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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롭

[ 초판 한정 고급 필사 다이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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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56g | 123*190*15mm
ISBN13 9791160274455
ISBN10 116027445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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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규슈 지방을 직격한다는 일기예보, 그리고 행사가 취소되었다. 당일 비행기가 뜨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행사장에 오는 손님들의 안전을 고려해 내린 판단이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버터 빵을 살 수 없다. 나는 맥이 좍 풀렸다. 다음에 언제 또 규슈에 가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다 불쑥 깨달았다. 비행기는 뜨지 않아도 신칸센은 달린다!
---「버터 빵」 중에서

뉴욕에도 서울에도 후쿠오카에도 좋아하는 가게가 여러 군데 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가장 먼저 걸음하는 가게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안심되는 일이다. 그곳에 가면, 어라 또 여기 있네, 하고 느낀다. 가령 1년 만에 갔어도, 1년이라는 공백이 사라지면서 지난번 여행과 이번 여행이 이어진다. 돌아왔다기보다, 또 다른 내가 줄곧 여기 있다가 지금 다시 만나 원래대로 돌아간 듯한 아주 자유로운 느낌이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지금 막 시작되었다.
---「처음 가는 가게」 중에서

그곳에 얼룩말이 있었다. 하마도. 사자도. 아마도 아프리카를 본 적 없을, 로마에 사는 아프리카의 동물들.
---「로마의 케냐」 중에서

어쩌면 나는 경유가 위한 시간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그 장소는 출발지도 아니고 목적지도 아니다. 시간은 출발 후도 도착 전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딘가에 홀연히 나타난 시공간, 게다가 외국. 경유하는 공항에 있을 때, 나는 자신을 거기에 분명히 있는데 없는 존재로 느낀다.
---「경유 또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추억」 중에서

그렇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긴장감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너무 두리번거리면 볼품없다고 자신을 꾸짖는 면도, 함부로 영합하지 않으려고 자칫 비판적이 되는 부분도, 자신이 그 장소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는 심리도, 그렇다고 익숙해질 리는 없고 익숙해질 수도 없다는 기묘한 기분도.
---「30분짜리 여행」 중에서

걸어도 걸어도 화랑이 나오지 않았다. 강가에 있으니 길을 잘못 들 일도 없는데, 같은 길을 몇 번이나 오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화랑과 같은 길가에 있는 레스토랑도 보이지 않아, 화랑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질 리 없으니 내가 엉뚱한 장소를 오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디서 어떻게 길을 잘못 들었을까. 처음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찾아보자고 생각했지만, 이리저리 걸어 다니다 1시간이나 지나자 비명을 지를 것 같았다.
---「1년 내내 바라보고 싶었던 판화」 중에서

몇 분 후, 차가 움직일 때까지 북방여우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차를 쳐다보았다. 겁을 먹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안심한 눈치도 아니었다. 아마 경계심과 호기심 사이 어딘가에서 가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도망가야 하는지를.
---「동물들」 중에서

풍토란 실로 의미가 싶다. ‘하카타 우동 술집’이라지만, 미야자키 술을 마실 수 있고 구마모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셈인데 아마도 본고장에는 그런 가게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놀이공원 같은 가공의 규슈.
---「규슈@도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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