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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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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452쪽 | 566g | 140*210*22mm
ISBN13 9788954697637
ISBN10 8954697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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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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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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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크뢰즈 지역과 오트비엔 지역을 15만분의 1로 축소해놓은 이 미슐랭 지도만큼이나 훌륭하고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물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지도 속에는 세계에 대한 과학적 기술적 이해와 모더니티의 본질이 동물적 삶의 본질과 한데 섞여 있었다. 색깔로 구분되는 약호만 사용한 그림은 복잡하고 아름다웠으며, 완전무결한 명료함을 지니고 있었다. 중요도에 따라 달리 표시된 각각의 마을과 촌락들에서 수십, 수백여 생명과 영혼들의 맥박소리와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중 어떤 영혼들에게는 천형이, 어떤 영혼들에게는 영생이 약속되어 있을 터였다.
--- p.53

전시실 입구에는 한쪽 구석에 2미터가량의 통로만 남겨둔 채 커다란 패널이 가로놓여 있었다. 제드는 그 패널 위에 게브빌러산맥 근처를 촬영한 인공위성사진과 같은 지역의 미슐랭 지도 확대사진을 나란히 붙여놓았다. 그 대조가 가히 충격이었다. 인공위성사진이 희미한 파란 얼룩이 흩뿌려진 어느 정도 균일한 초록색의 죽 한 사발에 불과해 보였다면, 지도는 지역구분선, 생동감 있는 길들, 지도의 시점, 숲, 호수, 언덕들의 그물망을 화려하게 펼쳐 보이고 있었다. 두 확대사진 위에는 검은색 대문자로 전시회 제목이 쓰여 있었다.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
--- p.81

사랑이 초기단계일 때, 사람들은 대개 앞으로 닥칠 힘든 날들과 나아가 이별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간직하겠다는 희망으로 여행지의 모든 것에 감탄하기 일쑤다.
--- p.96

그가 관찰한 바로는, 인간 존재란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둘러싸고 형성되고, 전방위적 조직활동으로 완성되었다. 인생에서 일을 하는 시기가 끝나면, 갖가지 질병들에 걸리는 그보다 더 짧은 또다른 시기가 시작된다. 한편 인생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기에 종족을 재생산하려는 의도로 가족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집단에 소속되고자 애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드는 연인과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를 나눠 마시며 어렴풋이 생각했다. 그런 시도는 대개 ‘시간의 특성’과 관련된 이유로 불발에 그치게 마련이라고.
--- p.107

예술가라는 것, 그것은 그에게 무엇보다도 순응하는 누군가가 되는 것이었다. 예측 불허의 불가해한 메시지에 순응하는 것. 모든 종류의 종교적 믿음을 제외한다면 부득불 직관이라는 말로밖에 칭할 수 없는 이 메시지는, 삶의 모든 원칙과 자존심을 잃지 않고는 빠져나갈 방도가 전혀 없는 단호하고도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이 메시지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기 위해 한 작품을, 아니 나아가 한 시기의 작품 전체를 모조리 파괴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때로는 심지어 아무런 노선도, 대책도, 기약도 없이 작품을 파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고 오직 이런 점 때문에 예술가의 처지가 어렵다고 할 수 있는 것이리라. 또한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고 오직 이런 점 때문에 제드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주었던 그의 작품활동 제2기에 해당하는 작품들에서 그가 경의를 바친 갖가지 직업들과 예술가라는 직업이 구별되는 것이리라.
--- p.108

인간은 몇 년이고 혼자 일할 수 있고, 사실 그것이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동안 작업한 결과물을 세상에 보여야 할 필요를 느끼는 순간은 늘 오게 마련이다. 세상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작품의 존재, 나아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에게 확인시키기 위해서이다. 사회 한복판에서 개인은 한낱 짤막한 픽션에 지나지 않는다.
--- p.129

“우리 역시 상품이오…… 문화상품. 우리도 곧 한물간 신세가 될 거요. 공산품들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서 말이오. 하지만 우리에겐 딱히 이렇다 할 기술 발전이나 기능 개선이 적용되진 않을 거요.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을 요구할 뿐이지. 하지만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오, 암, 아무것도 아니지……”
--- p.174

인간의 삶은 대개의 경우 보잘것없다. 인생은 한정된 몇 가지 일화로 간단히 요약돼버리고 만다.
--- p.232

삶은 때로 우리에게 기회를 주지만, 너무 비겁하거나 우유부단해서 그 기회를 덥석 움켜잡지 못하면 이내 거두어가버린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행복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어떤 순간이. 그 순간은 며칠 동안, 때로는 몇 주 혹은 몇 달 이상 지속된다. 대신 인생에 정말 단 한 번, 꼭 한 번뿐이다. 나중에 아무리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려 해도 불가능하다. 더이상 열정과 신뢰와 믿음을 위한 자리는 없고, 희미한 체념과 서로를 향한 서글픈 연민과 뭔가 일어날 수도 있었으리라는 적확하고 무의미한 감정만이 남을 뿐, 우리에게 주어졌던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만 증명한 셈이 되고 마는 것이다.
--- p.255

그의 삶은 현재 안주하고 있는, 완벽하게 마감처리된 이 아우디 A6 올로드 안과 같으리라. 고요하고 기쁨이 없는 상태, 요컨대 무감각한 중립 상태 말이다.
--- p.273

“세상은 비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드가 마침내 말했다. “그런데 살인을 저지른 놈이 세상을 더한층 비루하게 만들었어요.”
--- p.363

“아무 의미가 없는 것에서는 의미를 찾지 말아야 합니다.”
--- p.397

제드는 비교라는 간접적 방식에 의해 그 자신도 예순 살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놀라웠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나이가 들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타인을 통해 자신의 노화를 인식한다. 혼자서는 늘 영원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 p.41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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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그간의 작품에 상을 수여하지 못한 잘못을 이제야, 바로잡을 수 있게 되었다!
- 공쿠르상 위원회
어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문학사에서 중대한 작품임은 인정해야 한다.
- 베르나르 피보 (문학평론가, 공쿠르상 심사위원)
우엘벡의 천재성이란, 이 시대의 거품과 가치를 동시에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도와 영토』는 논쟁의 여지 없이 가장 적확하고 완벽한, 21세기 초반에 대한 비평이다.
- [뤼마니테]
작품을 찬양하거나 혐오하거나. 그러나 아무도 무관심할 수는 없다. 우엘벡은 이 소설로 프랑스문학을 유럽의 중심에 되돌려놓았다.
- [르몽드 데 리브르]
우리는 폭탄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것은 유머와 풍자, 멜랑콜리의 불꽃놀이다. 미셸 우엘벡은 더이상 ‘공공의 적’이 아니다.
- [누벨 옵세르바퇴르]
유머와 멜랑콜리, 스릴러의 총망라. 이 책은 엑스레이로 속속들이 들여다본 초상화다.
- [파리지앵]
현대 프랑스 사회에 대한 신랄한 묘사. 작가의 특별한 재능을 관심 있게 지켜봐온 사람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르몽드]
세상과 삶에 대한 총결산이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자화상.
- [앵로퀴티블]
예술, 죽음, 현대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찰. 작가의 역작이다.
-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전 세계 모든 소설가는 우엘벡의 대담함 덕을 보았다. 작가의 무모함은 소설의 형식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사람들에게 소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상기시킨다.
- [선데이 타임스]
예술의 강을 따라 죽음과 부패의 동굴까지 나아가는 우엘벡의 황홀한 여정은 날카로운 통찰력과 신랄한 유머, 문제적 아름다움 그리고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도발로 가득하다.
- [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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