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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하양으로

커다란 하양으로

[ 양장 ] 민음의 시-287이동
강정 | 민음사 | 2021년 09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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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336g | 132*218*15mm
ISBN13 9788937409073
ISBN10 8937409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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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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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물 위에 뜬 달을 건지러 들어갔다던 사내에게서 기별이 왔다

주취(酒醉)였더라도 눈만은 초롱처럼 맑아
다만 달의 입술을 열고 온 세상을 삼키려 드는 죽음의 내장을 씹어 보려 했을 뿐이었다고,

하얀 빛이 여직, 죽을 때까지 평평하다
나는 빛을 가득 끌어안으며 물속에서 물 바깥을 그린다

목탄 가루처럼 사라진 너의 윤곽 그대로
죽어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살아 있는 오늘의 빛으로 만년살이 물방울 속에 새기는 거다
--- 「커다한 하양으로」 중에서


해를 향해 달리다 해의 무한 반복체가 되고
색의 모든 면을 그리다 새카만 어둠이 되어
불빛이 칼날로 변하는 심장을 하늘에 투사하리

창 안에서
나는 오래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을 따라
스스로를 깨뜨린다
사방이 거울이고
내가 없는 거울들이
또 둥글게 부푼다
창밖에는
달 표면 빗금 그어진 틈 속에 유리관을 입에 물고 그림 그리는 아이
세 번째 생애가 와장창 깨진다
--- 「유리 전차」 중에서


태어나 본 적도 없이 이미 죽은 그가 양팔을 벌려
빛 속에서 그늘 아래로 뛰어내리며 붉은 색 바람을 날리니
그림자 속에서 옷을 벗듯 빠져나온 건물들 사이엔
해의 분진을 핥으며 문득 사람의 말을 지껄이려는,
눈빛이 청색 유리처럼 으깨진
병든 개 한 마리
중음(中陰)의 사령은 늘 죽음 직전의 청명을 품었다
--- 「십자 그늘」 중에서


촛불 속 고요를 오래 짓씹다
오른쪽 귀가 출렁거리자
왼 어깨에서 바위가 솟는다
촤르르륵 바위에 비늘 돋는 소리
아무도 없지만 곁에서 누가 울고
네 번째 태양이 저물녘 유독 시끄럽다
망막 안팎으로 칠갑되어 도는 필름들
다섯 살 아이와 일흔 노인이 한 얼굴에서 싸운다
기억나지 않는 과거와
기억되어질 미래 사이에서
불 그림자로 부푸는 오늘의 심장
--- 「귓속, 파도의 침소」 중에서


문득, 내가 고양이를 본 게 아니라 고양이의 꿈속에 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어. 원시시대 동굴을 연상케 하는 고양이의 꿈속. 그 안에서 나는 고양이 입장에선 일절 관심도 없는 미미한 석순이나 돌멩이 같은 것이었고, 동시에 그것들의 그림자였어. 별안간 이 세계의 모든 구성 체계가 송두리째 드러나는 것만 같았지. 너무도 선연하고 확실했지만, 말로 풀어 쓰려니 도저히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현재의 눈꺼풀 안 속 깊이 내장된, 현실보다 엄밀하고 또렷한 시공간.

(......)

하얀 비명, 검은 절규, 그리고 침묵하는 자의 말을 향한 더 깊은 침묵의 조소.

시가 늘 그래 왔었지.
세계가 나를 가뒀듯, 내 속에 가둔 세계를 누구에게 덮어씌우고 항변하고 주장하기 위해. 그 주장을 스스로 파기하고 더 큰 침묵 속에서 더 하얀 절규로 어둠의 형태를 망각 또는 양각(陽刻)하기 위해.
--- 「무채」 중에서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백호 한 마리를 본 것 같았다
그곳이 동굴이 아니었을 것이거나,
백호는 그저 바윗덩이였을 것이거나,
어쨌거나, 울음소린 분명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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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강정의 시를 가리켜 무채의 언어라 할 수 있으며 무채가 그의 계통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어둠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는 것처럼 무채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색이 있다. 너무 많은 색깔을 인식하기 위해 색채는 무채를 필요로 한다. 흰색을 잊고 흰색을 말하는 이 시집을, 흰색에 대해 말하지 않으며 흰색에 대해 말하는 이 시집을, 우리는 차라리 하양의 자서전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존재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살아갔다는 ‘이야기’라는 의미에서 자서전이며, 다른 모든 색과 모순적으로 공존하며 사라지는 동시에 나타나는 무질서와 교란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또한 자서전이다. 오랜 시간 동안 언어의 지층을 맡아 왔던 흰색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 주었다는 점에서도 자서전이다. 자서전은 세상의 나를 나의 세상으로 전환하는 글쓰기다. “총합의 유령”을 장악하는 신비로운 힘이자 “모든 색의 결합”을 바라보는 너머의 시선. 우리는 『커다란 하양으로』를 가리켜 어떤 색도 빠져 나가지 못하는 철의 그물망을 들고 세상을 관찰하는 한 무채론자가 색채에 대고 이루어 낸 전복적인 색상환이자 성공한 반란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 박혜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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