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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2

[ 반양장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41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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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5일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60g | 132*225*30mm
ISBN13 9788937464171
ISBN10 893746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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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파산은 확정적이었다. 비록 그가 케이블을 수리하고 불을 다시 붙인다 해도 어디서 사람들을 구해 올 것인가? 앞으로도 보름간 파업이 계속된다면 그는 파산이었다. 그리고 재난이 확실해진 가운데서도, 그는 몽수의 불한당들에게 더 이상 증오심도 없었고, 모든 사람들이 공모한 결과이며 누대에 걸쳐 저질러 온 일반적인 과오라고 느꼈다. 그들은 분명 난폭한 자들이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르며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 난폭한 자들이었다.
--- p.56

그것은, 이 세기말 피로 물든 어느 날 저녁 운명적으로 저들 모두를 휩쓸어 갈 것은 혁명의 붉은 환영이었다. 그렇다, 어느 날 저녁 놓여난 고삐 풀린 민중은 저렇게 길 위를 내달릴 것이다. 그리고 민중은 부르주아들의 피로 흠뻑 젖을 것이고, 잘려 나간 머리들을 들고 다닐 것이며 부서진 금고의 금화를 뿌릴 것이다. 여자들은 부르짖을 것이고 남자들은 늑대들처럼 턱을 벌려 물어뜯으려 할 것이다. 그렇다, 똑같은 누더기 옷들, 두툼한 나막신들이 빚어내는 똑같은 천둥소리, 그리고 더러운 살갗에 역한 숨결을 지닌 채 끔찍하고 똑같은 무리가 그들 야만인들의 넘치는 충동으로 오래된 세계를 쓸어 버릴 것이다.
--- pp.89~90

어느 날 저녁에는 할아버지의 손수건을 이 수에 팔았다. 불쌍한 살림살이가 하나씩 팔려 가며 작별을 고할 때마다 눈물을 흘렸고, 라 마외드는 마치 어느 집 대문 아래 어린애를 버리려고 데려가듯 남편이 오래전에 선물한 분홍색 마분지 상자를 치마폭에 싸 가지고 가서 판 것을 아직도 슬퍼하고 있었다. 그들은 맨몸뚱이였고 이제 팔 것이라고는 자신들의 살점뿐이었는데, 그 살은 온통 상처투성이인 데다 너무 망가져서 아무도 동전 한 닢 쳐주지 않을 것이었다.
--- p.151

그래, 내 열 손가락으로 그것들의 가죽을 벗길 거야………… 이제는 지긋지긋해, 암! 우리 차례가 왔어, 네가 바로 그런 말을 했었지…………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그전의 모든 조상들이 우리가 겪는 일을 겪었고, 또 우리 아들들, 우리 아들들의 아들들이 다시 그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면 나는 미칠 것 같아. 나는 칼을 하나 집어 들겠어…….
--- p.159

자네, 이해가 되나? 10만 프랑짜리 어마어마한 금액의 복권에 당첨되자, 아무 일도 안 하고 살겠다고 선언하면서 당장 국채를 매입한 마르세유의 그 모자 제조공들 말이야………… 그래, 이게 프랑스의 노동자인 자네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지. 보물을 파내서는 혼자 그걸로 먹고살려고 이기주의와 나태의 구석에 가서 숨는 것 말이야. 자네들이 부자들에게 고함을 쳐 봐야 소용없어. 자네들에게 행운이 찾아와서 돈이 생겨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줄 용기가 자네들한테는 없으니………… 자네들이 무언가를 소유하려 하는 한, 부르주아들에 대한 자네들의 증오가 단지 그들 대신 자네들이 부르주아가 되려는 성난 욕구로부터 오는 한, 자네들은 결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어.
--- p.169

왜 그런지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숨이 가빴으며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리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이 빌어먹을 불행한 삶은 어째서 곧 끝나지 않는 것일까? 이제 그녀는 자기 남자에게 따귀를 맞으며 쫓겨나고, 똑같이 굶주리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수프 한 그릇 달라고 할 수도 없으며, 주인 잃은 개처럼 진흙탕 길을 걸어 다니는 데 진저리가 났다. 사정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고 자기 스스로 기억하는 한 오히려 나빠졌다. 그래서 그녀는 벽돌을 깨뜨렸고 모든 것을 쓸어 버리려는 단 한 가지 생각으로 그것들을 앞으로 던졌다.
--- p.211

다윈이 옳았던 것인가? 세상은 종의 아름다움과 생존을 위하여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투쟁의 장에 불과한 것인가? 비록 그가 자신의 학식에 만족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문제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해 왔지만, 이러한 질문은 그를 혼란에 빠뜨렸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이 그런 의문을 말끔히 사라지게 했고 그를 매료시켰다. 처음 연설하게 될 때 이 이론에 대한 자신의 예전 주장을 다시 하려는 생각이었다. 한 계급이 먹혀야 한다면, 생명력이 가득하고 여전히 새로운 민중이 향락에 지쳐 버린 부르주아 계급을 잡아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피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 것이다. 낡고 무너져 가는 국가들을 쇄신할 야만인들의 침입에 대한 기다림 가운데, 그는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혁명에 대한 절대적인 신념이 다시 생겨났다. 그 진정한 혁명은 노동자의 혁명일 것이며, 그 혁명의 불길은 하늘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그가 바라보고 있는 저 떠오르는 태양의 붉은빛으로 세기의 종말을 불태우리라.
--- pp.35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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