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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지널 초판 표지 디자인, 양장 ] 한국의 아름다운 문장-01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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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125*190*20mm
ISBN13 9791189176846
ISBN10 118917684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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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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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초는 언제 보아도 좋은 화초다. 폭염 아래서도 그의 푸르고 싱그러운 그늘은, 눈을 씻어줌이 물보다 더 서늘한 것이며 비오는 날 다른 화초들은 입을 담은 듯 우울할 때 파초만은 은은히 빗방울을 퉁기어 주렴(珠簾) 안에 누웠으되 듣는 이의 마음에까지 비를 뿌리고도 남는다.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 그 서늘함, 파초를 가꾸는 이 비를 기다림이 여기 있을 것이다.
--- 「파초」 중에서

冊만은 ‘책’보다 冊으로 쓰고 싶다. ‘책’보다 ‘冊’이 더 아름답고 더 冊답다.
冊은, 읽는 것인가? 보는 것인가? 어루만지는 것인가? 하면 다 되는 것이 冊이다. 冊은 읽기만 하는 것이라면 그건 冊에게 너무 가혹하고 원시적인 평가다. 의복이나 주택은 보온만을 위한 세기(世紀)는 벌써 아니다. 육체를 위해서도 이미 그렇거든 하물며 감정의, 정신의, 사상의 의복이요 주택인 冊에 있어서랴! 冊은 한껏 아름다워라 그대는 인공으로 된 모든 문화물 가운데 꽃이요 천사요 또한 제왕이기 때문이다.
--- 「책」 중에서

‘골동(骨董)’이란 중국말인 것은 물론, ‘고동(古董)’이라고도 하는데 실은 ‘고동(古銅)’의 음전(音轉)이라 한다. 음편(音便)을 따라 뻔쩍하면 딴 자(字)를 임의로 끌어다 맞추고, ‘무엇은 무엇으로 통한다’ 식의 한문의 악습은 이 ‘고동(古銅)’에도 미쳐버렸다. ‘고(古)’ 자는 추사(秋史)같은 이도 얼마나 즐기어 쓴 여운 그윽한 글자임에 반해, ‘골(骨)’ 자란 얼마나 화장장에서나 추릴 수 있을 것 같은, 앙상한 죽음의 글자인가! 고완품들이 ‘골동’, ‘골’ 자로 불리워지기 때문에 그들의 생명감이 얼마나 삭탈을 당하는지 모를 것이다. 말이란 대중의 소유라 임의로 고칠 수는 없겠지만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골동’ 대신 ‘고완품’이라 쓰고 싶다.
--- 「고완품과 생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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