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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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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324g | 115*205*30mm
ISBN13 9788937427909
ISBN10 8937427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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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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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안에 새를 하나 키웠다. 모린은 그 새를 보지 못했다. 새가 내 심장을 뚫고 나와 방 안을 돌아다니며 꽥꽥 울어 대고 배설물을 잔뜩 싸 놓는다고 해도 못 볼 것이다. 모린은 자기 안에 있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데 모든 시간을 꼴아박느라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제 속에서 어떤 생물을 키워 낼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밤을 모두 써 가면서 함께 자신의 새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모양새」중에서

나는 연못 앞에 있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품고 사는 그런 연못이었다. 연못 주변은 수풀이 우거져 한낮에도 햇살이 잘 들지 않았다. 공기는 미지근했고, 연못을 들여다보기에 적당할 정도로 사위가 고요했다. 나는 거기서 종종 누군가를 생각했다. 주로 애정하는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그 사람은 어째서 그토록 아름다운지, 왜 자꾸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인지. 이곳의 풍경은 왜 내가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해 바뀌게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연못을 들여다보면 낯선 얼굴이 수면에 비쳤다. 물풀이 자라나고 물고기 그림자가 많아졌다. 긴장이 풀리면 초대하지 않은 사람이 연못으로 찾아왔다. 어떤 사람은 내 연못에 우유를 붓고 달아나기도 했다. 우유 한 컵으로 오염된 연못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몇십 배의 깨끗한 물을 들이부어야 했다.
---「귀신 산책」중에서

나는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는 걸 느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두애의 말이 의아했다. 두애는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풍선이니, 갓 만들어진 케이크니 비유를 하며 충만함에 대해 계속 말했다. 나는 아 그거! 이런 거구나 그런 거구나 이제 알 것 같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이건 예를 들어 고양이 같은 것이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의 기분을 알 수 없다. 두애가 하는 말은 마치 고양이가 내게 ‘높은 지붕에서 잠을 자다가 몸을 쭉 편 후에 아래로 한 번에 훅 뛰어내리는 기분이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러니까, 전혀 다른 눈높이. 서 있는 곳이 다르거나 보고 있는 것이 다르거나. 나는 두애가 말하는 충만함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어린 이의 희박한 자리」중에서

소나기가 내렸다. 나와 엄마는 칼국수를 먹은 후 비를 피해 빵집 처마에 잠시 서 있었다. 칼국수를 먹는 내내 벌어 먹고사는 앞가림에 대한 잔소리를 들어서 사이가 서먹했다. 하늘은 맑았는데 빗줄기가 꽤 굵었다. 이걸 소나기라고 하나 여우비라고 하나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작은 나비 한 마리가 휘청거리며 빗속을 날고 있었다. 쓸 거면 저런 것들에 대해 써 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 생각만 했다. 나비는 여전히 비를 맞으면서 꾸역꾸역 날고 있었다. 바보 같기는. 엄마. 나는 저런 거 안 해. 안타깝고 속 터지는 거 말고, 지독한 매미나방 같은 거. 그런 게 될래요.
---「지난 이야기」중에서

서정이랑 무슨 얘기를 그렇게 했어요? 둘이 한 대화는 둘만의 이야기로 두어야지요. 저는 사람 때문에 상처받은 적이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좋습니다. 사람에게서는 잘 마른 풀 냄새가 납니다. 겨울에 얼었다가 녹아서 축축해진 풀이 이른 봄 양지바른 곳에서 새싹과 뒤엉키며 잘 마르는 냄새가 나요. 만약에 제가 죽게 된다면 그런 곳에 묻히고 싶어요. 사람의 냄새는 생각보다 참 오래 남습니다. 결국 못 참고 다시 한 질문도 소용없었다. 원하는 말을 내주지 않고 교훈을 주려는 듯 돌려 말하는 조황주의 화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둠이 한층 갠 하늘은 물을 부어 놓은 것처럼 맑고 푸르스름했다. 곧 해가 뜰 것이다. 텃밭의 고른 흙으로 보아 조황주의 마당은 볕이 잘 들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내가 지나쳐온 김서정의 밤에 대해 생각해 보려 했으나, 그 밤들은 너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다.
---「양지바른 곳」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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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래의 인물들은 솔직하고 단단하다. 불안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그들이 겪은 일들에 대해 떠드는 시간을 무용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소설 속 나방, 연못, 돌멩이, 운동화, 머리카락, 물 자국과 같은 단어들을 ‘생’이라는 단어로 바꿔 읽었다. 그리고 생이란, 매 순간 희망차고 기운찬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이해할 수 없음이나 알 수 없음과 비슷한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최미래는 그런 시간을 통과하여 미래로 가는 일이 그 자체로 소중하며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 준다. 소설 속 인물들이 생에 대한 의문을 품고 기억을 돌아볼 때, 우리는 생에 대한 사랑과 의지가 깊어진 채로 그들을 본다. 이처럼 최미래의 소설은 소중하고, 무엇이든 가능하다. 어차피 생이라든지 이야기라는 것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 이주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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