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2월 25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470g | 127*188*30mm |
ISBN13 | 9788937442100 |
ISBN10 | 8937442108 |
발행일 | 2015년 02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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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470g | 127*188*30mm |
ISBN13 | 9788937442100 |
ISBN10 | 8937442108 |
자서-76년 만에 돌아온 마음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
김탁환 작가가 소설 <목격자들>을 쓰기 시작한 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로부터 한 달 후의 일이다. 참사가 있은 지 한 달 동안 작가는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써야할 글이 있었지만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랬던 작가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다른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을 기록하고 슬픔을 표현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다. 화가는 그림으로, 가수는 노래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의 넋을 기리고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작가로서 소설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백탑파> 시리즈를 위해 찾아둔 소재 중에 정조 때 일어난 조운선 침몰 사고가 있어서 이를 소재로 쓴 소설이 <목격자들>이다.
이야기는 의금부 도사 이명방과 그의 절친 김진이 각각 정조와 영의정 조광병의 명을 받아 전라도 밀양과 영암에서 일어난 조운선 침몰 사고를 조사하러 떠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 이명방은 짙은 해무 때문에 일어난 단순한 해양 사고라고 여기는데, 사건 관련자들은 물론 의금부 도사들까지 줄줄이 살해당하면서 여간 심각한 사건이 아님을 직감한다. 한편, 조정에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조운선 침몰 사고가 새로운 왕조의 출현을 기대하는 '정감록' 일파들의 소행이 아닌지 의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관련된 인물이 출현하고, 여간해선 여인들에게 마음을 내주지 않았던 김진이 웬일로 한 여인과 깊은 사랑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세월호 참사가 계기가 되어 집필된 소설답게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많다. 선장과 선원들은 대부분 목숨을 건진 반면 일반 백성들은 대다수가 사망한 점이 그렇고, 사건을 면밀히 조사해야 할 관원들이 오히려 진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한 점이 그렇고, 사건의 배후에 당대 권력자들이 관여되어 있으나 끝내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점이 그렇다. 특히 아홉 살 난 아들 차돌을 사고로 잃은 어머니 선영이 한양까지 와서 원통함을 호소하는 장면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밀양에서부터 맨발로 걸어왔건만 관원들은 돌아가라고 막아서고 때리고 사람들은 괜한 소란을 피운다며 돌을 던지는 장면은 당시 정부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홀대했던 것과 일부 보수단체 사람들이 유가족들을 욕하고 유가족들 앞에서 폭식을 하던 비인간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 작품의 절정은 조사를 마친 이명방이 정조에게 조사 결과를 고하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백성들을 한 사람씩 호명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공교롭게도 이 장면은 201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문재인 대통령이 5.18 당시 광주에서 목숨을 잃은 열사들을 한 사람씩 호명하던 모습과 겹친다(참고로 <목격자들>은 2015년에 발표되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이름의 주인을 기억하겠다는 것이고, 기억한다는 것은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은 누구를 기억하고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할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소설이다.
[방각본살인사건] [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에 이은
백탑파의 네번째 이야기 [목격자들]
전작들과 같이 목격자들 역시 백탑 아래 모여 학문과 예술, 경세를 논하던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이다.
2005년 가을 우연히 접하게 된 방각본 살인사건은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까지 한시고 쉬지 않고 앉은 자리서 두권을 다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다음해였던가?
김주혁을 주연으로 하는 방각본 영화가 크랭크인 되었다는 뉴스를 보고선 친구와 환호성을 질렀었는데
(친구에게 방각본세트를 생일선물로 주었더랬다ㅎㅎ)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화를 엎어졌고 ㅠㅠ
어느날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이 개봉하는데....
난 꽃과 같이 어여쁜 우리 화광 김진을 영접하지 못해 무척이나 낙심했었더랬다 ^^
조선의 르네상스시기였던 정조치하의 어느날
왕실의 종친이자 순진한 유림이었던 명방이 백탑아래에서 그들과 만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접함으로써 이야기는 시작되어 이번 네번째 시리즈까지 오게 되었다.
이번 목격자들은 전국의 조운선이 동시에 침몰하는 기이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자
정조의 어명으로 이명방과 김진이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이다.
선주의 이익추구로 증축된 선박의 침몰과 정부의 무능한 대응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는다게
세월호 사건과 오버랩되며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렸다.
작년 가을이었다.
국어샘이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뭔가 넘겨다 봤더니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이었다.
작가가 김탁환이라는 건 그 당시엔 몰랐다.
그무렵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서 정도전에게 흥미가 있던 중이어서, 그 책에도 구미가 당겼다.
나중에 한 번 읽어봐야지 맘 먹었다.
그리고 지난달, 과학동아 혜성카페를 다녀오면서 다시 한 번 김탁환님과 그의 소설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조선 시대, 세곡(나라에 조세로 바치는 곡식)을 운반하던 배인 '조운선'의 침몰 사건을 소재로 쓴 글인데
본문에 '혜성'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알고보니 김탁환님은 과학에도 관심이 있어,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등으로 유명한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함께
'눈먼 시계공'이라는 과학SF 소설을 펴내기도 했다.
꾸준히 과학자들과 소통하는 분이시니
천문학자인 안상현 박사님의 '우리 혜성 이야기'를 읽고 '혜성'에 대한 이야기를 등장시킨게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렇다고해서 '혜성'이 주인공은 아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조선 왕조 500년을 소설로 재구성하는 작업인 '소설 조선왕조실록'의 열 번째 작품이다.
다른 책을 먼저 쓰고 있던 중이었는데,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고 한다.
집필 중이던 소설을 더는 쓸 수 없어 중단하고, 세월호와 너무나도 많은 면에서 유사한 '조운선 침몰'을 소재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 한 작품에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 작품은 8개월 정도 걸려서 썼다고 한다.
물론 쉬운 시간들은 아니었다.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듯이...
<목격자들>은 소설 조선왕조실록 중 백탑파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다.
'방각본 살인 사건','열녀문의 비밀','열하광인'이 바로 백탑파 시리즈인데
이 중 '열녀문의 비밀'은 김명민 주연의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원작이기도 하다.
연암박지원, 박제가, 담헌 홍대용 등 18세기 한양의 진보적인 북학파 지식인들을 백탑파라 불렀는데
이는 이들이 백탑을 배경으로 서로 이웃해 살면서 우정을 나누고 사상과 학문을 교류한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 * 백탑은 지금 현재 종로2가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말한다. 이 탑이 대리석으로 만들어져서 하얀색 빛을 띄었는데,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 탑이 하얗다고 해서 흰 백자를 써서 백탑이라고 불렀다)
1780년 조운선 스무 척이 비슷한 시기에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조는 담헌 홍대용을 어사로 임명하고 의금부 도사 이명방, 탐정 김진 등을 파견하여 사건을 해결하도록 한다. 사건을 파들어갈수록 드러나는 무서운 진실.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부정 부패로 얽혀있어 나라 전체가 썩어가고 있던 것. 지금의 세월호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문장은 품위가 있고, 사건의 구성은 치밀하고 전개는 빠르며,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매력이 넘친다.
소설은 무척이나 재미있지만, 끝없이 환기되는 세월호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무겁다.
"우리는 구경꾼이 아니라 목격자가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로 끝을 맺는다.
탐정소설 자체로서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꿈과 지성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세월호를 잊는 않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