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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돌리노 (상)

바우돌리노 (상)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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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클립펜(포인트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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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4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130*195*30mm
ISBN13 9788932904290
ISBN10 893290429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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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 요한 사제의 왕국의 전설은 십자군 시대에 서유럽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설이었다. 이에 따르면 페르시아와 아르메니아를 넘어 극동지역에 사제이자 왕인 요한이 다스리는 기독교국이 존재하며, 동방 교회 콘스탄티노플의 관할을 거부하는 네스토리우스교를 신봉한다는 것이었다. 십자군 시대에 이 전설은 유럽인들에게 이슬람 세력에 대항하는 동맹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전설이 처음 기록된 문서는 오토 폰 프라이징의 <연대기>(1145)인데 사제왕 요한이 페르시아 왕을 패퇴시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고자 했으나 티그리스 강을 건너는 데 따르는 어려움 때문에 목적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되어 있다. 1165년에는 사제왕 요한이 프리드리히 황제나 비잔틴 황제 등 유럽의 왕들에게 보내는 서한이 나타났는데 여기서 요한은 자신의 영토가 세 인도(인도, 인도차이나, 동인도 제도의 총칭)라는 것과 왕국의 행정 제도와 풍요로움을 소개하고 있다. 라틴 어로 씌여졌으며 비잔틴 황제를 노골적으로 멸시하고 있는 이 가짜 문서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교황 알렉산데르 3세는 프리드리히 황제와의 주도권 다툼에서 우세를 점하려는 의도로 이에 답장을 보내기에 이른다(1177). <요한 사제>라는 이름은 아마도 몽골 제국의 중앙아시아 칸이었던 <구르칸>이 히브리 어나 시리아 어를 거치면서 와전된 것인 듯하다. 칸 자신은 불교도였지만 다수의 네스토리우스 파 관리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요한 사제 왕국의 전설은 마르코 폴로 등 다수의 유럽 인의 마음을 사로잡아, 동서 문화 교류를 촉발시킨 한 원인이 되었다.
--- pp 30
오토는 먼저 라에빈을 머리맡으로 불렀다. 자신이 쓰던 프리드리히의 치적을 라에빈이 계속 써나가도록 맡기려는 것이었다. 오토는 라에빈에게 그 일이 쉽다고 말했다. 사건들을 기록하고 고서에서 발췌한 대화들이 황제의 입을 통해 나오게만 하면 되었다. 오토 주교는 라에빈과 이야기를 한 뒤 바우돌리노를 불렀다. "Puer dilectissimus(사랑하는 얘야)." 오토가 바우돌리노에게 말했다. "나는 떠난다. 돌아간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어떤 표현이 더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구나. 두 도시에 대한 이야기와 프리드리히의 치적 중 어떤 게 더 정확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듯이 말이다..." (...)

"내 이야기를 잘 들어라. 너는 내가 황제께 피레네 산맥 너머의 도시들의 행동이 타당하다는 것을 이해시키려고 애를 썼다는 것을 알 게다. 황제는 그 도시들을 자신의 지배 하에 둘 수밖에 없을 거다. 하지만 그들을 굴복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 아마 포위 공격이나 대학살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는 네가 태어난 고향 도시와 우리의 폐하의 요구가 잘 조화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사람들이 적게 죽을 수 있게,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게다. 황제께서는 네 말을 신뢰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도시들이 네 고향이니까. 이렇게 하자면 넌 하느님께서 이르시는 사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내가 황제 폐하께 널 파리로 보내 공부를 시키라고 청했다. 법률 연구에만 몰두하는 볼로냐가 아니다. 너 같은 악당은 법전에 코를 들이밀어서는 안돼. 법률로는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리에서는 수사학을 공부하고 시인들의 작품을 읽게 될 게다. 수사학은 진실이라는 확신이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말하는 기술이다. 시인들은 그럴듯한 거짓말을 꾸며 낼 의무를 가지고 있단다. 신학을 조금 공부하는 것도 좋을 거다. 하지만 신학자가 되려고 애를 쓰지는 말아라.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일들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훌륭한 궁정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러더니 가쁜 숨을 내쉬었다. 주교는 다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토가 마지막 숨을 거두려고 한다는 생각을 한 바우돌리노가 그의 눈을 감겨 주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오토가 다시 입을 열더니 남아 있는 마지막 힘을 다해 조그맣게 말했다 "바우돌리노, 요한 사제의 왕국을 기억하거라. 그 왕국을 찾아야만 기독교 황제의 깃발들이 비잔틴과 예루살렘 너머까지 갈 수 있단다. 난 네가 꾸며 낸 많은 거짓말들을 들었다. 황제는 그 말을 사실로 믿었지. 그러니까 네가 이 왕국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이야기를 꾸며 내도록 해라. 잘 들어야 한다. 내가 부탁하는 것은 네가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것, 죄가 될 수도 있는 것을 증언하라는 말이 아니라, 네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거짓으로 증언하라는 것이다 - 이것은 분명히 존재하거나 분명히 일어났던 사건 중에서 증거가 불충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기 때문에 훌륭한 일이란다. 제발 부탁이다. 분명 페르시아 인들의 땅 너머에, 아르메니아 인들의 땅 너머에, 바크타, 에크바타나, 페르세폴리스, 수사, 아르벨라 너머에 동방 박사들의 후손인 요한이 살고 있을 거야... 프리드리히를 동으로 가게 하려무나. 그쪽에서, 그 어느 왕보다 프리드리히를 빛나게 만들어 줄 빛이 비치고 있기 때문이란다... 밀라노와 로마 사이에 뻗어 있는 이 진흙탕에서 황제를 구해 다오... 어쩌면 환제는 죽는 날까지 그 진흙탕 속에서 뒹굴지도 몰라. 교황도 통치권을 가지고 있는 이 제국에서 그가 멀어지도록 만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프리드리히는 이 제국의 반쪽짜리 황제로 영원히 남을 게다. 잘 기억하렴, 바우돌리노... 요한 사제... 동쪽의 길..."

"왜 이런 말씀을 제게 하십니까, 스승님. 라에빈께 하시지 않고 말입니다."

"라에빈에게는 상상력이 없기 때문이야. 그는 자기가 본것만을 이야기할 수 있어. 본 것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할 때가 있단다. 자기가 본 게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는 보지 않은 것도 상상을 할 수가 있어. 오, 왜 이렇게 어두워진 게냐?"

거짓말쟁이 바우돌리노는 밤이 되어서 그런 것이라고 놀라지 말라고 오토에게 말했다. (...)
--- pp 101~102
니케타스는 생각했다. 당신은 거짓말쟁이 크레타 인 같군요. 당신은 내게 자신이 이름난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면서도 내게 당신을 믿으라고 강요하는군요. 당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지만 나에게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믿게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나는 오랫동안 여러 황제들을 모시며 궁정 생활을 하면서 당신보다 훨씬 더 교활한 거짓말쟁이의 대가들이 파놓은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웠소..... 당신의 고백에 따르면 당신은 당신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쩌면 바로 이 때문에 당신이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까지, 그렇게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구려.
--- p.78
그렇게 해서 저는 볼기와 꿀밤을 맞아 가며 글을 배웠어요 친해지자 은자가 제게 말했어요 넌 정말 건강하고 잘생긴 소년이란다 이 머리는 사자 머리처럼 근사하구나 그런데 팔 힘도 센지 가슴도 튼튼한지 내게 좀 보여 주렴 네가 건강한지 보고 싶으니 네 사타구니를 좀 만져 보게 해다오 그래서 저는 일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무릎으로 그의 감자를 그러니까 다시 말해 고환을 후려쳤어요 그가 푹 고꾸라지며 말했어요 젠장맞을 내가 마렝고 사람들한테 가서 네게 악령이 씌었다고 말할 테다 그러면 사람들이 널 화형시킬 걸 마음대로 하세요 제가 말했어요 그렇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당신이 한밤중에 마녀의 입에다 그걸 집어넣는 걸 보았다고 할걸요 어디 사람들이 누가 악령이 들었다고 생각할지 두고 보자고요 그러자 그가 말했어요 잠깐만 기다려 봐라 내가 장난을 좀 했단다 난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지 보고 싶었다 더이상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꾸나 내일 오너라 내일은 쓰기를 가르쳐 주마 읽기는 조금도 어렵지 않아 눈으로 보고 입술을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까 그렇지만 네가 책을 쓰려면 펜과 잉크 그리고 folii(종이)가 필요하다 alba pratalia arabat et nigrum semen seminabat(펜이 하얀 밭을 갈고 검은 씨앗을 뿌리니까) 그러니까 그는 늘 중간중간에 라틴 어를 섞어서 말했어요

그래서 내가 그에게 말했지요 읽을 줄만 알면 돼요 읽을 줄 알면 지금까지 몰랐던 것을 배우게 되겠지만 글을 쓰게 된다면 이미 알고 있는 것만 쓰게 되죠 그러니까 됐어요 글 쓰는 것을 모르고 지내는 게 더 나아요 그것만 빼고는 어디에도 빠질 게 없죠

내가 이런 이야기를 독일 귀족에게 해주자 그 귀족은 미친 사람처럼 웃어 대다가 말했다 훌륭하구나 어린 기사여 은자들은 allesammt Sodomiten(모두 다 비역질 하는 자들)이란다. 그런데 또 말해 보렴 또 말해 봐 숲에서 또 뭘 봤지 그래서 나는 그 귀족이 프리드리히 황제를 따라서 테르도나를 차지하려는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서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게 좋겠어 혹시 동전 한 닢을 더 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그 귀족에게 이틀 전 밤 바우돌리노 성인께서 내 앞에 나타나셨다고 말했다 바우돌리노 성인께서 내게 말씀하시기를 프리드리히는 프라스케타를 포함해 롬바르디아 전체를 통틀어 단 한 사람뿐인 진짜 귀족이기 때문에 프리드리히가 테르도나에서 대승을 거둘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귀족이 말했다 Kint(얘야) 넌 하늘이 보낸 아이로구나 황제의 진영으로 가서 바우돌리노 성인께서 네게 하셨다는 그 말을 해줄 수 있겠느냐 그래서 나는 만약 귀족이 원한다면 나는 베드로 성인과 바울로 성인께서도 포위 공격하는 황제군을 지휘하러 오실 거라는 이야기를 바우돌리노 성인께 들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자 귀족이 말했다 Ach wie Wunderbar(아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내가 보기에는 베드로 성인이면 족할 것 같구나 kint(얘야) 나하고 같이 가자 넌 행운을 잡은 거다
--- pp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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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혼합주의

작가와 독자 사이의 이러한 협약에 대해 에코는 자신의 '소설 속의 독자Lector in fabula' 속에서 아주 명료하게 분석하고 있다. 숨은 뜻을 간파해 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고, 즐기면서 가르치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문학적) 유혹의 이러한 섬세한 기술을 에코는 <바우돌리노> 속에서 극한까지 밀고 나간다. {바우돌리노}의 마지막 50페이지는 아주 탁월하며, 가장 탁월한 역사 스릴러 거장의 소설가로서의 천재적 재능을 잘 보여 준다.

이번에도 역시 움베르토 에코는 가르강튀아적인 박학을 과시한다. 하지만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코의 표현을 빌자면 '문학사상 최초의 탐정 소설'이다)의 서술적 모델을 기초로 하고 있는 탐정 소설 <바우돌리노>의 독창성은 잃어버린 성배(聖杯)의 전설, 성의(聖衣) 이야기, 동방 박사 세 사람의 이야기, 세례 요한의 가짜 두개골의 시련 등 중세적인 상상력을 만들어 낸 모든 위대한 신화들이 이 작품 속에 뒤섞여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당연히 이러한 성유물들을 차지하기 위하여 주인공은 외뿔 짐승, 사티로스[반인반수(半人半獸)의 괴물], 혹은 인간의 몸을 하고 있고 머리는 개와 새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 괴물의 크기에 비교해 볼 경우 선사 시대의 익수룡(翼手龍)들도 참새에 지나지 않을 거대한 괴물들이 들끓는 동양 세계의 가장자리를 전전하며 모험을 겪는다. 에코는 다음과 같이 설명을 붙인다.

'이 모든 것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정반대로 극도로 사실적입니다. 무아삭Moissac이나 베즐레V zelay를 한번 방문해 보세요. 성당 정면의 합각 머리 삼각면에 새겨진 그림들 전부가 내 작품 속에 등장하지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실주의적인 작가라니까요!' 역사와 좋은 문학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틀림없이 이 작품을 좋아할 것이다. 아주 만족할 만한 방식으로, 에코는 중세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작품 중의 하나이자 그의 친구인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가 1985년에 발간한 작품인 <중세의 상상력L'Imaginaire m di val>을 소설화시킨 것이다. 르 고프는 자신의 저서 속에서,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암흑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중세 시대에 지식인 문화와 대중 문화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 포개지고 있는지를 보여 준 바 있다. <바우돌리노>는 농부들과 전사(戰士)들 사이에서 전개되지, 수사(修士)들과 문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에코는 <장미의 이름>의 신비스럽고도 장엄한 중세에 하찮은 인물들의 외지고도 괴상한 중세를 이 작품 속에서 중첩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요란한 소설의 주인공은 중세의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몹쓸 인간이다. 그는 독일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바르바로사가 이탈리아를 지나며 입양하기로 마음먹은 피에몬테 인(人)인 틸 오일렌슈피겔에 비견될 수 있다. 그 후 이 악동은 황제의 곁에서 자라나 그의 심복이 된 후, 황제의 비열한 일들을 대신하여 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수십 년이 흐른 후 불타는 콘스탄티노플을 바라보며, 주인공은 자신이 목숨을 구해 준 그리스 철학자 니케타스 코니아테스에게 자기의 모든 일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우돌리노의 일생은 피카레스크 소설의 전형을 보여 준다. 왕자의 자문역이 되는 이 악동은 끔찍한 비밀을 보유한 자가 되기 이전에 아주 대단한 모험을 겪은 증인이었기 때문이다. 일생을 통하여 그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했다. 그 하나는 아버지를 암살한 자를 찾아내는것(전설이 전하는 것처럼 프리드리히 바르바로사가 익사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들은 처음부터 알게 된다)이었고, 다른 하나는 요한 사제의 전설적인 왕국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요한 사제라!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유명한 가짜 특종감일 것이다. 그 전설은 제3차 십자군 전쟁을 시작하게 만들었고, 마르코 폴로로 하여금 아시아를 누비며 여행하게 만들었으며, 포르투갈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탐사하게 만든 바로 그 전설이었다. 1160년경에는 요한 사제의 서명이 들어간 한 편지가 왕궁 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 편지는 금과 보석이 차고 넘치는 왕국, 인간들의 모든 악이 사라지고 없는 한 왕국에 대해 묘사하고 있었다. 성배와 '청춘의 샘'(청춘을 되돌려 준다는 전설의 샘)도 그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 편지 속에서 사제 요한은 예루살렘의 그리스도 무덤을 차지하고 있던 회교도들에 맞서 동맹을 제안하고 있었다. 새 십자군 원정을 개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명분이었다. 이 편지는 사실 바우돌리노 자신이 조작해 낸 가짜 편지였던 것이다…….

사기꾼, 망나니이자 교활한 거래꾼이었던 바우돌리노는 하지만 전혀 거짓말쟁이가 아니었다. 그가 가짜 서류를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만들어낸 것은 바로 유토피아였다. 저자인 에코가 바우돌리노의 존재에 대해 점점 더 확신을 가지니 만큼 그것은 구체적인 유토피아이기도 했다. "우리들 욕망의 실체에 대해 우리가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라고 에코는 반문한다. 자크 르 고프는 "상상적인 것이 인간을 살찌우고 행동하게 한다. 그것은 집단적, 사회적인 동시에 역사적인 현상이다. 상상적인 것이 없는 역사는 곧 절단된 역사이자,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된 역사인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는 이 책 속에서, 유토피아의 동인(動因), 세상을 뒤흔든 창작의 동인인 '상상적인 것'을 아주 훌륭하게 변호하고 있다. 자기 운명에 의해 함몰된 한 인간에 수정을 가하고, 거기에 끔찍한 결말을 담고 있는 중세 탐정소설로 만들면서 공식 역사를 뒤엎고 있는 점은 유감이다. '위대한 역사 속에서, 인간들은 가장 위대한 진실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자그마한 진실들을 교대시킬 수 있다.' 이 요란한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현자(賢者) 니케타스가 바우돌리노에게 내뱉고 있는 말이다. 그는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도 부인하지 못했을 다음 문장으로 결론내리고 있다. "이 세상 이야기들의 유일한 저자라고 자처하지 말아라. 언젠가, 바우돌리노보다 더 거짓말쟁이인 그 누군가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에코가 마지막으로 꾀부린 것일까? 바우돌리노의 모험에 동행하는 친구들 가운데 두 명의 이름이 보롱Boron과 키오트Kyot이다. 바우돌리노의 긴 순례(巡禮)가 끝난 지 수십 년 후, 성배의 전설은 로베르 드 보롱Robert de Boron이라는 자에 의해 씌어지게 되며, 독일의 '파르시팔'은 키오트라는 사람의 인용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움베르토 에코가 장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누가 이야기했던가?
중세의 군주 움베르토 에코

파리 국제 도서전에 초대된 이탈리아 작가들 중 움베르토 에코는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이다. 중세 상상력의 신화들과 엄청난 박학을 뒤섞고 있는 작품인 그의 최신작 <바우돌리노>를 소개한다.

시작이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다! 상상을 통해 창조해 냈고, 때로는 아예 읽을 수조차 없는 방언으로 씌어진 약 20페이지의 활력 없는 서두로 이 작품은 시작된다. 보다 나중에야 이 방언이 수준 낮은 라틴 어와 프로방스어, 고대 프랑스 어, 독일어 및 초기 이탈리아 어의 <능란한> 혼합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 그로테스크한 혼성어의 희극적 효과는 형편없고, 언어학적인 흥미 역시 모호하기 짝이 없다. 움베르토 에코는 톨킨Tolkien을 자처한 것일까? 모든 언어학자의 환상이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백 번도 더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 작은 유희를 통해 볼로냐 대학 기호학 석좌 교수이자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인 에코는 옥스퍼드 대학의 문헌학자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바우돌리노>는 <반지의 제왕>이 거둔 승리에 미치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움베르토 에코의 테크닉은 아주 노련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길을 중도에서 포기하게 하면서도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는 재주를 겸비하고 있다. 그러한 역설에 대해 에코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미의 이름>을 썼을 때, 내가 작품을 무수한 라틴 어 문장들로 채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으며, 따라서 아무도 내 작품을 읽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비난했지요.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당시 내 작품을 출간하려던 프랑스 출판사는 출판을 거부했습니다……. 그 후의 일들을 지켜보면 내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지요! 두 번째 소설인 <푸코의 진자> 속에서 나는 반 페이지 정도를 히브리 어로 채우며 시작했습니다. <바우돌리노> 속에서는 '더 고약하게 글 쓰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서 그는 '더 낫게' 글 쓰고 있다. 아주 즐거워하며, 에코는 문자 그대로 지식의 전이 과정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훌륭한 철학자인 에코는 일탈과 불안감이 증폭될 때 지식의 즐거움이 가장 강렬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상의 작품을 지향하는 그의 소설들이 자주 본론으로부터 벗어나고 가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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