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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城)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城)

: 김화영 예술기행

리뷰 총점8.9 리뷰 14건 | 판매지수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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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창작/이론 top100 2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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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7쪽 | 752g | 158*223*30mm
ISBN13 9788982815058
ISBN10 89828150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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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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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4월 하순 어느 날, 나는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 나타난 물과 빛의 이미지」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 그래 내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을 루르마렝을 찾아갔다. 카뮈가 시골집을 마련하여 살던 곳으로, 그 한 녘에 그의 무덤이 있다고 들었었다.

마을 어귀에서 한 아름다운 소년을 만났다. 수선화 꽃을 한아름 꺾어 안고 있는 모습이 불빛을 더욱 환하게 하고 있었다. 어디서 꺾었느냐고 묻자 저쪽 물가에 많이 피어있다고 대답하면서 원하면 선물로 주겠다고 했다. 내 생애에서 흔치 않은 그 선물을 받고 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는 카뮈의 무덤을 찾아가 묘석 앞에 놓인 빈 항아리에 꽃을 꽂았다.

그는 오랑의 바닷가에서 말했다.
"여기 수선화처럼 다사로운 작은 돌이 있다. 이 돌은 모든 것의 시작에 놓여 있다."
모든 것의 시작에 놓여 있는 그 꽃다발을 내게 주었던 소년은 이제 장년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꽃과 돌은 모든 것의 시작에 있다.

"지금은 정오. 대낮 자체도 균형에 이른다. 의식을 다 치르고 나면 나그네는 해방이라는 상을 받는다. 그가 벼랑에서 주워드는 수선화처럼 보송보송하고 따뜻한 작은 조약돌 하나가 그것이다." - 알베르 카뮈, 「아리아드네의 돌」에서
---pp. 14~17
"그리고 얼마 전부터 숨도 쉬지 못하고 있던 카지모도는 포도 위 두 길 높이의 밧줄 끝에서, 그 불쌍한 소녀가 매달려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밧줄은 여러 번 뱅글뱅글 돌았다. 카지모도는 집시 아가씨의 몸뚱어리를 따라 무서운 경련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이제 막 에스메랄다는 밧줄에 매인 채 숨이 끊어진 것이었다. 분노한 카지모도는 악마의 웃음을 웃고 밑만 내려다보는 부주교의 등 뒤로 달려들어 사납게 그를 떠밀어버렸다. 프롤로의 몸은 "떨어져나가는 기왓장처럼 지붕 위를 빨리 미끄러져서 포석 위에 떨어졌다." 카지모도는 이제 막 추락하여 깨어져버린 두 목숨을 그 가물거리는 종탑에서 내려다보며 소리친다. "오! 저 모든 것을 나는 사랑했었는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그렇게 허공으로 추락하여 으스러져버린다. 사랑도 욕망도 번뇌도. 그 깨어져버리는 사랑스럽고 연약하고 덧없는 생명을 위하여 인간은 수세기 걸쳐 대사원을 짓는 것이리라. 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고통도, 우리의 애틋한 그리움도 다 쓸어가 버리는 세월의 저 불가항력적인 파도를 막아보려는 듯 인간은 방파제처럼 돌로 성벽과 탑을 쌓는 것이리라. 길이 127미터, 정면 너비 40미터, 궁륭 높이 33미터, 종탑 높이 69미터의 육중한 탑, 인간의 운명을 향하여 수수께끼같은 미소를 던지는 저 스핑크스를 사람들은 '노트르담 사원'이라 부른다. 샤르트르에도 부르쥬에도, 렝스에도, '노트르담 사원'은 있지만 오직 파리의 대사원만은 구태여 '파리의'라는 소유격 수식어를 생락하고 그냥 '노트르담 사원'이라 부른다. (...)

프랑스의 모든 국도에 서 있는 이정표들에는 해당 지점으로부터 파리까지의 거리가 숫자로 표시되어 있다. 그 거리는 언제나 노트르담 사원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파리를 찾아드는 모든 사람은 그 대사원 앞에 당도해야 비로소 파리에 도착하는 것이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당신이 그곳에 이르거든 빅토르 위고처럼 탑 속의 캄캄한 벽 어딘가를 가만히 더듬어보라. "오랜 세월로 새카맣게 때묻어 돌 속에 깊이 새겨진 희랍어의 글자, 마치 그것을 쓴 것이 중세시대 어떤 이의 손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듯, 그 모양과 생김새에서 풍기고 있는 고딕체 특유의 표정이 느껴지는 글자 " 'AN'AKAH(宿命)'가 손끝에 만져질 때까지. 그 세월의 숙명적 감동이 가슴속으로 아프게 아프게 닿아올 때까지.
--- pp. 255~257
"그리고 얼마 전부터 숨도 쉬지 못하고 있던 카지모도는 포도 위 두 길 높이의 밧줄 끝에서, 그 불쌍한 소녀가 매달려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밧줄은 여러 번 뱅글뱅글 돌았다. 카지모도는 집시 아가씨의 몸뚱어리를 따라 무서운 경련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이제 막 에스메랄다는 밧줄에 매인 채 숨이 끊어진 것이었다. 분노한 카지모도는 악마의 웃음을 웃고 밑만 내려다보는 부주교의 등 뒤로 달려들어 사납게 그를 떠밀어버렸다. 프롤로의 몸은 "떨어져나가는 기왓장처럼 지붕 위를 빨리 미끄러져서 포석 위에 떨어졌다." 카지모도는 이제 막 추락하여 깨어져버린 두 목숨을 그 가물거리는 종탑에서 내려다보며 소리친다. "오! 저 모든 것을 나는 사랑했었는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그렇게 허공으로 추락하여 으스러져버린다. 사랑도 욕망도 번뇌도. 그 깨어져버리는 사랑스럽고 연약하고 덧없는 생명을 위하여 인간은 수세기 걸쳐 대사원을 짓는 것이리라. 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고통도, 우리의 애틋한 그리움도 다 쓸어가 버리는 세월의 저 불가항력적인 파도를 막아보려는 듯 인간은 방파제처럼 돌로 성벽과 탑을 쌓는 것이리라. 길이 127미터, 정면 너비 40미터, 궁륭 높이 33미터, 종탑 높이 69미터의 육중한 탑, 인간의 운명을 향하여 수수께끼같은 미소를 던지는 저 스핑크스를 사람들은 '노트르담 사원'이라 부른다. 샤르트르에도 부르쥬에도, 렝스에도, '노트르담 사원'은 있지만 오직 파리의 대사원만은 구태여 '파리의'라는 소유격 수식어를 생락하고 그냥 '노트르담 사원'이라 부른다. (...)

프랑스의 모든 국도에 서 있는 이정표들에는 해당 지점으로부터 파리까지의 거리가 숫자로 표시되어 있다. 그 거리는 언제나 노트르담 사원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파리를 찾아드는 모든 사람은 그 대사원 앞에 당도해야 비로소 파리에 도착하는 것이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당신이 그곳에 이르거든 빅토르 위고처럼 탑 속의 캄캄한 벽 어딘가를 가만히 더듬어보라. "오랜 세월로 새카맣게 때묻어 돌 속에 깊이 새겨진 희랍어의 글자, 마치 그것을 쓴 것이 중세시대 어떤 이의 손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듯, 그 모양과 생김새에서 풍기고 있는 고딕체 특유의 표정이 느껴지는 글자 " 'AN'AKAH(宿命)'가 손끝에 만져질 때까지. 그 세월의 숙명적 감동이 가슴속으로 아프게 아프게 닿아올 때까지.
--- pp. 25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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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도로 지은 城』을 읽고 있다보면 어서 떠나라, 재촉하는 듯한 문장이 연이어 쏟아진다. 벌떡 일어나서 여행가방을 꾸리고 싶어진다. 한밤중이거나 신새벽이거나 상관없이 어서 길을 떠나고 싶어진다. 낯선 곳의 역사와 풍경들이 눈앞에 현실인 듯 펼쳐지면 두런두런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다.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고 나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다. 귀에 쟁쟁하던 여행가방의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그제야 멎었다. 몸은 아직 가보지 못한 곳곳에 마음이 먼저 가서 휴식을 취했다. 저자의 열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신경숙 (소설가)
교정지를 읽다가 손바닥을 베었다. 어떤 종이들은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읽는 이의 육체에 물리적인 상처를 남긴다. 피가 배어나오는 손바닥을 핥으며 나머지를 마저 읽었다. 선생은 카프카와 보바리, 위고와 헤밍웨이에게로 떠나고 나는 그가 써놓은 텍스트 속으로 떠난다. 그가 이른 곳에 끝내는 다 가보지 못할 것 같아 질투가 난다. 질투하며 계속 상처난 손바닥을 핥는다. 벌컥 아파트 창문이 열리며 조간 신문이 들어온다. 차가운 신문을 허벅지에 올려놓자 그가 인도와 케냐, 루앙과 더블린의 거리를 다녀왔다는 게 문득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묘하다. 신문을 펼쳐들면 이젠 그 속의 세상이 낯설다. 정말이지 묘한 일이다.
김영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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