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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 교수의 세설신어 400선

[ 양장 ]
정민 | 김영사 | 2021년 12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16건 | 판매지수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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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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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016쪽 | 1544g | 152*225*60mm
ISBN13 9788934924272
ISBN10 893492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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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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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간위(艱危)의 시련만이 아니라 적막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역경이 없이 순탄하기만 한 삶은 단조하고 무료하다. 고요 속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마음의 길이 비로소 선명해진다. 이 둘을 잘 아울러야 삶이 튼실하다. 시련의 때에 주저앉지 말고, 적막의 날들 앞에 허물어지지 말라. 이지러진 달이 보름달로 바뀌고, 눈 쌓인 가지에 새 꽃이 핀다.
---「간위적막(艱危寂寞) - 시련과 적막의 시간이 필요하다」중에서

감인(堪忍)은 참고 견딘다는 뜻이다. 못 견딜 일도 묵묵히 감내하고, 하고 싶은 말도 머금어 삼킨다. 고통스러워도 꾹 참아 견딘다. 사람이 한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참아내고 견뎌내는 연습의 과정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건너가는 한세상을 감인세계로 규정했다. 감인세계는 벗어날 수 없는가? 이 못 견딜 세상을 견뎌내는 힘은, 날마다 아등바등 얻으려 다투고 싸우는 그 대상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서 나온다. 인간의 진정한 낙원은 멀리 지리산 청학동이나 무릉도원이 아닌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는 얘기다
---「감인세계(堪忍世界) - 참고 견디며 건너간다」중에서

사물도 절정의 때가 지나면 거둘 줄 안다. 눈부신 신록과 절정의 초록이 지나면 낙엽의 시절이 온다. 그다음은 낙목한천(落木寒天)이다. 결국엔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천년만년 갈 부귀영화란 없다. 하늘은 인간에게 이 이치를 깨닫게 하려고, 성대한 시절이 다 지나갔으니 이제는 그 기운을 죽여 침잠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라고 잎을 저렇게 지상으로 떨구는 것이다.
---「과성당살(過盛當殺) - 가을의 소리를 들어라」중에서

젊은이는 혈기를 믿고, 성공하고 말겠다는 욕망 때문에 종종 판단을 흐린다. 번듯한 좋은 것만 눈에 들어오지 엔간한 것은 성에 차지 않는다. 쏟아지던 아침잠이 줄고 낮잠이 늘어가는 것은 생체 리듬의 자연스러운 변화 결과다. 몸이 따르지 못하는 욕망은 마음으로 지그시 누르는 것이 맞다. 시계를 작위적으로 되돌리려 들면 원망과 서운함만 쌓인다. 내려놓아야 가벼워진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노인삼반(老人三反) - 노인이 젊은이와 다른 점 세 가지」중에서

우리는 생각과 궁리가 너무 많다. 마음의 힘은 기르지 않고 잔머리만 굴리려 드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커진다. 실력은 안 키우고 성과 거둘 욕심만 앞선다. 할 일은 안 하고 술수와 꼼수만 는다. 어른의 큰 말씀은 마음의 힘에서 나왔다. 깊이 가라앉혀 맑게 고인 생각에서 나왔다. 그것이 나라를 위한 경륜이 되고 위기를 건너가는 힘이 되었다.
---「단사절영(斷思絶營) - 생각을 끊고 작위함을 멈춰라」중에서

오래 못 갈 것을 영원할 줄 알았다. 지금 좋으니 나중에도 좋을 줄로 여겼다. 저녁노을은 잠깐 만에 어둠으로 변하고, 마음을 차분히 씻어주던 물소리도 자리에서 일어서자 사라져 버렸다. 아름다운 사랑도 노을처럼 보고, 듣기 좋은 노래도 물소리같이 들으리라. 마음만 투명히 닦고.
---「순안첩공(瞬眼輒空) - 예쁜 노을도 잠깐 만에 사라진다」중에서

허튼 마음을 닦아내고, 실다운 마음을 깃들이는 방법으로 다산은 ‘경이직내(敬以直內)’를 꼽았다. 공적인 일인지 사적인 욕심인지를 살펴 마음의 균형을 유지할 때 두 가지 마음의 병이 사라진다고 했다. 맹자는 “사람이 닭이나 개가 달아나면 찾을 줄 알면서, 마음은 놓치고도 찾을 줄을 모른다. 공부란 별것이 아니다. 달아난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마음이 주인 노릇을 못하면 몸은 그대로 허깨비가 된다.
---「심유이병(心有二病) - 공부는 달아난 마음을 되찾는 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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