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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영 글 / 원정민 그림 | 분홍고래 | 2023년 10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8건 | 판매지수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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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436g | 173*228*13mm
ISBN13 9791193255117
ISBN10 1193255112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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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명 및 모델명 행복한 동물
재질 상세설명참조
색상 상세설명참조
크기/중량 173*13*228mm | 436g
크기,체중의 한계 상세설명참조
제조자/수입자 상세설명참조
제조국 상세설명참조
취급방법 및 취급시 주의사항 안전표시(주의,경고 등) 상세설명참조
동일모델의 출시년월 상세설명참조
품질보증기준 상세설명참조
A/S 책임자와 전화번호 상세설명참조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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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는 자신이 밟은 땅을 다시 내려다봤다. 하얀 곰팡이가 낀 땅 아래 수천 명의 소가 죽어 있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전염병에 걸리면 무조건 죽이다니. 병을 낫게 할 생각은 안 하고 왜 죽이기부터 하는 거야?”
“여기 기분 나빠. 빨리 나가자.”
기달이는 자리를 피하려고만 했다.
“모르거나 피하면 이런 끔찍한 일들이 없는 게 되는 거야?”
주아도 곰팡이가 핀 땅에 서 있는 게 좋지 않았다. 그래도 무조건 피하는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인경이는 땅에 묻힌 소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지만, 기달이처럼 빨리 다른 데로 발을 옮기고 싶었다. 어차피 어른도 아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세 아이는 각자 무거운 생각을 안고 희망 버스에 탔다. 희망 버스는 다시 하늘을 날아 처음 탔던 공터로 돌아왔다.
“오늘 너무 많은 것을 보여 줬다는 거 알아. 평소 너희가 보아 온 동물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어. 이것이 끝은 아니야. 너희가 만약 다시 여행을 원한다면 여기로 와 줘.”
엑스는 어느새 고양이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세 아이 모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엑스를 지켜보았다.

인경이는 모두 이해할 수 없어도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가족은 즐거운 일도 함께하지만 슬프고 아파도 함께하니까. 그렇죠?”
소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버려진 후 거리를 떠돌다 죽거나 다치는 애들도 많아. 구조되어서 여기로 오는 건 다행이지만 여기서도 입양이 되지 못하면…….”
소장님이 말을 더 잇지 못하고 멈추자 인경이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못하면요? ”
“안락사를 시키게 돼. 유기 동물은 계속 들어오는데 더는 수용할 공간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이렇게 귀여운 애들을 죽인다고요?”
인경이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화가 섞여 있었다.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입양이 되지 않은 동물은 안락사를 당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초롱초롱 맑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아지들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안고 있던 강아지를 맡기고 바깥으로 나온 인경이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아무도 입양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니.”
인경이는 희망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 묵묵히 바깥만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미국에 있는 옐로스톤 국립 공원에서는 회색 늑대가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보이는 대로 사냥했대. 그런데 회색 늑대가 사라지자 나무도 사라졌다는 거야. 회색 늑대에게 잡아먹히던 초식 동물들이 어린나무를 다 뜯어 먹었기 때문이래. 사람들은 회색 늑대가 다른 동물에게 해가 된다고만 생각했지, 한 종류의 동물이 사라지면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건 생각 못 한 거야.
동물은 각자 자기 자리에 있었을 때 하는 역할이 있는 거였어,”
주아 말을 듣고 있던 기달이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꿀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던데, 그럼 사람도 곧 멸종한다는 신호 아니야?”
“그럴지도 모르지.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기후 위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사람들이 문제야. 지금처럼 동물을 사람이 필요한 대로 마구 이용하다가는 언젠가 우리의 미래도 없어질지 몰라.”
인경이는 공장식 축산이 떠올랐다.
“맞아. 우리가 동물을 도구로만 생각하고 마구 이용하면 결국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오잖아. 가축들이 내뿜는 트림이나 방귀, 배설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는 더 뜨거워진대. 많은 가축에게 먹일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산림도 파괴되고.”
주아도 동물을 고기로 키우기 위해 지구 환경이 무너지고 있다고 인경이 말에 맞장구쳤다.
“희망 버스를 타고 나서 알게 된 건 동물이 어떻게 살고 있느냐가 사람의 삶과도 이어진다는 거야. 나는 동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모두 다 같이 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인경이와 기달이도 주아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면 동물과 사람이 모두 조화롭게 잘 살 수 있을까?”
“그 문제는 각자 생각해 보자.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어느새 세 아이는 집 근처에 도착했다. 각자 생각은 많았지만, 집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걸음걸이가 힘차 보였다.

사람들이 동물을 보호하는 곳이지만 동물을 가둬 놓고 구경하는 체험이나 동물을 학대하면서 훈련시키는 공연이 없는 곳이었다. 동물을 번식시키려고 하지 않고 사고팔지도 않는다.
기달이는 미래에는 이런 동물 보호 구역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자신이 동물 보호 구역에서 일을 한다면 더 멋질 것 같았다.
‘내 꿈은 게임 개발자인데…….’
기달이는 유치원 때부터 사람들을 놀라게 할 재미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희망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는 동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해졌다. 꿈을 하나만 정하기는 너무 어려웠다.
차라리 기달이도 인경이처럼 희망 버스를 타고 미래의 자신과 만나고 싶었다.
‘내일 엑스에게 부탁해 봐야지.’
다음 날, 엑스가 말한 여행지는 예상 밖이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갈 거야.”
왜 또 동물원에 간다는 건지 모두 궁금한 표정이었다. 아이들이 뭐라 묻기도 전에 희망 버스가 붕 떴다.
“여기가 동 물원이라고?”
희망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하얀 벽만 보일뿐 아무리 봐도 동물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코끼리처럼 큰 귀가 달린 모자를 쓴 직원이 나타나 가상 현실 동물원이라며 재미나게 생긴 안경 하나씩을 건네주었다.
“오늘 어떤 동물을 만날지 기대해도 좋아요. 여러분이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동물도 있을 테니까. 자, 먼저 아프리카 동물을 만나 볼까요?”
안경을 쓰자 광활한 아프리카 사바나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긴 목을 자 랑하는 기린 무리가 멀리 보였다.
“와, 기린이잖아.”
기달이 목소리를 들은 건지 기린이 천천히 다가왔다. 기린이 목을 흔들며 눈앞에 서 있자, 다들 신기해서 어쩔 줄 몰랐다.
“꺅! 이게 뭐야?”
인경이가 비명을 질렀다. 발밑에 몸집이 엄청나게 큰 도마뱀이 와 있었다. 직원이 사바나왕도마뱀이라고 이름을 알려 주었다. 무시무시한 모습에 인경이는 놀라서 주저앉았다. 예상과 달리 사바나왕도마뱀은 인경이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여기 있는 동물이 여러분을 해치는 일은 없으니까요.”
코끼리 모자를 쓴 직원이 말했다. 기달이는 이미 안다는 듯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알아요. 다 가상 현실이잖아요. 근데 정말 진짜 같아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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