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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모나코

: 2014년 3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양장 ]
리뷰 총점8.5 리뷰 1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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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60g | 135*205*18mm
ISBN13 9788937489570
ISBN10 8937489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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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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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는 노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였다. 남녀 모두 기대 수명이 90이었다.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모나코는 아직 가 보지 못했다. 노인은 그들이 신의 입김으로 빚은 햇살을 받으며 신의 피로 만든 물을 몰래 마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기대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노인에게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 노인이 고통스러운 것은 건강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의 목록이 없다는 점이었다. 돈은 충분했다. 지금까지 쓴 돈보다 더 많은 돈이 아직 남아 있었다.---p.24

노인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철봉에 매달렸다. 오래 살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이 아니냐고? 시작은 그랬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반세기를 견뎌낸 습관이 노인의 몸을 밀고 나갔다. 언제부턴가 사는 것도 습관처럼 여겨졌다. 먹고, 자고, 걷고, 먹고, 걷고, 또 걷고. 어떤 날은 사는 이유를 생각해 냈다. 다음 날엔 또 잊어버렸다. 이제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먹는 것의, 사는 것의 의미는 조난당한 선원의 수영복처럼 부질없었다.---p.25

노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는 법칙도, 도덕도, 일관성도 없었다. 죽음도, 여자도, 심지어 자신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관된 생각이라곤 위에서 내려다보면 무엇 하나 별것 아닌 높이와 깊이를 가졌다는 것 하나였다. 희망 없는 낙천주의자, 쾌락 없는 쾌락주의자, 절망 없는 비극주의자. 사는 것이 시작이고 끝이며 전부였다.-32

“죽고 싶어? 죽으려면 집구석에 처박혀 곱게 죽지 왜 나왔어? 꼴에 더 살아 보겠다고 기어 나왔어? 그럼 기어 다니지 왜 두 발로 걸어?”
노인은 어리둥절했다. 부모가 슈트 살 돈도 주고 철학도 열심히 가르친 것 같았다. 무시하고 지나쳤지만, 가슴 속에서 뭔가가 와르르 무너졌다.---p.48

노인은 덕이 필요한 것을 다 사 오는데도 불구하고 마트에 자주 갔다. 혹시라도 진과 마주칠까 해서였다. 자신의 그런 행동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그 이유를 알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이유는 미래가 있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것이었다. 노망이 난 거라면 그것도 그것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핑계 대기도 좋았다.---p.60

진의 마음이 어떤지는 물어보지도 않았고 알 수도 없었다. 사실 중요하지도 않았다. 배려는 강자의 미덕이라고 노인은 생각했다. 자신은 약자였고 무엇보다도 노인이었다.---p.66

털모자를 뒤집어쓴 노인 두 명이 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편의점 앞 도로변에 차를 주차해 놓고 담배를 피우는 택시 기사도 노인이었다. 틸트 트럭을 오토바이에 매달고 쓰레기봉투를 실어 나르는 환경미화원은 곧 노인이 될 사람이었다. 이른 아침은 노인들이 만드는 나라였다. 그들은 마법에 걸린 듯 조용했다. 이른 아침은 침묵의 나라이기도 했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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