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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질문
인생에서 만나는 네 개의 화두
김한식
글누림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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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소설, 인물, 공감

Ⅰ. 사랑이란 무엇인가?
베르터와 낭만적 사랑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뇌』
보바리와 소비되는 사랑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개츠비와 집착이 부른 절망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Ⅱ. 성장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디덜러스와 이카로스의 꿈
제임스 조이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올리버 트위스트와 어둠에서 살아남기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한스 기벤라트와 박제가 된 천재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Ⅲ. 범죄는 무엇으로 구원받는가?
라스꼴리니꼬프와 살인이라는 범죄
도스또예프스키, 『죄와 벌』
로드 짐과 마음의 지옥
조셉 콘레드, 『로드 짐』
카타리나 블룸과 기자를 살해한 용기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Ⅳ. 욕망은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가?
나나와 애욕에 빠진 사람들
에밀 졸라, 『나나』
도리언 그레이와 영원한 젊음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프랑켄슈타인과 인격 괴물의 창조
메리 W. 셸리, 『프랑켄슈타인-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저자 소개 1

지금은 청주시가 된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때는 계림문고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삼중당문고에 빠져 살았다. 그때 접했던 소설들을 요즘도 읽으며 지낸다. 젊은 시절 내내 거짓말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허구 세계를 오가며 지냈고, 지금도 현실보다 소설이 더 현실 같다고 느끼며 살고 있다. 상명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외국문학 탐구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문학과를 졸업했지만 역사학도가 되고자 하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인지 요즘도 자주 역사책을 모아 둔 서가 앞을 기웃거리곤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거나 마음의 평
지금은 청주시가 된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때는 계림문고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삼중당문고에 빠져 살았다. 그때 접했던 소설들을 요즘도 읽으며 지낸다. 젊은 시절 내내 거짓말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허구 세계를 오가며 지냈고, 지금도 현실보다 소설이 더 현실 같다고 느끼며 살고 있다. 상명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외국문학 탐구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문학과를 졸업했지만 역사학도가 되고자 하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인지 요즘도 자주 역사책을 모아 둔 서가 앞을 기웃거리곤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거나 마음의 평정을 잃었을 때 소설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지은 책으로 『세계문학여행 1, 2』 『문학의 해부』 『소설의 시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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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48*210*30mm
ISBN13
9788963276311

책 속으로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현재 우리는 사랑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고 가장 고귀하며 절대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가치입니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사랑은 예전에 신이 누리던 권위를 대신할 정도로 중요해졌으며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관념이 되었습니다.
--- p.30

비도덕적이고 시대착오적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처럼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가 가진 희망에 대한 집념과 재능, 물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는 정신 우선주의, 낭만적 민감성, 파멸의 예감에서 비롯되는 미학적 숭고함 등을 구체적인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개츠비가 ‘사랑’ 하나를 위해 인생을 걸었다는 점입니다. 변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은 많은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는 가치입니다.
--- p.89

좀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지요. 성장하면서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을 강요당합니다. 그 ‘무엇’은 인격적인 완성보다는 인정받는 ‘직업’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그 직업이 아무 것이어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직업과 그렇지 못한 직업에 대한 기준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고 사회적으로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직업에 따라 사람들은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보통 사람들은 이 성공에 대한 압박을 받습니다.

물론 성공을 위한 준비가 그 자체로 나쁠 이유는 없습니다. 그것이 요구하는 능력과 덕목을 따르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되는 일은 바람직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자칫 성공을 향한 길이 다른 중요한 모든 것들을 놓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자존, 사랑, 공존, 연민, 동경 등은 성공과 무관한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 p.149

‘죄와 벌’이라는 주제가 간단하지 않듯 이 소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두냐에게 고통을 주었던 스비드가일로프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사랑 때문에 고통당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라스꼴리니꼬프는 더 말할 것이 없겠지요. 그는 시대사상의 피해자이지만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는 죄를 짓습니다. 노파 역시 돈 때문에 많은 죄를 저지르고 죽음이라는 벌을 받는 셈입니다. 가해자가 아닌 인물은 소냐 한 사람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이 명작이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현실성이라는 면에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인물들은 모두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일상이 주는 영향은 영혼이 만들어낸 결과에 비해 너무나 미미합니다. 이런 점은 『죄와 벌』 뿐 아니라 도스또예프스끼 소설 전반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의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상황이 만들어낸 인간의 정신 속을 지도 없이 떠도는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여행은 자주 멀미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마치고 나면 향그러운 흙냄새가 기다리고 있는 그런 여행입니다.
--- p.200~201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욕망은 이성만큼, 아니 이성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사람에 따라 욕망의 크기가 다를 수는 있지만 욕망 자체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을 욕망할 것인가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욕망의 방향과 부피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졸라는 개인의 기질과 환경에 의해 그것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자본주의는 욕망의 절제가 아니라 욕망의 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주로 물질적 욕망이겠지만 그 욕망의 실현이 사회를 지옥으로 만듭니다.
--- p.277

예전에는 정체성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인종, 국적, 젠더 등을 떠올렸습니다. 물론 여전히 이들은 정체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그것이 사회적 불이익과 연관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이제 인간은 새로운 정체성의 고민을 끌어안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규정하는지,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의 문제 말입니다. 아직 아무도 이런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제공해주지는 못하지만, 우리 다음 세대가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리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 p.328

출판사 리뷰

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우선 인생의 화두에 문학이 답하는 보편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 공감을 다룬 서문을 두었습니다. 공감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고귀한 능력이며 문학이 존재하는 궁극적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1부는 사랑을 주제로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베르터, 보바리, 개츠비 세 인물을 통해 근대적 사랑의 특징을 살펴보려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편 모두 실패한 사랑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2부는 성장을 주제로 “성장은 어떻게 완성되는가?”에 답합니다. 주인공과 주변 환경의 갈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보았으면 합니다. 생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홀로 선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인가 봅니다.

3부는 범죄를 주제로 “범죄는 무엇으로 구원받는가?”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죄와 벌』을 비롯해 양심과 수치심의 문제를 다룬 두 편의 소설을 보게 됩니다.

4부는 욕망을 주제로 “욕망은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가?”에 답합니다. 모든 사람이 이성에 따라 행동하면 좋겠지만 실제로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욕망인 것 같습니다. 나나와 도리언 그레이, 프랑켄슈타인의 각기 다른 욕망을 다룹니다.

책을 낼 때마다 이 글을 누가 읽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다른 필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지 논문을 쓰면 심사자만 읽고 책을 내면 편집자만 읽는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가끔은 독자를 위해 글을 쓰는지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잠시나마 정신의 풍요를 느끼겠지 하는 기대를 버리지는 않겠습니다. 문학과 독서는 좋은 것이니까요.

왜 이따위 글을 쓰고 있느냐는 내면의 질문에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더군요. 같은 말로 위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간단히 말하겠다. 나는 독자에게 내가 훌륭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책들이 왜 훌륭하고 아름다운지를 설명하고자 했다. 독자에게 그 책들을 읽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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