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4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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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20쪽 | 360g | 135*205*18mm |
ISBN13 | 9788937489570 |
ISBN10 | 8937489570 |
출간일 | 2014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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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20쪽 | 360g | 135*205*18mm |
ISBN13 | 9788937489570 |
ISBN10 | 8937489570 |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침묵의 질병 ‘고독사’를 정면으로 다룬 3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다 가졌는데 살아야 할 이유만 없는, 까다롭고 냉소적이며 마초적인 노인에게 찾아온 마지막 첫사랑 3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모나코』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77년 제정된 〈오늘의 작가상〉은 한수산, 이문열, 정미경 등의 거장을 배출하며 한국문학을 선도해 왔다. 올해 주인공 김기창은 수상작 『모나코』를 통해 등단한 신인 작가로, ‘고독사’라는 실존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개성적인 인물과 고유한 문체로 탁월하게 표현했다. 특히 시니컬하고 염세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주인공 ‘노인’의 철학적인 말과 신선한 비유 들은 한국문학에 흔치 않은 영역인 블랙유머를 성공적으로 구사하며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페이소스 넘치게 다뤘다. 『모나코』는 좋은 집에 돈도 많고 취향도 고급인 할아버지, 즉 남들 눈에는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골드 실버’의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풍요로운 삶의 조건을 전부 누리고 있지만 정작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은 가사도우미‘덕’과 아내 같고 친구 같고 딸 같은 사이로 지내던 중 이웃의 젊은 미혼모 ‘진’을 좋아하게 된다. 마른 우물처럼 바닥을 드러냈다고 생각했던 욕망이 꿈틀거리자 노인은 당황하고, 그런 한편 세상을 좀 살아본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진’역시 가볍지도 무겁지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노인’의 관심이 싫지 않다. 『모나코』는 어느 노인의 생애 마지막 겨울을 배경으로 기묘한 삼각관계와 죽음에 대한 소묘를 쓸쓸하게, 그러나 생동감 넘치고 유머러스하게 전해 준다. 『 모나코 』 보러 가기 클릭 |
1 2 3 4 5 6 7 작가의 말 |
김기창 화백을 떠올리게 해주는 이름이지만 동명이인, 저자 김기창은 잘 모르지만 2014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책을 손에 집어들었다. 동양화가 운보 김기창 화백을 그림을 좋아했던 일인으로서 동명이인이 김기창이라는 소설가에게 흥미를 느끼게 된 점도 없잖아 있다. '모나코'는 유럽 남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공국(公國)으로 이탈리아의 로마 북서부에 있는 가톨릭 교황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바티칸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이며 그레이스 켈리 왕비를 생각나게 해 주는 나라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가 모나코를 생각하고 책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은 아닐테니 다른 의미의 '모나코'를 생각해봐야겠지? 지중해 연안에 있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나라기에 일생에 한번쯤은 여행지로 선택하고 싶은 나라이며 책속의 주인공이 꼭 가보고자 했던 나라기도 하다. 영화배우로서 전성기를 살다 모나코라는 작은 공국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 그녀는 왕비로서의 삶이 행복했을까?
가진 것도 없이 홀로 늙어가는 삶은 슬프다. 그렇다고 많이 가지고 있다 해서 혼자라는 외로움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노인분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가족들이 모여 웅성거리며 살아가는 것, 어른들 모시고 아이들 돌보면서 사는 옛날과 같은 삶을 바라는 것이지. 노인이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왔다. (p.7) 책은 이 말로 시작된다. 노인이 가족이 아닌 사람을 집으로 들이는 일은 드물기에 가정부이자 보호자인 '덕'이 그렇게 생각했던 듯,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인은 홀로 살아가지만 돈은 가진 것이 있고 살뜰히 보살펴주는 '덕이'이라는 가정부가 있다는 것이다. 아내는 20년 전에 병으로 죽고 그때부터 노인 홀로 살아가고 있었으며 덕이라는 가정부 또한 함께 해왔다는 사실만 확인할수 있었다. 불량학생들을 데려다 담배(시가)를 주는 등 노인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처럼 오래 살지 말라고 주는 거야'라는 것이 소년들의 질문에 대한 노인의 답변이었다. 참~ 쿨한 노인네야~~~.
아이들에겐 자신들에게 충고를 하는 어른보다 책속의 주인공과 같은 노인이 더 환영받겠지? 노인이 사는 동네에 요즘 좀도둑이 극성을 부린다는데 노인이 집으로 데려왔던 불량 청소년들과 가끔 노인에게 불려와 집안일을 거들어 주는 잡부들에 의심스런 마음이 든다. 노인이 말하는 뽄새는 밉상스럽긴 하지만 잘 새겨듣다 보면 왠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 일까? 못난 사내들은 자신의 애인이나 아내와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바람난 남자를 상대하려 들었다. (p.129) 그것은 노인의 생각이고 내 생각은 전혀 다르다. 차라리 남자를 상대로 해결을 하려는 남자가 아내와 애인을 협박(?)하고 괴롭히는 남자보다 훨씬 낫다. 노인이 어린 미혼모 '진'을 짝사랑하게 되면서 아니 여자 또한 어떤 이유에서건 미묘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으니 단순히 짝사랑이라고 말하긴 뭣하지. 아직 젊은 우리는 나이 먹은 사람들의 사랑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지. 아니 이해하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맞다.
진을 만나면서부터 노인의 뒤를 밟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아무래도 진의 애인인 듯 싶다. 유부남이라는 그는 어쩌자고 가족들을 배신하고 진과 불륜에 빠져 있었던 것일까? 그는 진이 노인과 만나는 것을 지켜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어쩌면 부유한 노인에게 사랑하는 여자인 진을 빼앗길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지도. 다시 말하지만 노인은 돈이 많은 노인이다. 그것이 진에게 노인을 유혹하게 만든 계기일런지도, 아니라면 아무리 아이가 달려있다지만 아직 어린 진이 80을 넘긴 상노인에게 관심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잖아. 잘 해봤자 20대 초반일 '진'에게 있어 노인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할아버지 정도? 손녀처럼 애교도 부리며 용돈 정도 타내고 싶은 것이 속마음일런지도. 만약 그렇다 해도 모진 맘 먹고 도둑질하려고 나선 상황이 아니라면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줘야 겠지? 아무리 그렇다 한들 노인의 마지막 장면은 좀 충격적이다. 자식이 있으며 가진 것이 풍족한 노인이기에 노후가 행복할 것이란 생각은 착각에 불과했다. 어떤 결과인지는 스스로 찾아보시길. 독거노인들의 마지막을 연상하면 된다는 힌트는 드립니다.
그런 생각을 했다. 건강하고 돈이 있다면 늙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건강하고 돈이 있다고 해서 젊잖게 늙어가는 건 아니다.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나이가 들면 몸에서 냄새가 나고, 은연중에 젊은 친구들에게 대접 받기를 원한다. 내 젊은 시절은 이랬으니 너희가 나를 대접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나이가 들면 지혜롭고 세상을 보는 슬기로움이 존재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노인들이 더 많다. 자신의 생각만 옳고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젊은이를 보면 혀를 끌끌 찬다. 그리고 습관처럼 말한다. 늙으면 죽어야지..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 또한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하고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는 노인들. 60세 이상은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한 다는 요즈음 어떻게 늙고 어떻게 죽어가는 게 행복한 것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좋은 집에 돈도 많고 취향도 고급스러운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남들 눈에 모든 것을 다 가진 풍요로운 노인이다. 고급스런 삶을 살고 있지만 정작 이 할아버지는 죽는 날만을 기다린다. 이 노인 곁에는 가사도우미 ‘덕’이 있고 이웃에 사는 젊은 미혼모 ‘진’을 좋아한다. 진을 좋아하는 노인은 이런 감정에 당황하지만 그런대로 그 감정을 즐기기도 한다. 미혼모 ‘진’ 역시 이런 노인의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노인의 관심이 싫지 않다. 그럼에도 노인은 동네에서 고약하고 인색한 노인으로 치부된다. 간혹 찾아오는 둘째 아들은 노인과 진의 관계를 의심하며 심부름센터 직원을 고용해 이들을 지켜보는데..
돈이 있다면 조금은 자유를 누리며 노년의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아내와 친구가 모두 죽고 혼자 남은 노인에게 남은 건 돈 뿐이다. 보고 들은 것이 많고, 배운 것도 많지만 주변사람들은 그를 고약한 노인으로 생각한다. 아무것도 새로울 것 없고, 신기할 것도 없는 그는 죽는 날만 기다린다. 그러다 만난 미혼모 진. 그녀를 향한 욕망이 존재함에 당황하고 놀라지만 그게 결코 외설적이지 않다. 마지막 불꽃이랄까? 그렇게 스스로 불태우는 촛불처럼 열정을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노인은 아무도 없는 집에서 죽어간다.
죽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두렵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외롭게 죽어간다는 것.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고, 누구도 외로운 죽음에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이 책의 주인공인 노인은 여느 노인과는 다르다. 후덕하거나 느긋하거나 편안한 스타일의 노인이 아니다. 돈 많고 취향이 고급이며 요리를 잘하고 아는 것도 많다. 냉정하고 차가운 농담도 아무렇지 않게 내 뱉으며 누구에게도 상처 받을 것 같지 않은 강인한 멘탈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은 스스로 벽을 만들기 위한 제스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돈은 있지만 주변에 사람은 없는 노인. 한없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기에 외로움이 두드러진다.
마흔이 넘어가면서 나는 늘 생각한다. 나는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나는 어떻게 나이 먹어갈 것인가? 일정한 틀 안의 나로 늙어가고 싶지 않기에 책을 읽고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토론도 하지만, 이런다고 내가 지혜로운 노인이 될 수 있을까? 점점 늙어가는 게, 나이 드는 게 무섭다. 나이에 맞지 않게 가볍고, 진중하지 못한 사람이 될까봐. 그 나이에 맞는 지혜로움이 없을까봐.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다양한 모습의 노인들을 만난다. 인자하고 따스한 어르신도 있지만 화부터 내는 인색한 노인도 많음을 나는 안다. 점점 더 노인의 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그와 비례해 고독사하는 노인 역시 늘어나지 않을까?
내 마지막을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되는 것 같다. 눈을 감는 그날 까지 생각이 깨여 있고, 사고가 자유로운 내가 되고 싶지만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