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래된 질문,
리더십은 누구의 것인가?
리더십에 관한 사상이 사방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위대한 리더십의 비밀을 풀고자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듯하다. 위대한 리더의 특징은 무엇일까? 누구라도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리더란 선택받은 소수의 전유물일까? 곤경과 위험이 닥쳤을 때 특정한 한 사람을 리더로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더십에 관한 이런 질문들은 비단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만의 화두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늘 같은 질문을 해왔다. 줄리어스 시저에서부터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위대한 리더의 특징을 분해하고 토론했으며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요컨대 효과적인 리더십을 구성하는 마법의 성분은 여전히 ‘수배 중’이다.
리더십이 정말 그토록 중요할까?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리더십이 없는 세상을 떠올려보라. 리더십이 세상에 주는 선물, 그리고 당신의 직장생활은 물론 가정생활에 매일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라.
---「1장 리더십은 어떻게 변해왔는가」중에서
C. K. 프라할라드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들려준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
겸손을 학문적으로 깊이 연구한 대표적인 인물은 C. K. 프라할라드였다. 그는 2007년과 2009년 〈싱커스50〉이 선정한 위대한 경영사상가 순위에서 2연패를 달성했지만 안타깝게도 2010년 세상을 떴다. 우리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그날 만남에서 그가 리더십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이다.
미래 리더의 특징은 무엇일까?
나는 겸손이 리더가 되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리더가 되고 싶다면 거만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여기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리더십은 희망과 변화, 미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란 불확실하기 때문에, 3가지 전제조건을 전부 충족해줄 수 있는 리더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과거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과거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는 사정이 다르다. 미래는 과거만큼 큰 확신이 없기 때문에 당신은 다양한 관점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을 은유적으로 표현해보자. 나는 좋은 리더란 양치기 개라고 생각한다. 좋은 양치기 개는 3가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첫째, 많이 짖기는 해도 물지는 않는다. 둘째, 뒤를 지켜야지, 양떼를 앞서나가서는 안 된다. 셋째, 어디를 가야 하는지 반드시 알아야 하고 양떼를 잃어버려서도 안 된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이야기를 한다. 리더십이란 합의 도출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령 당신이 신경 써야 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고 또한 공동창출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당신은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양치기 개에 비유하자면 그 대화는 물어뜯는 것이 아니라 짖는 행위여야 한다. 당신의 생각과 다른 무언가를 말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보다 더 소중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딱 들어맞는 옛말이 있다. 직접 짖을 수 있다면 왜 개를 키우는가? 주변의 모든 사람이 당신의 생각에 동의한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왜 필요하겠는가? 당신은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의견 불일치는 새로운 리더의 자질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3장 조용한 리더십, 단계 5 리더십」중에서
재앙은 나쁜 리더의 손에서만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리더의 가장 좋은 의도도 파괴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다트머스칼리지 터크경영대학원의 시드니 핑켈스타인 교수는 《실패에서 배우는 성공의 법칙》의 저자이며 이 외에도 다수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낙천적이고 매력적인 핑켈스타인에게 실패만큼 어울리지 않는 주제는 없어 보였다. 우리 필자는 6400만 달러짜리 질문을 시작으로 토론의 문을 열었다.
똑똑한 경영자들이 왜 실패할까?
그 이유를 깊이 파고들면, 모든 대답이 2가지로 귀결된다. 하나는 사람들과 관련이 있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하거나 어떻게 결정을 하지 않는가와 관련이 있다. 이 둘을 합치면 대부분의 실패가 사람들의 행동방식과 관련 있다는 말이 된다. 기업을 경영할 때 실수가 허용되는 범위는 대체로 일상생활에서보다 훨씬 좁다.
주변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미루는 것, 머리를 모래밭에 처박고 현실을 회피하는 것, 피드백,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피하는 것, 당신을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가까이 두는 등의 행동은 당신에게 파괴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책, 기사, 논문 등에 소개되는 위대한 리더의 사례는 어떤가? CEO가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서만 떠들어대고 대신에 성공적이지 못했던 모든 것들은 무시하는 책들이 넘쳐난다. 솔직히 이제 사람들은 그런 것에 약간 식상함을 느낀다.
그러자 이제 사람들은 컨설턴트들이 펴낸 책으로 눈을 돌린다. 저자가 된 컨설턴트들은 고객들의 다른 경험 10가지를 들려주면서 독자들에게 특정한 행동방침을 촉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들 고객 기업과 똑같이 하고도 실패의 멍에를 쓴 기업이 족히 수백은 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티브 잡스이다. 만일 내가 사람들에게 겸손과 열린 마음 그리고 적응성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면 두셋 중 한 명꼴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보면 그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스티브가 살아 있었을 때에는 그런 볼멘소리가 더 많았다.
물론 그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스티브 잡스의 경우를 토대로 리더십 이론을 만들고 싶다면, 당신 이론을 뒷받침해줄 샘플 크기는 오직 한 사람으로 국한될 것이다. 게다가 나는 그런 경영과 리더십 스타일을 채택하는 사람 100명 중 99명은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가 이토록 강경하게 말할 수 있는 데에는 논리적인 이유가 있다. 내가 조사했던 실패한 CEO들이 비슷한 범주에 속했기 때문이다.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고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하며 리더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면 훨씬 다양한 샘플을 수집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옳은 것만이 아니라 나쁜 것도 연구해야 한다. 사실 옳고 그른 것 모두를 연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5장 카리스마의 그림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