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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꽃

[ 초판 한정 작가 사인 인쇄본, 양장 ] 위픽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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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202g | 100*180*20mm
ISBN13 9791168127203
ISBN10 1168127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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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출생 시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경계를 넘어 다닌 연인이었다. 이방인이자 무국적자나 다름없는 연인이었다. 넌 본인을 트랜스젠더로 불렀고 난 스스로를 논바이너리로 소개했다.
--- p.6

그곳엔 한 단어만이 적혀 있었다.
‘사랑해.’
세 음절의 단어. 그건 네 유언의 전부.
--- pp.12~13

낭만이라는 허울은 이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다. 인도는 그보단 생존의 감각으로 가득 찬 나라다. 개인보다 거센 삶들이 꿈틀거리는 도시, 이 땅을 거쳐간 죽음과 생이 동시에 날뛰고 할퀴어 단 1초도 허무주의에 빠질 수 없는 곳이었다.
--- pp.26~27

사람들은 밀려오는 애정을, 존재를, 사랑의 발현을 막을 수 없다. 멸시할 수도 없다. 여기, 나의 사랑이 신으로 환생했으므로. 누구도 네가 꽃피는 일을 막을 수 없다.
--- p.44

‘남성’과 ‘여성’의 개념은 개발된 것이다. 존재를 단순하게 규정하지 못하면 두려우니까. 손에 쥐고 휘두를 미약한 것들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야 착취와 폭력을 정당화하니까.
--- pp.57~58

“구루의 장례는 이곳 사제들이 도와줘. 오늘 낮엔 사원 앞에서 결혼식이 있을 거야. 사람들은 정신없이 분주하겠지. 틈을 타 이곳에 머리카락을 숨겨둘게. 네가 이걸 찾는다면 구루와 신의 뜻으로 여기겠어. 이국의 방식으로 치르는 장례든, 기상천외한 장례든 마음대로 해. 국경을 넘어온 네게 이 죽음을 부탁할게. 신이 우릴 이끄시겠지. 하지만 만약 네가 찾지 못한다면…….”
--- pp.85~86

사랑해, 네가 그 말을 뱉을 줄 아는 존재라는 걸 기억한다. 육신 언저리에 고갈된 사랑을 매단 채 하루를 살고, 또 살아갔던 걸 기억한다. 지금쯤 꽃의 영혼으로 순환할 네 이름을 부른다. 영혼의 무게는 꽃만큼 가벼우니까. 얼마든지 경계를 넘었으리라.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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