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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영혼

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리뷰 총점9.3 리뷰 28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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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설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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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84쪽 | 550g | 135*195*23mm
ISBN13 9788954448192
ISBN10 8954448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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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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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집 『끝』을 손에 꼭 쥔 채 육중하게 건물 아래로 떨어졌다. 허공을 내려가는 순간, 야거는 건물 꼭대기의 유리를 보았다. 마치 작은 천창(天?) 같았다. 그러나 그 밖에는 별도 없고 달도 없었다. 야거는 자신의 몸이 화강암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면서 뼈가 끊임없이 우두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가 기괴한 언어로 시를 읽는 것 같았다. --- p.41 「뒤바뀐 영혼」 중에서

그들은 내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사지를 움직일 수 없고 눈을 뜨지 못하며 말을 할 수 없었지만 입은 움직일 수 있었다. (……) 몸 전체에서 유일하게 기능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귀였다. (……) 이것이 나의 가장 큰 비애인 동시에 기쁨이었다. 만일 내가 생각할 수 없었다면 어떤 고통이나 번민도 없었을 것이고, 이 세상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이 내게 이 영역을 남겨주셨기 때문에 나는 머릿속 작은 뇌세포 속에 살아 있었다. --- p.49 「귀」 중에서

나는 우연히 당시(唐詩) 한 편에서 이런 비밀을 발견했다. 미안하지만 그것이 어느 시인지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오늘, 내가 학교 시계탑 꼭대기에 서 있기만 하면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쳐 내 몸에 적중할 것이고, 나는 화신(火神)이 되어 순간적으로 시공간을 건너뛰어 곧장 그 시가 그리고 있는 장면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 p.87 「당나라로 돌아가다」 중에서

하지만 지금, 이 땅의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할 뿐만 아니라 죽기 직전까지 두려움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쾌감과 비분, 침울, 증오의 감정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이러한 감정은 음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딱딱하고 거칠어 항상 고약한 악취를 풍겼다. (……) 고작 몇 밀리그램의 두려움 속에 너무 많은 죄책감이 섞여 있어 그의 위는 뜨거운 솥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 p.120~121 「죽음의 신과 친구가 되다」 중에서

라오훙은 이미 몇 년째 아침 해를 제대로 보지 못한 터였다. (……) 눈앞의 시야가 확 트이고 막 떠오르기 시작한 붉고 큰 해가 대지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햇빛이 눈을 자극하지는 않았다. 희미하고 누런빛이었다. 하지만 전조등의 누런빛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는 바닷물에 씻긴 흐릿한 노란색이라 깨끗하고 밝았다. --- p.167 「낮과 밤」 중에서

“나이가 많다니요…… 딸꾹…… 우리 남편은 삼십대인 데다 몸무게도…… 딸꾹…… 거의 10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사람이라고요…….”
직원이 멍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삼십대라고요? 영혼이 늙으면 마찬가지예요. 다 태우고 보니 팔십대 노인처럼 바싹 마르고 기름기가 없어 꼭 철사 같았거든요.” --- p.208 「영혼의 무게」 중에서

그 후에 경찰국에 도둑이 들었다. 이 도둑은 배짱이 하늘을 찔렀다. 잃어버린 물건은 제복이었다. 각 부서마다 전부 제복을 잃어버렸다. 운동실에 있는 제복도 잃어버리고 사무실에 걸어놓은 제복도 잃어버렸다. 사건은 아주 빨리 해결되었다. 그가 바로 범인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사물함에서 서른 벌에 가까운 다양한 유형의 제복을 발견했다. 직장에서 일괄적으로 배급한 것이면 남녀 가리지 않고 속옷이건 겉옷이건 따지지 않고 전부 훔쳤다. --- p.234 「제복」 중에서

내 서비스에는 ‘애처롭고 가련한 패키지’부터 ‘히스테리 패키지’ ‘완전히 변신하는 패키지’ ‘시신도 유골도 없는 패키지’ ‘낭만적인 죽음의 신과의 약속 패키지’ ‘죽음이 오래 지속되는 패키지’ 등 수십 가지 상품이 있다. 게다가 손님 개개인의 기호에 맞게 특별 디자인을 할 수 있다. --- p.250 「죽음의 매니저」 중에서

나는 잉슈라고 하는 허구의 인물이다. 리런은 자신 역시 또 다른 허구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 작가의 이름은 류팅(劉汀)이었다.
한 허구적 인물의 절망적인 사랑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 p.340 「허구의 사랑」 중에서

내가 가장 듣고 싶은 것은 역시 매일 감방이 어두울 때 옆방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였다. 나는 정확한 시간을 알지 못했다. 단지 어둠의 정도에 따라 시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가장 어두운 때가 바로 나의 자정이었다. --- p.349 「아버지의 감옥」 중에서

마침내 새끼 양의 몸이 샤오바이의 몸을 빠져나왔다. 털빛은 새하얬지만 머리는 하나였다. 아와이가 다시 손을 집어넣자 머리가 하나 더 만져졌다. 이번에도 살살 당겨서 샤오바이의 몸 밖으로 빼냈다. 놀랍게도 털이 새까맸다. 알고 보니 샤오바이는 쌍둥이를 뱄고 흰 놈과 검은 놈이 앞다투어 출구에 몰려 출산을 어렵게 만든 것이었다. --- p.416 「양치기」 중에서

손목에 힘을 주는 순간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팔찌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 얼굴에는 혈색도 돌지 않았다. 그녀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깨졌네. 깨져버렸어!” 잘라진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니 다른 곳보다 색이 훨씬 진했다. 팔찌 안쪽에 이미 오래전부터 금이 가 있어 조만간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 p.461 「추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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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팅의 소설은 이 시대의 숨결과 독특한 질감을 정확히 파악하여 기묘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허구를 통해 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대적 감각이 넘치는 방식과 언어로 중국의 이야기를 서술해내고 있다.
- 리징쩌 (李敬澤, 문학평론가)
류팅은 현상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 때문에 그는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이 세상 밖 인간들의 신기한 모습을 서술한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항상 정착하지 못하고 보다 풍부하고 두터운 서사를 통한 변화무쌍한 드라마의 기법을 추구한다. 아직 젊은 작가인 류팅은 자신만의 비밀스럽고도 광활한 글쓰기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 천샤오밍(陳曉明) (문학비평가, 베이징대학교 교수)
이 소설은 진실과 허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리면서 그 사이에 친근하면서도 포근한 이미지와 일상과 기적이 상생하는 공간을 만든다. 류팅의 소설에서는 이 모든 것이 역사를 와해시키는 침통한 힘이 될 뿐만 아니라 복원하기 힘든 역사의 단단한 응어리가 된다. 이것들이 모여 시대의 운명을 기록한다.
- 리얼 (소설가)
류팅은 청년 작가들 가운데서 대단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의 소설은 허와 실, 진실과 거짓 사이의 아주 좁은 틈을 헤쳐 가면서 힘 있고 놀라울 만큼 정교한 서사를 펼치고 있다. 그는 문자라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생활 속에 흩어져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현실을 찾아 재현한다.
- 치우화둥(邱樺東)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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