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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빛-계몽주의와 절대주의, 1650년경~1789
9장 혁명-격동의 대륙, 1770년경~1815 10장 활력-세계의 발전소, 1815~1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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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독창성은 내용의 선별과 배열 그리고 전달에 있다. 유럽사에서 나타난 매우 다양한 포괄적인 주제를 시간과 공간의 그물망에 담아 지금까지 파악하기 힘들었던 종합적인 역사상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표이다. 학문적인 비평은 최소화하고, 기존의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실과 설명에 대한 주석은 달지 않았다. 이 책에 담겨 있는 학문적 논점은 서론에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체계에 대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몇 가지 다른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역사적 사실을 기술한 12개의 장은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유럽의 전체 과거를 아우른다. 1장은 먼 과거의 첫 500만 년을 포괄하고 있으며 비교적 가까운 시기인 11장과 12장의 20세기 부분은 대략 1년에 1쪽 정도의 분량이 할애되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각 장에는 약간 특별한 ‘캡슐’들이 포함되어 있다. 캡슐은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는 작은 주제를 설명한 것이다. 각 장은 전망 좋은 높은 위치에서 조망하는 것처럼 대륙 전체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스냅사진’과 같다. 마치 크고 작은 사진과 클로즈업된 장면이 적절하게 배치된 역사 화보집을 보는 듯할 것이다. 이러한 다른 형식의 층위들에서 도달할 수 있는 정확성의 정도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 종합적인 개론서에서 전공 논문과 같은 수준을 기대하기는 힘든 일이다. 12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유럽사의 전통적인 틀을 따른다. 이 틀은 모든 제목과 주제에, 적합한 연대별·지역별 기본 골격을 제공하며 ‘사건에 기초한 역사’에 집중한다. 그리고 주요 정치적 구분, 문화 운동, 사회경제적 경향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역사가들은 관리할 수 있는 (어느 정도 인위적인) 단위로 다량의 정보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공동체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세와 근대 시기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연대별 서술이 강조된다. 지리적인 면에서는 대서양에서 우랄산맥까지 유럽반도 동서남북과 중앙의 모든 지역을 골고루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단계마다 ‘유럽 중심주의’와 ‘서구 문명’의 편견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에서 유럽 자체의 경계를 넘어 서술을 확장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이슬람이나 식민주의 또는 유럽의 해외 영토와 같이 유럽 본토와 직접 관련이 없는 주제의 경우 그 중요성을 나타내는 적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동유럽 관련 서술은 그 중요성에 부합하게끔 상당한 비중을 두었다. 대륙 전체에 영향을 미친 주요 테마를 서술할 때, 적합할 경우 동유럽 역사의 영향도 통합하여 설명했다. 바바리안의 침입이나 르네상스, 프랑스 혁명과 같은 주제를 설명하는 데 동유럽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이 주제들은 모두 서유럽에만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설명됐었다. 또한 슬라브족의 역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이들이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종 집단이라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규칙적으로 요약해놓은 개별 국가의 역사에 대한 서술은 민족국가가 아니라 국가와 관련 없는 민족에 대한 설명이 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교도나 나병 환자, 유대인, 집시, 무슬림과 같은 소수집단도 빠뜨리지 않았다. 마지막 몇몇 장에서는, ‘연합국의 역사관’에서 강조한 것들은 배제하였고 논쟁의 대상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두 번의 세계대전은 ‘하나의 드라마 안에 이어지는 두 번의 행위’로 다루었으며, 대륙의 중심 국가인 독일과 러시아의 대결에 초점을 두었다. 전후 유럽을 다룬 마지막 장은 1989~1991년의 사건과 소비에트 연방 해체로 귀결되는 과정을 다루었다. 소위 ‘위대한 삼각동맹’의 기원은 20세기 전환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은 1991년에 이 동맹의 지정학적 경쟁 구도가 막을 내렸으며, 그 종말이 적절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21세기는 새로운 유럽을 설계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300개쯤 되는 캡슐을 넣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반화와 단순화가 요구되는 통사의 경우 특수한 주제나 내용을 담을 적절한 공간을 발견하기 힘들다. 캡슐은 이런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공간이다. 때론 장과 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주제나, 너무 진지한 역사가들이 종종 묵과하곤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별난 것, 그리고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도 캡슐에서 소개한다. 무엇보다 최근 연구에서 보이는 ‘새로운 방법론, 새로운 학문, 새로운 분야’를 캡슐에서 짧게나마 가능한 한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60개 정도의 지식 범주에서 견본을 뽑아 시기, 장소, 주제에 따라 모든 장에 배분한 캡슐은 지면 관계, 출판사의 만류, 저자의 기력 부족 등으로 원래보다 그 수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캡슐의 내용과 배치가 전체적으로 조금이나마 더 효과적이고 좋은 인상으로 남기를 바란다. 캡슐의 배치는 시간과 공간에 맞추어서 하였고, 내용을 요약한 표제어를 붙였다. 하나하나 자체적으로 완결성을 가지므로 개별적으로 읽을 수도 있고 본문 내용과 연계하여 읽어도 될 것이다. 12개의 스냅사진은 유럽의 변화하는 지도를 파노라마처럼 훑어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시간과 공간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술의 틀을 벗어나 상징적 중요성을 가진 순간을 들여다보게 한다. 독자들이 잠시 숨을 돌리고 많은 다른 지형 위에서 이루어지던 수많은 변화를 차분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스냅사진은 의도적으로 하나의 입장에만 초점을 맞출 뿐, 다양한 의견과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고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정도 주관적이고 자의적이다. 어떤 경우 알려진 사실과 기록되어 있지 않은 상상·추론을 섞어 서술함으로써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책에 있는 몇 가지 다른 요소들처럼, 학술적인 주장과 분석에 대한 전통적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유럽의 다양하고 풍부한 과거뿐만 아니라 그 과거를 보는 프리즘도 다양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