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3년 12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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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5쪽 | 630g | 187*257*20mm |
ISBN13 | 9788934929437 |
ISBN10 | 893492943X |
발행일 | 2003년 12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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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5쪽 | 630g | 187*257*20mm |
ISBN13 | 9788934929437 |
ISBN10 | 893492943X |
먼나라 이웃나라 두번째 도전 책이다. 앞에 이탈리아를 읽어서 그런지 영국은 좀더 재미있고 쉬웠다. 영국에 대해서 조금 알고 있어서 더 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섬의 특성상 사람들의 기질이 일본과 많이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체면을 중요시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영국인들의 특성이 섬나라 일본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하겠다.
영국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서 만들어진 나라다. 그로 인해 아직도 북아일랜드 문제는 영국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켈트족의 후손인 아일랜드인과 앵글로 색슨족의 후손이 본토인들이 융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민족보다는 종교적인 갈등으로 더 시끄러운 곳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도 결국은 민족간의 갈등이던지 종교간의 갈등이 그 씨앗이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에스파냐의 바스크족, 에스파냐와 프랑스 남쪽의 카탈루냐 지방, 벨기에의 발롱족과 플랑드르족 등은 민족과 문화.풍습.종교 등 모든 것이 다른 민족을 강대국이 억지로 자신의 나라로 묶어 둔다는 것이 분쟁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이다.
영국은 유럽 대륙에서도 떨어진 섬나라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발전이 더딘편이었다. 그러다가 엘리자베스 1세가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바닷길을 장악하면서 세계 무대에 등장하는 계기가 된다. 그 후 빅토리아 여왕때는 영국 본토보다 100배나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위용을 자랑한다. 영국을 살찌우기 위해 희생당한 수많은 식민지인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의 영국이 해가 져야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영국은 세계에서 의회 민주주의가 제일 먼저 정착된 나라이다. 현재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의회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1215년 7월에 존왕이 서명한 '마그나 카르타(대헌장)'은 영국의 첫 헌법으로써 현대 민주주의 주춧돌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고려시대때 의회 민주주의 초석을 마련하다니 부럽지 않을 수 없다. 그 후 왕권과 의회가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고통이 있었지만 의회 민주주의야 말로 영국이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크게 부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책을 보면 꼭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세계 여행을 몇번이나 했다는 이원복 작가가 참 부럽다. 나도 그 옛날의 귀족들처럼 한 나라에서 몇개월씩 머물며 살다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지금 영국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마도 프리미어리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열심히 축구선수로 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사람으로 박지성이 나오는 경기는 꼭 보는 편이다.
처음에 등장하는 것은 역시나 민족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조금은 알고 있었는데 왜 여러 나라로 분리되어 있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다. 단순히 북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잉글랜드가 합쳐서 영국이란 사실을 알 정도였다. 그리고 축구를 할때는 각각 따로 출전한다는 사실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내막을 살펴보니 역시나 민족이 달라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원래 영국은 섬나라라서 대륙과 단절되어 있었는데 켈트족이 게르만족에 밀려서 영국을 점령하게 되었고 이로써 민족이 섞이는 최초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게르만족의 분파인 앵글족과 색슨족이 척박한 기후의 땅을 떠나 영국으로 와서 켈트족과 섞였다. 켈트족은 대부분 위쪽으로 밀려갔는데 그 민족이 지금의 스코틀랜드인이다. 그리고 유럽을 점령한 로마제국의 라틴족이 또 다시 섬나라 영국을 쳐들어와서 피가 또 섞이게 되었다. 그동안은 좀 문화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라틴족이 우수한 로마문화를 가져오면서 앵글로 색슨족은 동화되었고 나중에는 거의 구분이 없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륙의 강자 프랑스가 이따금 쳐들어와서 영국을 괴롭히곤 했는데 그전에는 섬나라 특성상 육군이 없고 해군도 별 볼일 없어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지고 눌려 지냈는데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꺾으면서 세상에 영국을 알리게 되었다. 그리고 왕의 계통이 상당히 복잡한 것이 영국왕실의 특징인데 엘리자베스1세가 통치하던 시기에 해군이 세계 제일로 우뚝 솟아서 식민지를 많이 점령하게 되었고 동인도회사를 차려서 막대한 무역차익을 거두어들였다. 그로 인해서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못난 지도자를 만나면 나라가 기울듯이 영국도 그런 왕을 만나서 시민들이 봉기했는데 프랑스와 달리 피는 흘리지 않았다고 해서 명예혁명이라 불리는 일을 이루었다. 왕이 한때 없던 시기도 잠깐 있었는데 프랑스에서 다시 영국계통의 왕을 데려와 다시 왕을 세웠는데 언어가 맞지 않고 당최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때부터 왕은 군림만 하고 통치는 국민이 하는 세상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전에 젠틀맨이라는 계층이 생겼는데 이는 무역을 통해서 상당한 재산을 모은 자와 전문 지식인들이었다. 이들이 귀족들과 맞서서 자신의 권리를 외치며 투쟁하였고 그 결과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다.
영국은 지금도 여전히 차별의 역사가 남아있고 따로 노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클럽문화가 발단한 것이 그 예인데 자신과 비슷하거나 같은 조건의 사람과 어울리고 다른 사람과는 애초에 섞이지 않으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인데도 그런 문화가 남아 있는 것도 신기하다. 왕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 또한 신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역사와 전통을 사랑하고 그것을 유지하고 개선 발전한 영국을 보면 본받을 점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다녀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