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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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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눈물

: 2005 한국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그 가슴 뜨거운 감동 실화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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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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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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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9.2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7.6만자, 약 2.4만 단어, A4 약 48쪽?
ISBN13 978895270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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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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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이 박무택의 조난 소식을 들은 것은 얄룽캉(8,505미터) 베이스캠프에서였다.
“뭐라고? 무택이가 어쨌다고”
그는 직직거리는 무전기를 터뜨릴 듯 움켜잡고 고래고래 악을 썼다.
“무택이가 정상 찍고 돌아오다가… 아무래도 조난당한 것 같습니다. 연락도 두절됐습니다.”
엄홍길은 이미 몇 번씩이나 확인한 사실을 묻고 또 물었다.
“무택이가? 나랑 같이 다니던 그 계명대 박무택이가”
엄홍길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난 소식을 전해온 원정대장 배해동에게 도리어 벌컥 화를 내고 말았다.
“그럴 리 없어! 걘 조난당할 애가 아니야! 이건 뭐가 잘못된 거야!”
그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예언인 듯 기원인 듯 혼잣말처럼 떠들어댔다.
“기다려봐! 무택인 안 죽어! 지금 그냥 무전기가 안 되는 것뿐이라구! 무택이 걔는 그렇게 죽을 놈이 아니야! 그놈이 얼마나 강하고 끈질긴 놈인데!”
--- p.31~32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원들의 고소 증세가 심각해진 것이다. 나는 말로만 듣던 고산병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경악했다. 히말라야 등반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고산병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가장 젊어 힘을 제대로 쓸 것 같았던 대원들이 밥도 못 먹고 걷지도 못하고 구토까지 해대는 것을 보니 안쓰러우면서도 난감한 기분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이래 가지고 과연 우리가 초모랑마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고산병이 난감한 이유는 그것을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만약 그것에 걸릴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원정대원을 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산병은 직접 몸으로 부딪혀봐야 안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호언장담하던 건강한 청년도 막상 히말라야에 오면 병든 닭처럼 만들어 버리고 마는 것이 고산병이다.
--- p.95

그는 당장 고개를 뒤로 돌려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도 지쳐 고개를 돌릴 힘조차 낼 수 없었다. 결국 노스콜 텐트 앞에 이르러서야 그는 뒤를 돌아봤다. 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기도 했던 까닭이다. 그런데… 그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뒤에 따라온다고 생각했던 대원들은 저 멀리 적어도 100미터 이상 떨어져서 터덜터덜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등골에 소름이 쫘악 돋더라구. 조금 전까지도 분명히 그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니까 무택이가 날 돌봐준 거야. 날씨가 너무 나쁘니까 어여 내려가라고… 그래서 내 바로 뒤에서 나를 돌보면서 따라 내려와준 거라구….”
일반인들에게라면 황당하게 들릴 소리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현상과 엄홍길의 판단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그때까지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앉아 있던 박근영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얘네들이 우리가 온 거 알고 있어요.”
--- p.155

“무택이가 온다! 무택이 내려온다!”
몇 가닥의 자일에 꽁꽁 묶인 박무택이 서드스텝의 절벽 위를 위태롭게 흔들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엄홍길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도저히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할 수 없는 귀곡성을 쏟아내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어어엉, 어어엉, 그의 울음소리가 초모랑마에 넓고 깊게 울려 퍼졌다. 그의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그가 낼 수 있는 소리는 오직 ‘어어엉, 어어엉’ 하는 통곡뿐이었다. 마침내 박무택이 서드스텝을 내려섰다.
엄홍길은 얼음덩어리로 변해버린 박무택을 부여안고 하염없이 그의 이름을 불러댔다.
“무택아… 무택아… 무택아….”
엄홍길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야 인마, 무택아, 너 이게 무슨 꼴이야! 네가 여기 이렇게 누워 있으면 어떡해! 가족들하고 친구들이 널 얼마나 애타게 찾고 있는데…. 너, 나랑 같이 다시 산에 가고 싶다고 그랬었잖아. 내가 널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데 여기 와서 이렇게 얼어붙어 있으면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 가자, 무택아! 나랑 같이 내려가자!’
하지만 그 어떤 말들도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그는 그저 주문이라도 외듯 사랑하는 아우의 이름을 내처 불렀다.
“무택아… 어어엉… 무택아… 어어어헝… 무택아….”
--- p.177~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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