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한국은―아이폰이 한국에 늦게 출시되면서―스마트폰과 앱 보급률에서 뒤처진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한 ICT의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은 스마트폰 혁명에서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였지만,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글로벌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한국인들은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그것을 수용하곤 했다. 실제로 한국은 새로 출시된 디지털 장비들을 남보다 빨리 사서 시험해 보기를 원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s)”로 가득하다.
--- p.13, 「Chapter 1」 중에서
이 장은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디지털 플랫폼 중 하나인 스마트폰의 초기 역사를 사회구성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비록 오늘날의 스마트폰은 부피도 작고, 구하기 어렵거나 비싸지 않아서 스마트폰의 초기 형태를 상상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현재 우리의 일상에 깊게 관여하는 스마트폰의 기원을 이해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는 모든 종류의 기능을 이동성 하나로 수렴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스마트폰―IBM의 사이먼―이 1994년 출시된 이래로 대략 2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아이폰의 이전 모델들 없이는 아이폰이나 갤럭시도 존재할 수 없으며, 21세기에 우리는 여전히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p.54~55, 「Chapter 2」 중에서
이 장은 스마트폰과 앱의 최근 성장을 한국 ICT 분야의 전환점으로 역사화하는데, 그 이유는 스마트폰의 엄청난 발전은 모바일 기술의 성장이라는 전반적인 맥락 안에서 분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단계로 필자는 한국이 다양한 ICT를 발전시킨 방식들에 대해 논의한다. 이 부분에서 한국의 스마트폰 기술 및 정책 이슈는 통신 시스템의 지속적인 발전 중 한 부분으로 분석될 것이다. 즉, 어떻게 한국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개혁과 한국의 발전주의를 융합하면서 무선통신 정책들을 만들었는지 파악함으로써 이동통신 시스템 개조에 기여한 정부의 역할을 분석한다. 그런 후 이 장은 어떻게 한국의 이동통신 산업이 국내의 정치적·경제적 요소들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통신 산업에서 일어난 최근 변화들에 의해 변화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이 장은 어떻게 한국 정부와 통신 산업들이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기 바로 직전까지 국내 모바일 산업을 보호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 국내의 스마트폰 영역이 성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논의한다.
--- p.60, 「Chapter 3」 중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의 엄청난 성장을 목격하면서, 우리는 역류(Counterflow)라고 알려진 비서구권에서 서구권으로의 기술적 침투가 글로벌과 로컬 사이의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변화시켰는지 따져봐야 한다. 삼성과 LG의 글로벌한 보급률을 봤을 때 일부 연구자들과 정책자들은 스마트폰 영역과 디지털 기술 전반에서 불균등한 흐름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적어도 최근 몇 년간 북미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룬 성공을 새로운 흐름이라 인지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스마트폰 혁명을 시작했고, 애플은 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상용화시켰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더 이상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단시간 내에 스마트폰 영역에서 글로벌 선두주자가 되었다. 한국의 하드웨어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때 주변부였던 한국은 스마트폰 시대에 디지털 제국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했다.
--- p.104, 「Chapter 4」 중에서
스마트폰의 빠른 수용과 더불어 한국은 앱 경제에서 강대국들 중 하나로 부상했다. 삼성과 LG라는 두 개의 스마트폰 글로벌 리더뿐만 아니라 한국은 네이버와 다음 같은 자체적인 검색 포털도 소유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한국의 인스턴트 모바일 메신저 앱은 다른 앱이 실행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또한 한국은 비디오 게임 이용자들이 그들의 플랫폼을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하는 것에 발맞춰 모바일 게임을 신속하게 개발했다. 한국이 가진 역량 중 결여된 부분은 바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다. 삼성과 LG 모두 안드로이드를 자신들의 운영체제로 이용하고 있고, 그 결과 구글 플레이는 앱 시장에서 지배적인 플랫폼이 되었다. 이렇게 불평등한 시스템은 여러 문제들을 야기하는데, 특히 운영체제를 소유한 미국과 그것을 사용하는 한국 사이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 p.137, 「Chapter 5」 중에서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일상 속 핵심 도구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대의 정보 격차는 인터넷 격차보다 더 복잡하고 복합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격차를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는 스마트폰 이용자와 비이용자 사이의 격차고, 다른 하나는 이용자들 사이의 격차, 즉 부가가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기본 서비스만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격차다. 특히, 후자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보 격차는 상당히 중요한데, 이는 시민 참여나 사이버불링에서의 차이뿐만 아니라 소수 기업들과 일반 이용자들 간 격차까지 다양한 사회문화적 불평등을 양산하기 때문이다.
--- p.154, 「Chapter 6」 중에서
폭발적인 스마트폰 이용 증가로 최근 몇 년 동안 모바일 게임이 온라인 게임을 대체하게 되면서 정책가들, 게임 개발자들, 기업들 그리고 게임 이용자들은 이 두 가지 비디오 게임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이들이 예의주시하는 사항은 과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의 변화가 사람들의 게임 습관 또한 변화시킬 것인가다. 중년층뿐만 아니라 10~20대 게임 이용자들을 포함한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은 합리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 p.188, 「Chapter 7」 중에서
카카오톡은 2012년 말 기준, 하루 평균 1000만 명이 플레이하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퍼즐 게임인 애니팡을 포함해 수많은 모바일 소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았던 청년들 또한 캐주얼 및 모바일 게임에 입문하게 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카카오톡 지형은 화려한 게임 스킬과 플레이에 본능적으로 익숙할 것이라는 청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위협한다. 또한 모바일 기술에 대한 연구들이 청년과 기술의 친밀성 및 청년들의 하위문화적 본능을 지나치게 강조해 왔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이러한 고정관념을 뛰어넘기 위해 청년들의 미디어 실천이 반드시 “지나친” 것만은 아니며 점점 더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 p.211, 「Chapter 8」 중에서
스마트폰과 관련된 주제들, 즉 미디어-ICT 이슈들을 다룰 때는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는 새로운 관점들을 발전시켜야 하며, 여기에는 반드시 스마트폰 문화는 물론 스마트폰 및 앱 경제의 성장에 대한 섬세하고 다층적인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학문적 논의들은 북미나 유럽식 모델을 주로 따랐으며, 다른 지역들 및 국가들의 특수성은 생략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앱의 빠른 성장으로 공식적으로 경시되었던 지역들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논의한 스마트랜드 코리아가 로컬 지형의 중요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 p.223, 「Chapter 9」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