과 만나며 둘만의 우정을 키워간다. 은우는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 깨비 형에게 자기도 뭔가를 주고 싶어서 엄마 지갑에서 돈을 슬쩍하기도 하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깨비 형 엄마를 찾으러 가자며 새끼손가락을 건다. 그러나 엄마에게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될수록 은우는 죄책감을 느끼고, 엉덩이에 돋기 시작한 종기가 실은 ‘꼬리’이며 스스로 벌을 받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은우는 마음의 짐을 덜고자 모든 것을 깨비 형 탓으로 돌리고 깨비 형을 매몰차게 몰아세운 뒤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용서를 빈다. 그 후 깨비 형은 끙끙 앓다가 돌연 마을을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