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테레사의 오리무중

[ 작가 친필 사인본 , 양장 ] 트리플-23이동
리뷰 총점9.3 리뷰 6건 | 판매지수 1,092
구매혜택

티백 증정 (포인트차감)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248g | 116*183*14mm
ISBN13 978895444991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자아를 향한 울분이 점점 악성종양처럼 자라기 시작했다. 이것이 실은 기존의 자아를 향한 살해 의지를 가진 새로운 자아의 태동이라는 건 알지 못한 채 테레사는 매일 조금씩 더 분개했다. 나는 매일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시달리며 맘 편히 모닝 똥 한번 못 싸고 출근해서 언젠가는 그 놀라운 자아를 실현하고야 말 자매님을 위해 성실히 근로하는데, 자매님은 하루 종일 집에서 잠이나 자고 빈둥거리는 게 전부라니. 나가서 고된 노동을 하거나 사람들 틈에서 시달리며 고달프게 돈을 벌어오라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고 싶다던 자아실현, 그 위대하고 고상하신 자아를 실현하라고 판을 깔아줬는데 왜 집구석에 틀어박혀 그거 하나를 제대로 못 하는가 말이다.
---「테레사의 오리무중」중에서

주경은 알고 있었다. 그냥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주경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었으니까. 집안의 빚을 갚는 동안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대출업체의 전화를 받았다. 나중에는 그 전화가 싫지 않았고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빚 독촉 전화가 아니라면 내게 전화를 걸 사람도, 내 안부를 걱정하고 내가 매일 살아 있는지 궁금해할 사람도 없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 후 주경은 대출업체의 추심 팀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자아를 두고 다니는 법을 익혔다. 내 입에 풀칠하겠다고 입으로 지은 많은 죄들, 내 자아는 소중하다고 집에 곱게 모셔두고 타인의 자아를 손상시키기 위해 애써온 시간들, 그 시간들 속에서 주경은 다만 한 가지 기도를 했다. 늦게 갚아도 좋고 날짜를 지키지 못해도 좋아요. 대신 전화만 받아요. 잠적하지 말아요. 사라지지 말아요. 언제든 연락이 닿기만 해줘요. 살아만 있어요.
---「테레사의 오리무중」중에서

정의 얼굴은 너무나 침착해 보였다. 그것이 충격에서 비롯된 침착함이라 해도, 그런 침착함은 영우가 생각해왔던 정의 모습과는 달랐다. 울고 당황하며 차마 죽은 고양이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나약함으로 영우에게 손을 더럽히는 일을 대신해달라고 부탁하고 의지해야 했다. 그런 모습을 상상했다. 상상과는 다른 정의 침착한 모습 앞에서 영우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던 건 다 거짓말이었나.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죽은 고양이 앞에서 저토록 침착할 수 있나. 쓰레기를 치우듯 고양이를 폐기물 봉투에 담아 버리겠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모르는 고양이도 아니고 아는 고양이었다.
---「올드 레이디 버드」중에서

영우의 손을 살짝 잡아끄는 주경의 손이 너무 차가워 영우는 울고 싶은 심정으로 테루를 다시 한번 보았다. 테루는 귀여웠다. 정말이지, 진심으로 귀여워 보였다. 그것으로 되었다고 영우는 생각했다. 그것으로 되었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가 있는 세계란 애초에 마냥 환하고 따뜻한 곳이 아니었다. 추위와 어둠 속에서라도 고양이와 있기를 선택한 사람들, 고양이에게 한 줌의 따뜻한 햇볕이 있는 요람을 마련해주기 위해 스스로에게 추위와 어둠과 불안과 긴장을, 그 책임을 허락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 고양이가 있는 세계였다.
---「올드 레이디 버드」중에서

독고 씨의 묘비명을 생각하면 현수에게는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하나 있었다. 토사구팽. 그러나 그 말을 새길 기회는 쉬이 오지 않을 거였다. 묫자리도 없이 묘비만 세울 수는 없을 테니까. 어쨌거나 그것은 차차 생각해볼 일이었고, 그러자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었다. 독고 씨의 죽음이었다.
---「장례 세일」중에서

독고 씨의 죽음이 시간이 지나면 쉬어버리고 말 미역줄기무침보다 못할 것은 없었다. 독고 씨의 죽음 역시 보다 공정한 가격표가 붙을 자격이 있는 거였다. 그의 삶이 남긴 업적이 대단하거나 대단히 조명할 만한 죽음이어서가 아니라, 다만 하나의 죽음에는 그에 따른 정당한 애도의 몫이 있을 테니까. 그렇게 현수는 독고 씨의 죽음에 너무 일찍 ‘그래도 싼’ 가격표를 붙인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 시작했고, 독고 씨의 죽음에 대한 진짜 공정한 가격은 무엇인지 다시 고심해보기로 했다. 아직 시간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날의 기억에는 이런 장면도 있었다. 현수가 먼저 집에 가려 하자 순정 씨가 민영과 먹으라며 명란계란말이와 잡채를 봉투에 담아 건네주었다. 인기 있는 반찬이어서 늘 가장 일찍 떨어지는 품목들 중 하나였다.
“어떻게 이게 여태 남았어?”
현수가 묻자 순정 씨가 말했다.
“남은 게 아니라 남긴 거. 너희들 먹으라고, 따로 빼둔 거.”
그러니까 아껴둔 것. 그래서인지 순정 씨가 준 명란계란말이와 잡채에는 정가도, 할인 가격표도 붙어 있지 않았다. 세상에는 그런 가격도 있는 거였다.
---「장례 세일」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각각의 소설에서 종내 포기하지 않는 인간적 가치에 대한 희구는 그저 ‘자본-인간’의 이분법적 도식 위에서 어느 한쪽을 점하는 것으로 기울어지지 않는다. 인물들은 ‘주경’을 중심으로 모여서 삶의 지향점을 다시 확인해나간다. 이러한 시도는 언뜻 현실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가치’에 선(善)을 부여함으로써 기존의 구도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구심을 발생시킬지도 모르겠다. 하나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대신, 복잡성을 가진 상태 그 자체로 한계를 일임하면서도 아주 본원적인 연대의 가치를 놓지 않는다. 이것이 주경을 통해, 또 주경을 거친 인물들을 통해 지속될 소설의 지향점일 것이다.
-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6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6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