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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걸작선 (큰글자책)

미야자와 겐지 걸작선 (큰글자책)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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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210*297*30mm
ISBN13 9791166892219
ISBN10 116689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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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디에선가 "은하 정거장, 은하 정거장" 하는 신비로운 목소리가 들리더니, 수억만 개의 불똥꼴뚜기 불을 한꺼번에 화석으로 만들어 하늘에 박아 놓은 듯이 갑자기 눈앞이 밝아졌습니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더 이상 낮아지지 않아 일부러 캐지 않는 척하며 회사에서 숨겨 놓은 다이아몬드를 누군가가 온통 흩뿌려놓은 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조반니는 몇 번이나 눈을 비벼야 했습니다.
--- p.26쪽 「은하철도의 밤」중에서

마침내 숲을 다 빠져나왔을 때 부도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휘둥그레 떴습니다. 눈앞에서 저 멀리 새하얀 구름이 있는 곳까지 들녘에는 꼭 아름다운 연분홍색과 초록색, 회색의 카드가 펼쳐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연분홍색인 곳에는 키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피어 있고, 꿀벌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바쁘게 돌아다녔습니다. 초록색인 곳에는 작은 이삭을 매단 풀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자라고, 회색인 곳에는 얕은 흙 수렁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이 좁은 나지막한 둑이 그 사이를 가로막고, 사람들은 말을 몰아 땅을 일구거나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 p.97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중에서

"정말 이상한 집이야. 왜 이리 문이 많을까?"
"러시아식이라서 그래. 추운 곳이나 산속은 거의 다 이렇지."
문을 열려고 하자 문 위에 샛노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저희 집은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니까, 부디 양해해주십시오.'
--- p.140 「주문이 많은 요리점」중에서

"음악을 배우고 싶어요."
고슈는 조심스럽게 말하는 뻐꾸기의 말을 비웃었습니다.
"음악이라구? 네 노래는 뻐꾹 뻐꾹 하는 소리만 낼 뿐이잖아?"
뻐꾸기는 더할 수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예, 그래요. 하지만 뻐꾹 소리를 내는 것도 아주 어려워요."
"어렵다구? 오랫동안 우는 게 힘들지, 노랫소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잖아?"
"그렇지 않아요. 예를 들어 '뻐꾹' 하고 우는 것과 '뻐꾹' 하고 우는 건 소리가 다르거든요."
--- p.159 「첼로 연주자 고슈」중에서

"해님, 해님. 부디 당신이 있는 곳으로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불에 타서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저처럼 흉측하게 생긴 새라도, 불에 타오를 때에는 희미한 빛을 내뿜겠지요. 부디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 p.183 「쏙독새의 별」중에서

동자들은 심한 현기증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서 서 있는지 걷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었지만, 한마디도 불평하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벌써 여섯 시간이나 지났지만, 전갈의 집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 시간 반은 더 가야 합니다. 그러나 붉게 타오르던 태양은 이미 서쪽으로 넘어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 p.200 「쌍둥이별 1」중에서

그때 발밑에서 별처럼 생긴, 붉은빛의 작은 불가사리가 끼어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바다에서 오셨나요? 두 분 모두 푸른 불가사리라는 표시를 달고 있군요."
"우리는 불가사리가 아닙니다. 별이라고 하지요."
--- p.211 「쌍둥이별 2」중에서

"이 빨간 튤립과 하얀 튤립을 쳐다보면, 옛날에 해적이 입던 조끼가 생각나지요. 그리고 이 새빨간 꽃잎이 두 겹 달린 튤립을 보십시오. 이 꽃잎보다 투명한 꽃잎은 없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사람들이 모두 갖고 싶어 한답니다."
"정말 굉장합니다! 붉은 튤립은 바람에 살랑거릴 때보다 가만히 있을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군요."
--- p.233 「튤립의 환술」중에서

"존경하는 시인 알타께 행운이 있기를! 스루닷타여. 그 시야말로 나의 시이며 동시에 너의 시다. 애당초 나는 이 동굴 안에서 시를 읊은 것일까? 너는 이 동굴 위에서 그 시를 들었을까? 오오, 스루닷타여! 그때 나는 구름이며 바람이었다. 그리고 너 또한 구름이며 바람이었다. 시인 알타가 만약에 그때 명상을 했다면 아마 똑같은 시를 읊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루닷타여, 알타의 말과 네 말이 똑같지 않고, 너의 말과 나의 말이 똑같지 않듯이 시의 운韻도 아마 그러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시야말로 너의 시이며, 또한 구름과 바람을 다루는 정신의 시다."
"오오, 차나타시여. 그렇다면 저는 용서를 받은 겁니까?"
--- p.290 「용과 시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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