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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편의상 나를 나라고 해두겠다. 나는 여덟 살 때까지 서울의 빨래골(00쪽)이라는동네에서 엄마, 아빠, 누나와 함께 살았다.(00쪽)빌라 몇 동과 주택이 모인 작은 동네였다.

누나는 그곳에서 영민하기로 유명한 아이였다. 다만 새침한 면이 있어서 동네 사람들은 누나를 서울깍쟁이라고 불렀다. 반면 내 별명은 마마보이였다. 엄마 뱃속에서 똑똑함을 누나가 모두 챙겨 나갔는지, 내 머리엔 오직 엄마뿐이었다. 내 기억에 우리 가족은 화목했다.(00쪽)

아빠가 사기를 당하기 전까지. 아빠는 종이 위에 이름 한 번 긁적이고 빚쟁이를 피해 달아났고, 엄마는 나와 누나를 데리고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몸을 숨겼다.(00쪽) 그러나 도피 생활을 오래 하지는 못했다. 빚쟁이들에게 붙잡힌 엄마는 도리어 사기죄를 뒤집어쓰고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그들에게 돈을 벌어서 갚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풀려났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곰팡이 핀 단칸방을 구해 누나를 두고,(00쪽)나와 울산 외할머니 집으로 내려갔다.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다음 날, 엄마는 내게 물고기 보러 가자고 부두로 데려가서, 버렸다.(00쪽)나는 파도 위에 묶인 고깃배처럼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병신같이.

- 목차가 이야기 형식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

저자 소개 1

비영리 동물권 단체 동물변호사의 대표이자, 생태 소설 『무위꽃 정원』의 저자다. 노자와 장자의 생명관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에 있다. 소설 『무위꽃 정원』에서 환상적인 스토리텔링과 흡입력 있는 문체로 노자 [도덕경]의 메시지를 소설 속에 녹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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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36g | 133*188*28mm
ISBN13
9791197230806

책 속으로

닭장처럼 좁은 곳에 갇히면 고통스럽다는 걸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까? 그런 곳에 숨탄것을 가두면 안 된다는 걸 인간의 언어로 말하면, 그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지 않을까?
내가 철장으로 들어가야겠다. 닭장처럼 좁은 철장에 나를 가두고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대중에게 알려야겠다.
--- p.276

양명학 시간이었다. 반쯤 먹은 빵을 책상 위에 뒀는데, 초파리 한 마리가 냄새를 맡고 주변을 맴돌았다. 녀석은 내가 무서운지, 비교적 멀찍한 곳에 착지하고 간격을 조금씩 좁혔다. 그 모습을 보고 빵을 조금 떼어 초파리가 오는 방향에 뒀다. 그런데 녀석은 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큰 빵을 탐냈다. 크기 때문이 아니었을 것이다. 조금 떼어주긴 했어도 그것은 파리 몸뚱이보다 큰 덩어리였으니까. 아마 앙꼬 냄새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서 떼 낸 빵에 앙꼬를 묻히고 같은 자리에 뒀다. 그러나 초파리는 오가는 내 손에 겁먹고 날아가서 다시 오지 않았다.
--- p.820

살아 있는 것을 철장 안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철장 안에는 살아 있는 것이 갇혀서는 안 된다. 자유는 바람처럼 쇠망을 통과해 나가는데 살아 있는 것은 자유를 쫓아가지 못하니, 살아 있는 것을 철장 안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 p.374

출판사 리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때, 마음속에서 단어 하나가 돋아난다. 숨.탄.것.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단어 숨탄것은 그의 철학이자, 우리의 모습이다. 숨탄것에 대한 안내 책자가 필요하다면, 『안녕하세요 동물변호사 대표입니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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