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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 ‘아버지’라는 이름의 노동에 대한 성찰

오도엽 저 / 이현석 사진 | 한빛비즈 | 2016년 11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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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10g | 145*210*30mm
ISBN13 9791157841561
ISBN10 115784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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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오도엽
시인으로 살다 뒤늦게 시를 쓰며 살기에는 부족하고 부끄러운 자신을 깨달았다. 지금은 이웃의 삶과 목소리를 또박또박 받아 적는 대필 작가로 살고 있다. 대필하는 사람들 속에서 문학과 철학, 세상살이를 새로 배운다. 소설이 담긴 르포, 르포가 닮긴 시, 시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찾고 있다.
사진 : 이현석
성공회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졸업하고 상명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포토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정지된 진실’을 지향하는 포토저널리스트다. 서울 대학로에서 ‘스튜디오175’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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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을 제대로 갈아야 기술자가 되는 거야. 가위도 못 가는 놈이 무슨 이발을 해.” 이남열은 자신이 쓰는 가위를 갈지 못하는 이발사에게는 머리를 맡기지 말라고 한다. 선반을 배울 때 바이트 날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작업 속도와 질이 달라졌다. 날이 제대로 갈리지 않으면 오차 범위 내의 정확한 형상을 만드는 데 애를 먹는다. 또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형상에 따라 날을 달리 갈 줄도 알아야 한다. 날카롭다고 날이 제대로 갈린 게 아니다. 제대로 갈린 날은 오래 작업을 해도 뭉개지지 않는다. 잘못 갈면 몇 번 쇠(재료)에 닿기만 해도 뭉개져 날만 갈다 시간을 다 보낸다. 자신이 직접 날을 갈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는 뭘까. 노동자가 노동 도구를 장악하고 명령하지 못하면 노동자 자신이 노동의 주체가 아닌 부품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 아닐까. --- p.32∼34

김영필의 다림질에는 서두름이 없다. 바지에 날카로운 주름을 잡을 때도 어깨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스팀을 뿜는 소리만 흘러나올 뿐 김영필은 있는 듯 없는 듯 가을 하늘에 한가히 떠도는 구름처럼 여유롭다. 망중한이라 해야 할까, 한중망이라 해야 할까. 구겨져 걸려 있던 세탁물이 어느덧 한 장씩 사라지고, 쫙 펴진 옷들이 옷걸이에 자리한다. 김영필은 노동의 시간에 쫓기거나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노동 시간을 지배하고 있다. 자신의 작업장에서 김영필은 절대자다. --- p.54

“우리 어릴 때 이런 소리를 들었어. 어떤 나라에서는 대학 교수보다 보일러 기술자가 돈을 더 받는다고. (우리나라는) 뭐가 잘못됐다는 거야. 그렇게는 안 되어도 최소한 ‘동등한 인간적 대우’를 받도록 해야 하는 거야. 아직도 사회에서 그렇게 대접을 하니까 기능직이라는 자부심이 별로 없는 거야.” 남상순은 모가지가 부러진 도장을 몸에 지니고 있다. 자신이 직접 새긴 도장이다. 평생 자신의 인감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애를 입은 이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도장 새기는 일밖에 없다 해서 잠깐 도장 새기는 일을 배웠다. 그때 새긴 도장이다. --- p.101

“예전에 우리 집에 있던 기술자들이 자신을 ‘풀쟁이’라고 부르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이해가 안 갔죠. 제가 말했어요. ‘왜 스스로를 격하시키느냐, 우리는 예술인이다.’ ‘무슨 예술이요?’라고 되물을 때 대답했어요. 선과 각의 예술이라고. 그러니 예술가다운 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장인 정신이 중요해요. 겉과 속이 같아야 해요. 후대에게 작품을 전달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장인들의 말을 믿어줄 수 있어야 해요. 안 그러면 너무 고독한 길이니까요.” --- p.128

기술자의 손끝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구두의 품질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굽에 못질만 한 것과 본드 칠을 함께 한 제품은 겉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한 켤레의 구두가 만들어지기까지 300번 정도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니, 손이 이제껏 겪은 기억, 그 손이 한 켤레의 구두에서 움직인 동선과 머문 행적이 가치를 좌우한다. “공장 제도하에서는 신발 한 켤레를 만드는 일에 값비싼 기계의 도움을 받는 60명 정도의 사람이 협력한다. 그런데 60명 가운데 어느 누구도 신발 한 켤레를 혼자서 만들 수는 없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말이다. 구두장이라 불리려면 제작의 처음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 p.184∼185

시계 명장이니 달인이니 장인이니 하는 말에는 관심이 없다. 지금도 시계를 만지다 때론 난관에 부딪혀 잠을 자지 못하고 씨름을 한다. 그렇게 새로 또 하나를 배운다. 김동선은 예순이 넘은 지금도 자신이 일할 수 있어 행복할 뿐이다. 종묘공원 인근에 자신보다 젊은 데도 일자리를 잃고 어슬렁거리는 이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열한 살에 시계방에 들어가 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 건 큰 축복이었구나! 요즘은 긴 시간 일하지 않는다. 오전 열 시에 늦은 출근을 해 오후 다섯 시에 문을 닫는다. 하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일이 없어도 꼭 이 시간만은 지키고 있다. “기계도 가만히 놔두면 녹이 슬듯 사람도 똑같은 이치”라 자신에게 축복을 준 기술을 가지고 “저는 죽을 때까지 할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젠 일을 해도 “굳이 돈을 따라다니지 않는다.” --- p.260∼261

벨트 컨베이어에 매달린 노동은 무료함을 소비를 위한 돈으로 보상받으려 한다. 공장은 숙련된 기술보다는 기계의 속도에 적응하는 부품으로 존재하는 인간이 절실했다. 인간이 부품이 될수록 허기진 배를 채울 돈이 절실했다. 배고파서 못 살겠다고 파업을 했고 기계를 부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기술을 거세당한 노동자는 어쩔 수 없이 벨트 컨베이어 앞에 다시 설 수밖에 없었다. 이미 공장과 기계가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김학원은 KH1을 통해 공장에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반영구적 사진기를 선보였다. 인간의 본성을 찾는 노동이 거세당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 p.286

일자리는 한없이 가벼워질 수 있으나 일의 가치는 인류가 존속하는 한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절대적 지위를 누릴 것이다. 인간에서 노동을 빼면 문명 이전 시대에 동물과 자리다툼을 하던 존재와 다르지 않다. 일과 일자리는 동일하지 않다. 부의 크기로 일의 순위를 매길 수 없다. ‘일=일자리=부’라는 공식을 깨지 않으면 공무원과 대기업, 판검사, 의사에 매달리는 일자리 전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물질의 풍요와 상관없이 허기진 텅 빈 삶만이 남는다.
--- p.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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