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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연인

[ 양장 ] 소설Q이동
이승은 | 창비 | 2023년 07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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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68g | 122*188*20mm
ISBN13 9788936439248
ISBN10 893643924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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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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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태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익숙한 냄새가 났다. 태오의 머리카락과 피부, 그리고 지수가 입은 점퍼에서도 나는, 화하면서도 알싸한 기름 냄새였다. 둘은 입을 맞추었다.
잠시 후에 지수가 외쳤다.
저기, 누가 오고 있어!
눈발 사이로 무언가 움직였다. 비틀거리며 주유소를 향해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 p.18

오늘은 뭐 좀 먹었어?
지수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물었다. 보일러가 돌고 있는데도 방바닥은 차가웠다. 발이 시렸다. 태오는 대꾸없이 청소만 했다. 태오의 굽은 등과 머리카락이 뻗친 뒤통수를 보며 지수는 속이 상했다. 태오의 얼굴은 며칠 사이에 핼쑥해졌다. 볼이 푹 꺼지고 눈이 퀭했다. 아버지 병간호를 하며 잠을 못 자고 끼니를 거른 탓이었다. 태오야, 그만해. 잠깐이라도 좀 쉬어, 하고 지수는 소리 지르고 싶었다. 목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고 지수는 태오 뒤에 그냥 서 있었다. 몸을 한껏 움츠린 채 서 있다가 태오의 등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두 팔과 다리로 태오의 몸을 끌어안았다. 뭐야, 하면서 태오는 비틀거렸다. 지수는 태오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 pp.40~41

박사장은 밖으로 나가려는 것처럼 몸을 돌렸다가 태오야, 하고 부르며 한발 가까이 왔다.
앞으로 내가 널 믿어도 되겠냐.
모자를 고쳐 쓰며 박사장이 물었다. 태오는 말없이 사장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사장은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pp.85~86

지수는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채우고 입욕제를 조금 풀었다. 새하얀 거품이 구름처럼 폭신했다. 두 손을 담근 채 눈을 감고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 순식간에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머릿속에는 정반대의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지내던 고시원의 기억이었다. 곰팡이가 많이 핀 방이었다. 벽지와 뒤틀린 채 푹 꺼진 천장까지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그 방에서 지내는 동안 자주 옷을 빨고 머리를 감아도 냉한 습기와 함께 배어든 퀴퀴한 냄새가 지워지지 않았다.
--- pp.87~88

태오도 연기를 하는지 영인이 물었다.
태오는 작품을 써요. 주유소에서 일하면서 희곡을 쓰고 있어요.
지수는 말끝을 흐렸다. 어젯밤 태오를 잠깐 만났을 때, 그때의 태오 얼굴이 떠올라 와인을 더 마셨다. 사장은 퇴직금도 주지 않고 태오를 내쫓았다. 태오는 화가 많이 나 있었다. 공장에 나가든 배를 타든 당장 일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수는 와인잔을 만지작거리다가 가슴이 답답한 것처럼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지수씨 왜 그래?
영인이 지수에게 손을 뻗었다.
태오씨랑 싸웠어?
왜 울고 그래, 하며 영인이 휴지를 건넸다. 지수는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까 보던 영화가 생각나서요. 슬픈 영화였어요.
--- pp.93~94

중요한 건 시간이야. 넌 시간을 도둑맞은 거야.
지수는 아기를 달래듯 태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박사장이 시간을 훔쳐갔어. 그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거야.
지수는 소파 위로 올라가 태오 옆에 누웠다.
우린 뭔가를 해야 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뭘 바라는 건 말이 안 돼.
지수가 태오의 품을 파고들며 속삭였다. 지수는 자신이 나쁘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 순간에 자신이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다. 살아 있다고 느꼈다. 더 나빠지고 싶었다.
--- p.107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지수가 손에 든 가방을 보며 말했다. 환한 달빛을 받아 번들거리는 청록색 가방이 금방이라도 다른 무언가로 변할 것 같았다.
우릴 본 사람은 없어.
태오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몇시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바람이 불어왔다. 마른 나뭇가지들끼리 부딪히며 소리가 났다.
--- p.127

그날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이제 알 것 같아. (…) 난 달라지고 싶었어. 예전의 나를 버리고 싶었어. 운명을 바꾸고 싶었던 거야.
--- p.155

지수는 전철을 타고 다녔다. 출퇴근 시간의 전철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잃어버릴 뻔하고 사람들에게 떠밀려 코트 단추가 뜯겨나가기도 했지만, 지수는 전철 타는 걸 좋아했다. 전철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또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에 넋을 잃기도 했다. 내려야 할 역을 지나 한바퀴를 돌고 또 돌다보면 과거의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했다.
--- p.158

난 지수씨 믿었어. 그래서 예나를 맡겼고 진심으로 대했어. 그런데 지금은 지수씨 말을 믿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어.
영인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싶었다. 나중에 또다른 문제가 생기는 상황은 원하지 않았다.
저를 믿으셨어요? 저를 믿어서가 아니라 그냥 편했던 거 아니에요?
지수가 영인의 눈을 똑바로 보고 물었다.
아무 때나 불러도 오니까. 급할 때 일을 시킬 수 있으니까요.
차분한 목소리로 지수가 말을 이었다.
--- pp.165~166

지수는 (…) 후회했다고, 많이 괴로웠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날의 밤은 앞으로도 영영 끝나지 않고, 오늘처럼 불쑥 또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은 태오와 다른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
지수는 태오와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지수는 태오의 손을 잡았다. 태오 손등에 희미하게 남은 흉터를 어루만졌다.
--- pp.19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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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몇장만 읽고 자야지 했는데 단숨에 다 읽었다. 책을 덮은 후에도 금방 잠들지 못했다. 소설의 여운이 너무 깊어서였다. 태오와 지수, 받침 없는 이름처럼 가벼운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며 가진 것 없이 가질 것도 없이 떠도는 두 연인이 어느 겨울 몰아치듯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점점 더 안 좋은 쪽으로 내몰리는 이 이야기는 무섭도록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아프고 슬프다. 소설이 끝나도 두 연인의 탈주는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막막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나를 탄복시킨 것은 소설의 내용만이 아니다. 무심하게 이어지는 문장들 끝에 어느샌가 범죄 스릴러의 강렬한 긴장감이 조성되어 있고, 독자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불쑥 연애 소설의 애틋한 서정이 끼어드는, 그런데 장면과 장면 사이에 막힘도 없고 이음새도 없고 빈틈도 없는. 한마디로 고수의 솜씨다. 이 작가는 첫 장편에서 이렇게 다 보여주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과 첫 장편이 이 정도인데 무슨 걱정이랴 싶은 마음이 즐겁게 충돌한다.
- 김미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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