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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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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74g | 145*210*19mm
ISBN13 9791163161899
ISBN10 11631618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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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알까? 그들이 손쉽게 베어가는 나무들이 실상은 주어진 생(生)을 살아내기 위해 격렬하게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까? 울창한 숲의 시작은 생을 포기하지 않는 작고 여린 씨앗이라는 것을.
인간의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동안, 초라하고 작은 씨앗은 그저 숲에서 자라나고자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텨낸다. 씨앗은 어떻게 길고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 안다. 대부분의 씨앗은 어두컴컴한 땅속에서 적어도 1년을 기다린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싹을 틔우기까지 100년을 넘게 기다리는 씨앗도 있다.
그 무수한 씨앗들이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그 씨앗만이 알 수 있다.
--- p.10

“그들 주변에 항상 있는 것이 바로 소나무다. 내 백성은 낮잠을 잘 때도, 쉬면서 담배 한 대를 피울 때도 소나무 아래로 모인다. 글 읽는 자들은 붓을 들어 시를 쓰거나 벗들과 교유할 때에도 소나무 아래에서 한다. 어디 그뿐이더냐. 낚시하며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쉬는 것도,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도 소나무 아래 그늘에서 하느니라. 한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금줄에도 솔잎은 늘 당연스레 달려 있고, 한 생명의 죽음을 애도하는 관도 소나무로 짠다. 백성의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나무이니, 어찌 백성의 나무가 아니겠느냐? 힘에 부치는 삶을 살면서도 내 백성은 천 년을 살아내는 소나무의 생명력을 보며 새 힘을 얻는다. ”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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