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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리의 앤

에이번리의 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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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690g | 165*230*30mm
ISBN13 9788952723420
ISBN10 895272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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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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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경미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바람이 불 때에』『피라미 호의 모험』『어린이 세계를 간다(프랑스편)』『개구리 왕자』『펠리컨』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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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너랑 같이 있으니까 참 좋다. 네가 없었다면 난 무척 우울했을 거야. 아주 많이. 햇빛이 비치는 대낮에는 꿈 속을 헤매거나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어.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눈보라가 칠 때면 그런 것들로는 마음이 차지 않아. 그때는 누구나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 넌 잘 모를 거야. 열일곱 살짜리는 알 수가 없지. 열일곱 나이에는 앞으로 꿈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꿈꾸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 앤, 내가 열일곱 살 땐 꿈 속에 사는 마흔다섯 살짜리 백발의 노처녀가 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단다.”
앤은 생각에 잠긴 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아주머니는 노처녀가 아녜요. 노처녀는 타고나는 것이지 되는 게 아니예요.”
라벤더는 기발하게 앤의 말을 흉내냈다.
“어떤 사람은 타고났고 어떤 사람은 일부러 노처녀가 되지만 어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노처녀가 되기도 하지.”
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아주머니는 일부러 노처녀가 된 사람이겠군요. 아주머니는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노처녀들이 모두 아주머니만 같다면 아마 노처녀 되는 게 유행할 거예요.”
--- pp.278~279
“마릴라가 장례식에 갔다가 돌아오고 있어요.”
요즘 토머스 린드 씨는 전보다 자주 의자에 눕곤 했는데, 자기 집 일보다 남의 일에 눈치가 더 빠른 린드 부인은 아직 그 사실을 알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릴라가 쌍둥이를 데리고 오네요. 맞아요, 데이비가 흙받이 너머로 몸을 숙여 조랑말 꼬리를 잡으니 마릴라가 애를 잡아끌어 자리에 도로 앉히고 있어요. 도라는 얌전하게 의자에 앉아 있네요. 도라는 언제 봐도 깔끔하고 말쑥해요. 이런, 불쌍한 마릴라는 분명히 올 겨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예요. 하지만 마릴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데려올 수밖에 없다고 봐요. 앤에게 도와 달라고 하겠죠. 앤이 이 사실을 알면 너무 기뻐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겠네요. 앤은 정말 애를 잘 봐요. 어쩜, 죽은 매슈가 앤을 데려오고 마릴라가 애를 키운다고 사람들이 모두 비웃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마릴라가 쌍둥이를 데려오다니. 죽는 날까지 놀랄 일이 아주 없진 않을거예요.”
살진 조랑말이 린드 골짜기에 있는 다리를 건너 초록 지붕 집으로 이어지는 샛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 p.85
“앤, 너랑 같이 있으니까 참 좋다. 네가 없었다면 난 무척 우울했을 거야. 아주 많이. 햇빛이 비치는 대낮에는 꿈 속을 헤매거나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어.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눈보라가 칠 때면 그런 것들로는 마음이 차지 않아. 그때는 누구나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 넌 잘 모를 거야. 열일곱 살짜리는 알 수가 없지. 열일곱 나이에는 앞으로 꿈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꿈꾸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 앤, 내가 열일곱 살 땐 꿈 속에 사는 마흔다섯 살짜리 백발의 노처녀가 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단다.”
앤은 생각에 잠긴 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아주머니는 노처녀가 아녜요. 노처녀는 타고나는 것이지 되는 게 아니예요.”
라벤더는 기발하게 앤의 말을 흉내냈다.
“어떤 사람은 타고났고 어떤 사람은 일부러 노처녀가 되지만 어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노처녀가 되기도 하지.”
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아주머니는 일부러 노처녀가 된 사람이겠군요. 아주머니는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노처녀들이 모두 아주머니만 같다면 아마 노처녀 되는 게 유행할 거예요.”
--- pp.278~279
“마릴라가 장례식에 갔다가 돌아오고 있어요.”
요즘 토머스 린드 씨는 전보다 자주 의자에 눕곤 했는데, 자기 집 일보다 남의 일에 눈치가 더 빠른 린드 부인은 아직 그 사실을 알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릴라가 쌍둥이를 데리고 오네요. 맞아요, 데이비가 흙받이 너머로 몸을 숙여 조랑말 꼬리를 잡으니 마릴라가 애를 잡아끌어 자리에 도로 앉히고 있어요. 도라는 얌전하게 의자에 앉아 있네요. 도라는 언제 봐도 깔끔하고 말쑥해요. 이런, 불쌍한 마릴라는 분명히 올 겨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예요. 하지만 마릴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데려올 수밖에 없다고 봐요. 앤에게 도와 달라고 하겠죠. 앤이 이 사실을 알면 너무 기뻐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겠네요. 앤은 정말 애를 잘 봐요. 어쩜, 죽은 매슈가 앤을 데려오고 마릴라가 애를 키운다고 사람들이 모두 비웃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마릴라가 쌍둥이를 데려오다니. 죽는 날까지 놀랄 일이 아주 없진 않을거예요.”
살진 조랑말이 린드 골짜기에 있는 다리를 건너 초록 지붕 집으로 이어지는 샛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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