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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526g | 137*207*30mm
ISBN13 9788972757696
ISBN10 89727576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리고 강이 있다. 예전에 미래가 그랬던 것처럼 드넓은 강. 그리고 음악이 있다, 항상 어딘가에서 여자가 노래를 부르고 노인이 밴조를 연주한다. 어쩌면 금전등록기 옆에서 어떤 여자가 흔드는 마라카스 한 쌍. 어쩌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바이올린. 어쩌면 잊고 싶게 만드는 곡. 어쨌든 기억이란 과거와의 고통스러운 말다툼이 아닌가?
나는 7년마다 우리의 몸이 스스로 새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모든 세포를. 뼈조차도 산호처럼 스스로 재건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어야 하는 것을 기억하는가? 그 모든 흉터와 모욕이 무슨 소용인가? 좋은 시절이 가 버렸다면 그것을 기억해 봐야 무슨 소용인가? 사랑해. 보고 싶어. 당신은 죽었어.
“솁! 솁?” 목사님이다. 네, 감사합니다, 전 괜찮아요. 네, 어젯밤은 정말 대단했죠. 인간의 수백만 가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목사님은 그렇다고 믿을까? 아니, 믿지 않는다. 목사님은 지구온난화를 믿는다. 하나님은 우리를 벌할 필요가 없다. 우리 스스로 벌할 수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용서가 필요하다. 인간은 용서가 무엇인지 모른다. 용서는 호랑이와 같은 단어다. 자료 영상도 있고 입증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야생에서 가까이 보거나 그 모습 그대로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p.32-33

내가 기억에 대해서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내 아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없다. 아내의 여권은 말소되었다. 아내의 계좌는 폐쇄되었다. 아내의 옷은 다른 누군가가 입고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아내로 가득하다. 아내가 살아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내 마음이 아내로 가득하다면 사람들은 망상이라며 나를 가둘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애도하는 사람이다.
나는 슬픔이 여기에 없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뜻임을 깨닫는다.
당신 어디 있어?
오토바이 엔진의 굉음. 라디오를 켜고 차창을 내린 자동차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들. 짖는 개. 짐을 내리는 배달 트럭. 보도에서 말다툼을 하는 두 여자. 휴대전화로 통화 중인 모든 사람들. 상자 옆에서 소리치는 남자. 전부 없애야 합니다.
나는 그것도 좋다. 다 가져가라. 자동차, 사람, 팔 상품들. 내 발밑의 흙으로, 머리 위의 하늘로 전부 되돌려라. 소리를 꺼라. 그림을 지워라. 이제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루가 끝나고 나를 향해 걸어오는 당신이 보일까?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둘 다 그랬던 것처럼, 일을 끝내고 죽을 만큼 지쳐서 집으로 돌아오는 당신이? 고개를 들면 처음에는 멀리서, 그다음에는 가까이에서 서로가 보일까? 인간의 형태를 되찾은 당신의 에너지. 원자의 모습을 한 당신의 사랑. --- pp.35-36

“어떤 이론이 있어.” 지노가 말했다. “기독교가 처음 생겼을 때 영지주의파가 기독교에 맞서려고 시작한 이론이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만든 건 항상 자리를 비우는 신이 아니라 추락자, 루시퍼 같은 인물이라는 거지. 일종의 흑천사야. 우리는 죄를 짓거나 지위를 잃은 게 아니야, 우리 잘못이 아니었지. 우리는 이렇게 태어났어. 우리가 무얼 하든 그건 결국 추락이야. 걷는 것조차 일종의 잘 통제된 추락이지. 하지만 실패와는 달라. 우리가 이걸 안다면―영지靈智, 그러니까 안다는 거야―고통을 견디는 게 더 쉬울 거야.”
“사랑의 고통 말이야?”
“그것 말고 뭐가 있어? 사랑. 사랑의 결핍. 사랑의 상실. 나는 지위와 권력이―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그렇고―별개의 동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 우리가 서 있는 곳, 혹은 추락이 시작되는 곳은 바로 사랑이야.”
“한 사람에게 결코 구속되지 않는 남자치고는 낭만적이네.”
“난 그 생각이 좋아.” 지노가 말했다. “하지만 달에서 산다는 생각도 좋지. 슬프게도 38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고 물이 없지만.” --- pp.107-108

마일로의 아이패드가 아직 켜져 있었다. 리오가 몸을 숙여 아이패드를 껐다. [슈퍼맨]. 1978년. 두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였다. 리오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으로 되돌렸다. 시간을 되돌리는 슈퍼맨. 로이스 레인이 죽지 않는다.
로이스의 차가 협곡에 서 있다. 그녀가 시동을 걸고 또 건다. 저 위에서 댐이 터진다. 바위가 절벽 사면을 굴러 내려오고 있다. 너무 늦었다.
빛은 1초에 지구를 세 바퀴 돌아. 나도 그렇게 할 수 없을까?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때로 우리를 데려가 줘.

세상이 공중에 멈춰 있다. 빛의 속도를 따라잡아서―그의 모든 사랑을 속도와 빛으로 바꾸어서―시간이 스스로 무릎 꿇게 만드는 슈퍼맨이 저기 있다. 슈퍼맨이 세상을 빙빙 돌리자 물이 댐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고 바위들이 다시 절벽 사면으로 돌아가 고정된다. 빨간 자동차가 서서히 협곡 위로 올라가고 금속 차체의 흠집이 사라지고 부서졌던 앞 유리가 복원된다. 그녀가 다시 시동을 켠다. 너무 늦지 않았다.
하지만 넌 시간을 되돌릴 수 없잖아, 안 그래? --- pp.139-140

상실의 상실성. 우리는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모든 노력, 모든 입맞춤, 심장을 찌르는 모든 것, 집으로 보내는 모든 편지, 모든 이별은 잃어버린 것을 찾아 우리 앞에 있는 것을 샅샅이 뒤지는 것이다. --- p.188

“그래서 뭐요? 프로이트가 그래서 뭐냐고? 정신분석학에서, 서구에서 제일 중요한 이론인데 그래서 뭐냐는 거야?”
“음, 전 한 번도 못 들어 봤는데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남자는 항상 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자기 어머니랑 결혼한다고.”
“아니, 그렇지 않아요!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한 번이라도 그런 짓을 한 사람은 없어요.”
“그런 건 단 한 번밖에 못 하는 거야. 한 사람한테 부모가 몇이나 된다고 그래?”
“제 말은, 한 번도 못 들어 봤다는 거예요. 그래요, 여동생이랑 자는 사람도 있겠죠…… 그래,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들어 봐! 이건 은유야. 경쟁심, 금지된 욕망, 가족 로맨스를 버리지 못하는 마음.”
“아저씨, 왕이 그 청년 아버지라고 말 안 해 줬잖아요. 엄마가 어디 있었는지도 말 안 했고. 쉐보레에 같이 타고 있었어요?” --- p.208

“시간이 없어요.”
“늘 없다 없다 하면 시간이라는 게 무슨 소용이야?” --- p.212

당시 솁은 믿음이 깊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자기 믿음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세상은 점점 더 밝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어두워졌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고 부자는 더 부유해졌다. 사람들은 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죽였다. 따르는 자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에서 총을 휘두르면서 성전을 벌이는 아바타처럼 굴기를 바라다니, 그건 도대체 어떤 신일까?
지금이 시간이 끝나는 종말이라면 내세로 곧바로 돌진하여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솁은 시간의 핵심은 그것이 끝난다는 사실에 있다고 생각했다. 영원히 계속된다면 그것은 시간이 아닐 것이다, 안 그런가?
무엇을 믿어야 할까? 무엇을 굳게 믿어야 할까? --- p.223

“난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 시간이라는 게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지. 그 점은 똑같아, 너와 내가. 너는 시간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점만 빼면. 이상하지 않아? 우리가 죽을 때까지는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
바텐더가 다가와서 지노의 잔을 채웠다. 그가 퍼디타를 향해 잔을 들고 건배한 다음 그가 트리스탄이고 그녀가 이졸데인 것처럼 위스키를 마셨다.
지노가 말했다. “나이는 갑자기 들어.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가 네가 향해 가고 있는 해안이 처음에 목표했던 해안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과 같지.” --- pp.256-257

지노가 말했다. “내가 그 일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러고 보면 내가 한 선택들은, 다른 선택을 할 내가 없었기 때문에 했던 선택이었다는 기억이 나. 우리를 가두는 순간의 힘보다 우리가 더 강해져야만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는 거야.
운명이 아니야. 난 운명을 믿지 않아. 너는 믿니?”
지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습관과 두려움이 선택을 만들지. 우리의 알고리즘은 우리 자신이야. 저걸 좋아하면 아마 이것도 좋아할 거야, 라는 거지.” --- p.298

폭포수처럼 사라지는 현재. 너무나 천천히 또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시간의 맹렬한 흐름.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그녀는 가만히 서 있지 않으려고 걷는다. 시간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다는 듯이, 과거를 원래 속한 곳에 두고 떠날 수 있다는 듯이. 하지만 그것은 항상 거기, 그녀의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과거는 그녀의 바로 앞에 놓여 있고 매일 그녀는 그것을 향해 걸어가 부딪친다. 과거는 반대쪽에서 들어오려는 미래를 막는 문 같다. --- p.323

세상은 기쁨이나 절망, 한 여인의 운명, 한 남자의 상실과 상관없이 흘러간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알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들 외에는 우리의 삶을 알 수 없다. 그리고 우리를 영원히 바꾸어 놓는 일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일어난다. 쉬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야말로 마음이 부서지거나 치유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너무나 꾸준하게, 또 확실하게 흐르는 시간은 시계 밖에서 거칠게 흐른다. 일생은 너무나 짧은 시간에 바뀌지만, 그런 변화를 이해하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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