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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의 말
■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제1장 장흥 촌집 르포 1. 촌집 구하기 : 왜 하필 그집? 2. 등기 만들기 3. 옛 주인을 소환하는 촌집 4. 마을의 입지와 촌집의 좌향(상) 5. 마을의 입지와 촌집의 좌향(하) 6. 경계측량, 특수폐기물 처리 7. 마당 정리 8. 벽체 단열공사 9. 지붕 천장 단열공사 10.창호공사 제2장 장흥 촌집 수리 1. 마루 고치기 2. 장독대 석축 쌓기 3. 돌담 쌓기 - 시공 A부터 Z까지 4. 화장실 리모델링 5. 한옥 지붕 리모델링1 _ 구조 안정성을 위한 설계 6. 한옥 지붕 리모델링2 _ 강판기와 지붕의 조형미 7. 현관 데크 계단 만들기 8. 한옥 기단(토방) 보수 제3장 고택 수리 1. 장흥 보림사 중층건물 지붕보수 2. 상주 종각 보수 3. 안동 번남고택 상편 _ 초석 보수 4. 안동 번남고택 중편 _ 기둥 수리 5. 안동 번남고택 하편 _ 서까래 보수 6. 남원 흥부정 마루보수 7. 청도 적천사 지붕 기와교체 8. 안동 하회마을 고택 해체 수리 9. 경주 양동마을 문화재 주변시설 신축 제4장 한옥 짓기 A부터 Z까지 1. 기초하기 2. 석축 공사 3. 기단 만들기 4. 초석 설치 5. 기둥 세우기 6. 마루 깔기 7. 나무 대문 만들기 8. 전통 흙벽 만들기 9. 토석 담장 쌓기 10. 살림집 짓기 에피소드 제5장 집 짓는 사람들 1. 건축주+업자+시공자 2. 연장, 한옥 목수의 필살기 ■ 참고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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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촌집 구하기 : 왜 하필 그집?
'촌스럽다'는 형용사는 보통 뒤떨어지고 후지다는 뉘앙스로 쓰인다. 네이버 사전엔 "어울린 맛과 세련됨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설명과 "복장이 촌스럽다"는 예문이 나온다. 그러나 예전엔 그랬겠지만,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촌 실정을 모르는 소리다. 촌에 가보라. 집 앞 골목길까지 대기업 택배 트럭이 하루에도 서너 번씩 지나다닌다. ‘어울린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세련됨' 넘치는 사람도 지천이다. 비주얼이든 멘탈이든. 결정적으로,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봄부터 낚시에 홀려 바다로 나다니는 나로선 촌이 아니고는 불가한 핵 장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달, 바람, 산, 바다, 나무, 꽃, 새, 심지어 고양이(반론의 여지는 있지만 나로선)까지……. --- p.16~17 5. 마을의 입지와 촌집의 좌향(하) 우리나라 농촌 전통 마을의 입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산촌이나 어촌은 좀 다르고, 같은 농촌이라도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농촌 마을은 너른 들판과 산비탈이 만나는 경계선 언저리에 형성된다. 들녘이 끝나고 산자락이 시작되는 곳에 마을이 들어선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농지를 벗어나 마을을 형성함으로써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이던 농토 잠식을 피했다. 아울러, 산자락 언덕배기가 시작되는 위치는 농지를 관리하기에 유리한 지형이기도 하다. 산자락을 끼고 있으면 산에서 나는 임산물을 채취하기도 쉽다. 무엇보다도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와 계곡물을 식수로 쓸 수 있다.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는, 산은 매서운 바람을 막거나 흩어 놓으니, 허허벌판보다는 산자락이 감싸는 지형이 안온하다. 풍수지리에서 명당이라는 지형도에 뒤로 진산과 주산, 좌우로 좌청룡 우백호, 앞으로 안산과 조산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p.38~39 돌담 쌓기에 관한 한 '달인'에 가까운 실력의 동료가 선임 작업자로서 책임을 맡았다. 사실 돌만으로 담장을 쌓으면 일이 더디다. 돌끼리 견고하게 물고 물려 쌓아야 하므로 사춤(돌담 등을 쌓을 때 빈틈을 메우기 위해 흙이나 모르타르 등의 재료를 넣는 일) 재료를 사용한 쌓기 방법보다 정밀해야 한다. 시간이 더 소요되니 비용도 늘어난다. 그러나 이질 재료 없이 돌만으로 쌓은 담장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단 하나도 같을 수 없이, 크기와 형태가 천차만별인 자연석을 일일이 끼우고 맞추는 공정이 돌담의 천연스러운 멋을 만든다. 이렇게 생긴 돌담의 입면은 대체불가능한 아름다움이 있다. --- p.92~93 돌담의 원초적 아름다움 돌담 작업 중에 문득 생각했다. 인류가 건축행위를 시작한 선사시대 이래 지금까지 지속해온 가장 원시적인 건축재료로 하는 가장 원시적인 건축행위. 돌담에 매혹되는 것은 원시적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일까? 돌담이 뿜어내는 포스가 강렬하다. --- p.98~99 4. 안동 번남고택 중편 _ 기둥수리 기둥 보수는 고택 수리의 단골 공사다. 초석의 변형에 따른 이탈이나 기둥 자체의 썩음과 흰개미 피해 등으로 훼손이 잦기 때문이다. 기둥의 훼손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부분 부식과 전체 파손. 일부만 못쓰게 된 기둥은 구조 안정성이 확보되는 한도 내에서 해당 부위를 잘라내고 새 자재를 이어붙인다. 이를 ‘동바리 이음’이라 한다. ‘동바리’는 짧은 기둥이라는 뜻이다. 기둥이 전체적으로 갈라지거나 파손되어 부분적인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새로 만들어 전체를 교체한다. 안동 번남고택 공사에서는 두 공법으로 수십 개의 기둥을 수리했는데, 여기서는 동바리 이음 사례를 소개한다. --- p.146~147 쪽마루 건물 바깥 기둥 외부에 마루가 설치된 쪽마루다. 쪽마루는 별도 초석을 놓고 동바리 기둥을 세워 받친다. 바깥 귀틀 밑에 작은 기둥과 초석이 보인다. 벽체에 붙여 설치한 귀틀은 접귀틀이라 한다. 건물 하인방에 연정이나 철물을 박아 구조내력을 확보하여 귀틀을 설치한다. 추운 북부 산간지방에는 마루가 설치되지 않은 예도 있지만, 한옥에서 마루는 필수적이다. 특히 쪽마루나 툇마루는 실용적이면서도 운치 있는 전이공간이다. --- p.212~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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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1장 ‘장흥촌집르포’는 촌집을 구하려는 분들을 위한 내용입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시골집을 직접 고르고, 사고, 고치며 겪은 얘기입니다. 2장 ‘장흥촌집수리’는 촌집 수리를 공정별로 자세히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시공한 여러 리모델링 공사 경험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한옥의 멋을 유지하면서 화장실이나 주방, 안방 등은 현대적인 생활편의를 갖추고 싶은 분이나, 직접 집수리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 3장 ‘고택수리’는 10년 전부터 시작한 한옥 목수로서 전국 각지의 고택을 수리한 경험담입니다. 지금의 시골 촌집은 전통 한옥과 그 구조가 같습니다. 제 고택 수리 경험이 촌집을 고치려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4장 ‘한옥짓기’에서는 제가 참여한 한옥 신축공사 경험을 공정별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앞글에서 이미 말한 부위는 중복을 피해 생략했습니다. 한옥을 지으려는 분이나, 촌집 해당 부위를 직접 고치려는 분에게 쓸모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5장은 ‘집 짓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건축을 잘 모르던 시절에는 저 역시 건축 일에 종사하는 분들과의 의사소통에 마음 쓰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집을 짓거나 고치는 일은 백화점 쇼핑이나 자동차를 구입하는 일과는 달리 신경이 더 쓰이게 마련입니다. 만사가 그렇듯 잘 모르는 분야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고요. 이 점을 생각하며 건축주와 건설업자 그리고 시공 작업자들이 어떻게 의사소통하며 집을 고치고 짓는지 제 경험을 들려드립니다. 한옥 목수들의 이야기를 덧붙인 것도 같은 취지입니다. 이 책에 실린 사진과 공사 내용은 지난 10년간 일하며 제가 직접 찍고, 직접 참여한 공사에서 얻은 것입니다. 딱 한 장(문화재청 사진 자료)의 사진을 제외하고는 제가 직접 공사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 자료입니다. (…중략) 이 책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지원금을 받아 제작되었음을 밝힙니다. 귀촌귀농을 꿈꾸며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분, 전통민가를 찾는 분들에게 이 작은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 된다면 보람으로 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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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연은 우리 곁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돈이, 편의성이, 탐욕이 인간과 자연을 갈라놓았지요. 그 사이 자연의 한 조각이자, 생명의 보금자리인 주택도 이윤을 창출하는 상품으로 전락했습니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진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대적 흐름이 바뀌는 듯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교감,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반가워해야 할 현상입니다. 농어촌에 터를 잡고 새 인생을 꿈꾸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옥목수의 촌집수리』는 이들에게 이웃집 친구 같은 친근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대한 저자 정종남의 순수한 열정이 아름답습니다. 자연의 선물들, 나무와 흙과 돌들을 그는 즐겨 사용합니다. 그가 시공한 돌담은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고도 남습니다. 그의 동료인 돌담 장인의 정교한 작품 수준은 덕수궁 돌담에 못지않습니다. 튼튼하기로도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는 주변의 천연 재료야말로 가장 훌륭한 주택의 자재라고 믿습니다. 그는 자연 및 인간과 허물없이 소통하는 집을 추구합니다. 다양한 현장에서 체득한 정종남의 ‘실전 능력’도 돋보입니다. 천년 사찰과 수백 년 된 전통마을 고택들이 지난 10년 동안 그의 일터였습니다. 장흥 보림사와 청도 적천사,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안동 번남고택 등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을 복원·보수하며 그는 실력을 연마해 왔습니다. 근대의 한옥과 민가를 해체해 옮겨 짓거나 보수하는 것도 그의 일이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그의 솜씨를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고향 집을 외롭게 지키는 부모님들을 위한 자녀들의 요청으로 한옥 여러 채가 거듭 태어났습니다. 따뜻하고, 편리하고, 깔끔한 집으로. 귀농·귀촌인들에게도 그는 믿음직한 도우미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들의 다양하고도 까다로운 요구에 그는 성실히 답할 자세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이론적 토대와 깐깐한 배려는 그의 또 다른 강점입니다. 집 지을 터를 마련한 뒤, ‘내 집’을 완성하기까지 번거롭고 복잡한 법적·행정적 절차, 구체적인 시공방법을 세심하게 정리한 대목도 손수 집을 고치거나 지어보겠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한옥목수의 촌집수리』는 정종남의 지식과 체험, 그리고 따뜻한 배려의 기록입니다. 이윤에 집착하는 ‘업자’가 아니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정종남의 매력입니다. 그는 전통한옥의 멋을 시대에 걸맞게 오늘의 농촌에 구현하는 일 자체를 즐깁니다. 그래서 정종남의 눈빛이 아직 맑다는 점은 큰 위안입니다. - 고영재 (전 경향신문사 사장, 전 [한겨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