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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9p
운동장 사건 11p 가혹한 심부름 23p 내 친구 35p 첫인상 37p 퇴사하는 날 47p 첫식사 55p 내부고발자 63p 기차여행 71p 사랑과 냉소 99p 목소리 105p 염치 119p 배낭여행 121p 자기합리화 135p 비밀공유 141p 부조리의 속성 147p 정원 155p 목소리 활용법 159p 냉소의 완성 167p 해빙 173p 나를 안다는 것 179p |
빈종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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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때마다 힘껏 올라가는 입술의 끝자락과 격하게 내려가는 눈의 끝자락. 움직임이 과한 면이 없지 않았음에도 그 아이는 특별한 표정을 자신만의 것으로 무난하게 소화했다. 얼굴을 구성하는 이목구비 중 두 곳은 각각 반대 방향으로 안정적인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끝자락을 떼어서 겹쳐 보면 알파벳 X의 모양과 비슷해질 만큼 각도의 차이는 분명했다. 걷어 올린 카디건 소매를 타고 내려오는 가느다란 팔목엔 푸르스름한 핏줄들이 살갗 아래로 투명하게 자리했다. 이른 봄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무질서하게 뻗은 핏줄 주변엔 작고 귀여운 소름이 여기저기 돋아 있었다.
우주에 흩뿌려진 먼 별들의 잔해처럼. 그렇게. --- pp.42~43 「부끄러움이 사람을 구할 수 없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