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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720쪽 | 798g | 132*225*35mm
ISBN13 9788937464362
ISBN10 893746436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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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세에 태어난 테레사들은 자신들의 열렬한 영혼에 지식으로 작용할 일관된 사회적 믿음과 규율을 찾을 수 없었다. 그네들의 열정은 막연한 이상에 이끌리거나 여자들의 평범한 갈망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전자는 방종하다는 비난을 받았고, 후자는 일탈이라고 매도되었다.
--- p.8

- 현명한 후커가 가련하게 실수를 저질러 결혼하지 않도록 구해 줄 수 있는 시절에 자신이 태어났더라면 틀림없이 그를 받아들였을 거라고 믿었다. 혹은 실명한 존 밀턴이나 다른 위대한 남자를 받아들였을 테고, 그들의 기묘한 습성을 참아 내며 영광스럽고 성스러운 일로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잘 모르겠다고 말할 때도 “네, 그렇고말고요!”라고 대답하는 상냥하고 잘생긴 남작 같은 사람은 감동을 주는 애인이 될 수 없다. 참으로 기쁜 결혼이란 아버지 같은 남편이 아내가 원한다면 히브리어도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p.19

-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일 테니까. 파스칼과 결혼하는 것과 같겠지. 위대한 사람들이 진실을 보아 온 빛으로 나도 진실을 보게 될 거야. 그러면 내가 나이 들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겠지.
--- p.50

- 도러시아는 너무나 어린아이 같았고, 매우 영리하다는 평판이 있기는 했지만 어떤 사람들의 판단에 따르면 너무나 어리석었다. 예컨대 바로 지금처럼, 비유적으로 말해서 캐소본 씨의 발밑에 몸을 던지고 그가 청교도의 교황이라도 되는 양 그의 멋없는 구두끈에 입을 맞춘 이 경우에도 그러했다. 그녀는 캐소본 씨가 그녀에게 걸맞은 좋은 사람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도록 일깨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캐소본 씨에게 걸맞은 좋은 사람이 될지를 염려하며 자문했을 뿐이다.
--- p.87

- 그러나 그녀가 천박한 부자들에 대해 느낀 감정은 가히 종교적 증오심이라고 불릴 만했다. 그들은 소매가를 높이 매겨서 돈을 벌었을 테고, 캐드월레이더 부인은 목사관에 현물로 공급되지 않는 물건을 비싸게 사야 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하느님은 세상을 만드실 때 그런 사람들을 계획에 넣지 않으셨다. 게다가 그들의 억양은 귀를 따갑게 했다. 그런 극악무도한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도시는 저급한 코미디에 지나지 않았고, 점잖은 우주를 설계할 때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캐드월레이더 부인을 가혹하게 비판하고 싶은 숙녀가 있다면 자신의 아름다운 관점은 얼마나 포용력이 넓은지 살펴보고, 그 관점이 영광스럽게도 그녀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삶을 수용하는지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 p.103

- 남자건 여자건 우리 인간은 아침 식사와 정찬 시간 사이에 수많은 실망감을 삼키곤 한다. 눈물을 참고 약간 핏기가 사라진 입술로 누군가 묻는 말에 “아, 아무 일도 아니에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자존심이 우리를 돕는다. 우리가 입은 상처를 숨기라고 촉구할 때의 자존심은 나쁘지 않다.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니.
--- p.106~107

- 여자들이 자기에게 친절하게 대해 줘서 고맙게 여기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고 사람들이 늘 상상하는 것은 젊은 아가씨의 인생에서 가장 불쾌한 일 가운데 하나일 거야. 난 적어도 그런 것에서는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내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모두 날 사랑한다고 상상할 만큼 터무니없는 허영심을 가질 이유가 없으니까.
--- p.233

- 어쩌면 우리 몸은 그 많은 것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모든 평범한 인간의 삶을 예리하게 보고 느낄 수 있다면 풀잎이 자라는 소리와 다람쥐의 심장 박동을 듣는 것과 같을 테고, 그러면 우리는 정적의 건너편에서 포효하는 소리에 놀라 죽고 말 것이다. 현 상황에서는 우리 중 가장 민감한 사람도 둔감함으로 귀를 잘 틀어막고 살아간다.
--- p.332

- 우리는 처음에 아는 것은 거의 없고 믿음은 많은 상태로 시작했다가 때로는 결국 아는 것은 많고 믿음은 거의 없는 상태로 끝나게 된다.
--- p.334

- 메리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너를 게으르고 경박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 내게 몹시 고통스러운 일이 아닌 듯이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며 일하는데, 그리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어떻게 너는 그런 경멸을 당하며 견딜 수 있어? 유용한 일이 많은 세상에서 어떻게 아무 쓸모도 없는 상태를 견딜 수 있니? 게다가 네게는 좋은 점이 아주 많잖아, 프레드. 많은 일을 이룰 수 있을 텐데.”
“네가 바라는 거라면 무슨 일이든 노력하겠어, 메리. 네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 준다면.”
--- p.428

- 이제 결혼은 그녀가 가치 있고 필요한 일을 하도록 이끌어야 하지만 아직은 숙녀의 억압적인 자유에서 해방시켜 주지 않았다. 또한 억제되지 않은 애정의 기쁨을 음미하는 일로 여가 시간을 채워 주지도 않았다. 한창 피어나는 시기에 한껏 고동치는 그녀의 젊음은 거기 정신의 감방에 갇혀 있었다. 그 감방은 냉기가 돌고 협소해진 무색의 풍경, 움츠러든 가구들과 결코 읽지 않는 책들, 빛을 받으면 사라지는 듯한 희끄무레한 환상 세계의 유령 같은 수사슴과 하나가 되었다.
--- p.459

- 불운한 결혼을 했던 캐소본 씨의 이모 줄리아, 그러니까 윌 래디슬로의 할머니의 초상화였다. 그 초상화, 여전히 고집 센 표정에다 이해하기 어려운 특이한 면이 있는 섬세한 여자의 얼굴은 지금 살아 있다고 도러시아는 상상할 수 있었다. 그녀의 결혼이 불행하다고 생각한 것은 친지들뿐이었을까? 아니면 그녀도 결혼이 결국 실수였음을 깨닫고 자비로운 밤의 고요 속에 괴롭고 쓰라린 눈물을 맛보았을까? 이 초상화를 처음 본 이후로 도러시아는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한 느낌이었는지! 마치 초상화가 그녀의 말을 알아듣고 그녀가 바라보고 있음을 아는 듯이 생소한 친근감이 들었다. 여기에 결혼의 고충을 경험한 여자가 있었다.
--- p.460

- 그녀는 실연의 고통을 알게 되었다고 느꼈고, 지난 여섯 달간 즐겁게 쌓아 올린 기분 좋은 공중 누각을 다른 남자로는 세울 수 없을 것 같았다. 가엾은 로저먼드는 식욕을 잃었고, 마차가 오리라는 희망도 없이 옷들로 가득 찬 상자들과 함께 매력적인 활동 무대를 두고 떠나 버린 아리아드네처럼 절망적인 심정이었다. 세상에는 놀랍도록 뒤섞인 다양한 감정이 다 같이 사랑이라고 불리고 (문학과 연극에서)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숭고한 격정의 특권을 주장한다.
--- p.500

- 그가 아내로 삼을 수 있었을 아가씨 중에서 도러시아가 가장 고결하고 사랑스운 여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젊은 여자는 예상보다 훨씬 더 골치 아픈 존재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녀는 그를 간호했고, 책을 읽어 주었고, 그가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차렸고, 그의 감정 상태를 염려했다. 그러나 그를 판단하고 있으며, 아내로서의 헌신은 그녀의 불신―이와 더불어 남편과 남의 행위를 전반적 상황의 한 부분으로 너무나 명료하게 파악하는 비교 능력―을 회개하고 속죄하려는 것이라는 확신이 남편의 마음에 스며들었던 것이다.
--- p.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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