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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의 호랑이

박문영 | 창비 | 2024년 02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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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398g | 128*188*22mm
ISBN13 9788936439477
ISBN10 8936439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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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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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아름다웠어, 처음엔.”
“무주지는 생겨난 게 아니라 만들어진 곳이야.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겠어? 오래 시도하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인 줄 알겠냐고. 그러면 안 되니까, 그런 짓을 하면 안 되니까, 아무도 안 했던 거야.”

둘은 잠자코 있었다. 기정이 좁다란 강물을 한참 쳐다보다 말했다.
“이런 말 우습지 않아? 상황 봐서. 두고 봐야지. 열어놓자…… 난 다른 가능성은 전부 닫고 싶었어. 선택할 필요가 없었어. 너만 좋았으니까. 너랑 도영이만 있으면 다 좋았으니까.”
--- p.36 「무주지」중에서

컬러 필드의 링은 성적 페로몬에 따라 색을 드러냈다. 색은 날마다 조금씩 변했지만, 처음 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상황에 맞춰 가까이하고 싶은 색도 달랐다. 우위를 점하는 색은 없었다. 어떤 배색인지,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가 중요했다. 궁합 예상 확률을 점치는 글들이야 늘 돌아다녔지만, 무슨 색에도 어울리는 색이 있었다. 대체로 비슷한 계열의 색상끼리는 느긋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서로를 완강히 밀어내는 보색끼리는 격렬하고 전투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길에서 뜨겁게 싸우는 커플은 네온옐로우, 딥퍼플의 조합. 아침 산책로를 따라 걷는 커플은 라이트그레이, 빈티지그레이의 조합인 식이었다.
--- p.47-48 「컬러 필드」중에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러워지기 마련인 이곳의 법칙들이 아직 그에게는 부자연스럽고 부당하기만 했다. 계단을 한칸 한칸 올라설 때의 기쁨이 누군가에 의해 내팽개쳐졌고 아무도 잘못한 쪽을 뜯어말리지 않았다. 스스로 자리를 내주었지만, 자신이 원한 양보도 아니었다.
--- p.84 「주희, 상수」중에서

“나는 뭘 그렇게 알고 싶었던 걸까.”
“옥토버, 넌 다른 사람들이 발조차 떼기 두려워하는 일에 머리를 들이밀지. 그 투지와 강인함은 높게 평가받을 만해.”
하이마는 옥토버에게 무엇이 불안했는지 물었고 이런 대답을 들었다.
“난 두렵기보다 슬펐어.”
--- p.108-109 「옥토버」중에서

여진은 머릿속에 차량용 열선 시트 구조를 그렸다. 히팅컨트롤 원리는 익숙했다. 소파 가죽 밑에 열선 모듈을 삽입하고 등판 아래 스위치를 부착하면 끝이었다. 그러면 한서의 기분이 좋을 때 온기가, 기분이 나쁠 때 냉기가 흐를 것이다. 여진은 한서가 몸담을 곳도, 한서의 생각을 전환할 방식도 홀로 결정했다. 그날부터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날까지 열달여간 아이는 언제나 여진 곁에, 천국이 아닌 그의 품에 있었다.
--- p.123 「초록 소파」중에서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서 헤어지는 경우는 사실 드물지 않아? 아마 다른 사람에게 끌렸을 확률이 높겠지. 그럼 난 그렇게 됐다고 말할 거야.”
쉐임리스 시술은 무화과에게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 p.139 「수치 없는 세계」중에서

“너랑 나는 만화에 나오는 조연이야. 만화를 영화로 각색한 곳이 이 공간이고.”
나는 대꾸를 포기했다. 행사장 안전요원을 빨리 찾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믿든 안 믿든 들어. 난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챘어. 지금 여긴 한 노인의 뇌 안이야. 84세, 의식을 잃은 할머니. 가족들의 요청으로 이 사람에게 AI 코마 회복 프로그램을 돌리는 중이고.”
--- p.168 「회양목 사이로」중에서

나는 황주임의 등을 향해 말했다.
“쓰지 못할 것 같아요.”
그가 의자를 반쯤 돌렸다.
“왜. 잘 구현됐잖아. 배경 그래픽 좀 봐봐. 아, 사운드가 별로야?”
“떨고 있잖아요. 사람이 그냥 덜덜 떨고 있잖아요."
--- p.200 「천검 관광」중에서

호랑이 한마리는 가파른 절벽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근육과 관절이 강철 같아 보였다. 하지만 눈앞의 맹수는 난폭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 안에는 여러 힘이 공존했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고독하고 정다운 눈빛. 나를 바라보는 호랑이의 눈동자는 흔들리는 촛불처럼 황홀했다.
--- p.234 「방 안의 호랑이」중에서

“비평가님 말씀대로 실감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여기 관련한 부작용이 사회문제로 꾸준히 불거지고 있는데요.”
“그렇죠. 아티스트의 인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부터 기기에서 종일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이제 이런 말은 농담으로도 쓰기 힘들게 됐어요. 걔가 죽으면 너도 따라 죽겠다.”
“요 몇달 업계 1위는 여전히 패나죠. 다른 기기들이 그 사람 옆에 있는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면 패나는 그 사람 자체가 되는 감각을 느끼게 합니다. 이게 패나의 성공 요인일까요?”
“글쎄요. 저는 그 사람 옆에 있는 게 좋은데요.”
“아, 비평가님은 패나 말고 다른 걸 쓰시는군요?”
“그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 p.243-244 「패나」중에서

각자 애인이 있는 경과 후배는 월말정산을 하듯 매월 마지막 주 평일 중에 만남을 가졌다. 경은 휴대폰 화면 속 후배의 이름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여성스럽고 흔해 빠진 가짜 이름이 오늘따라 처연해 보였다. 곧 후배에게 자신의 결혼 소식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식을 올릴 상대는 같이 만화를 그리는 진겸이었다. 어리숙하고 밋밋한 남자였지만 다감한 구석이 많았다. 경은 단정하고 낡은 단화 같은 진겸을 버릴 수 없었다. 그를 도려낸 자신의 삶은 이기와 고독, 그 자체일 것만 같았다.
--- p.265 「파경」중에서

“너희 거야. 전부 너희 거야.”
나는 실눈을 뜨고 바람이 헤집어놓은 마을을 둘러봤다.
이게 내가 기다리던 풍경일까. 조, 콩, 팥, 율무, 귀리, 수수. 작물의 호칭과 형태처럼 이게 사람과 어울리는 풍경이었을까. 나는 도리질을 치다 멈췄다. 지금도 사람 말고 다른 걸 봐야 했다.
--- p.331 「누나와 보낸 여름」중에서

‘일년 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고, 삼년 뒤 혼자 있게 됩니다’.
정직하게 대면하기로 하자. 좋지는 않지만, 나쁘지도 않은 미래다. 어쩌면 작은 흠결과 불운을 수긍하는 과정에서 삶이 나아질지 모른다. 평범한 시간은 고여 있는 시간이다. 분투하고 충돌해야 발전이 따른다. 전언은 나를 깨어 있게 할 것이다. 더 생생히.
--- p.354 「정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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