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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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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86g | 130*210*22mm
ISBN13 9788937456374
ISBN10 89374563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연히 그를 만난 그 순간, 현실은 그녀의 응집 상태를 기체에서 고체로 바꾸어 놓았다. 그것은 첫눈에 반한 사랑이었고, 이로써 다른 대안은 금지되었으며, 무한하게 많은 가능성들이 하나의 ‘지금 여기’로 축소되었다. 아마 그라면 그것을 이렇게 표현할 것이다. 마이케의 삶에 제바스티안이 나타난 것은 양자 역학적 파동 함수의 붕괴를 의미했다고.
--- p.18

오스카로 하여금 종종 인생을 견디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그의 스타일 감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동류 인간들을 견디지 못하지만, 오스카처럼 그토록 정확하게 그 근거를 댈 수 있는 사람은 소수다. 사람들이 모두 그저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까지는 그가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이 슬픈 사실을 침착하게 견뎌 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은 용서하지 못한다.
--- p.22

“나흘 뒤 난 사람 하나를 죽일 거야.” 제바스티안이 말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
적어도 이것은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도 할 수 있었을 말이다. 그 대신에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프라이부르크의 여름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만큼이나 아름답지.”
--- p.29

다섯 사람을 죽인 뒤에 그 젊은 남자는 그것은 결코 살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적 실험의 문제라고 진술했다. 자신은 다중 세계 해석을 증명하려고 2015년에서 여행해 왔노라고 했다. 이 이론은 시간을, 계속 이어지는 선 개념이 아니라 매 순간 팽창하는, 엄청나게 큰 덩어리 개념으로 본다. 무한하게 많은 기포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시간 거품이라는 것이다. 그 때문에 과거로 가는 여행은 인류 역사의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두 세계 사이의 교환이다. 따라서 현재를 바꾸지 않고도 과거에 개입하는 것이 문제없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남자는 자신의 희생자 전원이 2015년에 잘 지내고 있으며 최상의 건강 상태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에서는, 그러므로 살해당한 사람이 없고, 이에 상응하여 범죄 또한 존재하지 않으며, 유감이지만 자신은 2007년의 재판권에 귀속된다고 느끼지 않노라고 했다.
--- p.38~39

이미 유년 시절부터 그는 자기가 이 세기에서 길을 잃어 엉뚱한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다른 곳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시대에서 아인슈타인이나 보어 같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논쟁에 그가 빠진 것을 아쉬워하고 있는 판인데 말이다.
--- p.56~57

시간은 끝도 없이 많은 카드가 담긴 카드 함이다. 그는 카드를 펼쳐 놓고는 그가 잠자는 리암을 차 안에 남겨 두지 않았던 평행 우주를 찾는다. 아니면 마이케가 보이 스카우트 캠프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지 않았던 평행 우주를.
--- p.78

한 인간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꿔 놓는 것은 언제나 세 어절짜리 문장이다. 나는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미워해. 아버지가 숨을 거두셨어. 나는 아이를 가졌어. 리암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다벨링은 제거되어야 한다. 세 마디짜리 문장이 끝나고 나면 인간은 완전히 혼자가 된다.
--- p.82

어떤 날에는 삶이 어떤 이에게 뒷문으로 삶에 발을 들여놓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을 허락하지 않는다, 라고 형사는 생각했다고, 형사는 생각한다.
--- p.172

그가 얼마 전에 깨달았다시피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저 새벽 4시에 깨서 더 이상 잠이 들지 못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노화는 무엇보다도 자기 몸과 다시 시작하는 랑데부다. 자기 몸속의 관(管) , 필터, 링크, 펌프와 치르는 단독 대담이다. 그것들은 오랫동안 남몰래 제 역할을 해 오다가 갑자기,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하면서, 의식으로 파고든다.
--- p.175

우리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것들 중에서 아주 놀랄 만큼 많은 것들이 실재한다는 사실, 알고는 계시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가정만큼이나 확고하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우리가 확신하는 것들 중에 말이오. 자신의 죽음도 이런 것들 중 하나지. 그리고 리암 같은 사내아이가 사라지는 것도 역시 그중에 하나고.
--- p.198~199

다중 세계 해석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당신은 그 이론이 생겨난 책임이 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만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신의 부재 탓인 거죠. 인간의 삶에는 어리석게도 기적이 근저에 놓여 있습니다. 한 인상적 경우의 우연의 일치를 말하는 겁니다. 빅뱅 때 우주는 정말로 무수히 많은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체를 허락하는 가능성의 몫은 보잘것없이 작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존을 유발한 그 변형이 결정되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관찰하는 모든 자연 상수들은 그것들 사이에 인간이라는 이름의 하찮은 양의 생물 자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습니다. 유효한 물리 법칙에서 아주 조금만 더 벗어났더라도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란 말입니다.
--- p.222

그 대신에 이제 그는 왜 살인자가, 범죄 소설이 주장하듯, 자신의 범행 장소에 되돌아오기를 즐기는지 안다. 그것은 살인자들을 부르는, 뿌리칠 수 없는 악의 매력 때문이 아니다. 또한 속죄하고픈 마음과 현장에서 즉각 체포되리라는 은밀한 희망 때문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사건이 정말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287~288

“단 하나의 우주.” 오스카가 말한다. “도주 가능성이 없는 우주. 너는 그걸 연구해야 해. 그 속에서 살아야 하고.”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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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경탄할 만한 서술 기술을 대가답게 구사한 작품이다. 이 정도 짐을 지고는 다른 작가들은 겨우 물장구밖에 못 쳤을 것이다. 그러나 율리 체는 여기에 심지어 위트까지 담아 침착하게, 그리고 거뜬히 항구까지 항해해 간다.
- 벨트 암 존탁
사람들은 이 책을 마치 귀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두 손에 들고 있다. 놀라운 인식, 아름다운 문장, 시적인 이미지, 기교 넘치는 대화로 터질 듯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율리 체가 아주 훌륭한 글을 쓴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아멜리에 프라이트
완벽함을 갖춘 율리 체의 미로는 차갑게 남아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율리 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율리 체의 미로는 너무나 영리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웃음을 주는 장치들이 드리워져 있고, 벽을 따라서는 최근에 보기 힘든 번뜩이는 문장들이 포진하고 있다.
- 엘마 크레겔러 (《디 벨트》)
율리 체의 소설은 언제나 모험이다. 매번 이 작가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들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양자역학을 일반상대성이론과 통합하는 야심 찬 주제를 다룬다. 다시 말해 새로운 세기의 위대한 정신적 계획 중 하나를 다루는 것이다. 하지만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일지라도, 이 이야기의 마력에 빠져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율리 체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표현들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처럼 우리를 경탄하게 만든다. 게다가 언제나처럼 율리 체의 작품에는 우연과 범죄와 같은 악의 세계로부터 온 가공할 만한 스토리가 있다. 히치콕의 명작처럼 삐딱하고, 우리를 긴장시키며, 결코 잊히지 않는다.
- 브리기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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