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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피

나쁜 피

: 김이설 장편소설

[ 개정판 ] 민음 경장편-01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35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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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230g | 115*200*20mm
ISBN13 9788937482625
ISBN10 893748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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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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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주가 온 건 다음 날이었다. 방문을 여니 할머니가 밥을 먹이고 있었다. 상에는 물 만 밥에 부스러기 김, 참치 캔이 하나 있었다. 나를 본 혜주가 벌떡 일어나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아가. 울지 마라. 아가, 아가.”
할머니가 등을 쓸었지만 달랠수록 울음소리가 커졌다. 아이고, 아가. 이게 무슨 일이냐, 대체. 혜주의 울음소리보다 할머니의 탄식이 더 듣기 싫었다.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시끄러, 다들 입 좀 다물어 봐!”
혜주가 더 크게 울어 댔다.
“네 엄마 닮았어? 왜 자꾸 울어.”
--- p.19

“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어.”
“그건 수연이도 마찬가지였어.”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죽도록 맞고 돌아오더니, 며칠 뒤에는 아예 사라져 버렸어. 남은 식구들은 길바닥에 내쫓겨야 했고. 아버지가 정말 부정한 짓을 했다면 억울하지도 않아. 수연이 어머니와 무슨 일이라도 있었다면 나도 수연이에게 다가가지 않았을 거야.”
나는 멈칫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같이 사라졌잖아.”
--- p.133

“다녀오셨어요.”
안채로 들어서자 혜주가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색연필을 쥐고 있던 혜주가 다시 바닥에 엎드려 발을 까닥거리며 그림을 그렸다. 여자 셋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의 구석에는 세모 지붕의 집 한 채, 하늘에는 노란 해가 떠 있었다. 뛰어왔어 내 몸은 어느새 땀으로 흥건했다. 진순이 깨끗한 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 주었다.
“밥 줄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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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고 하는 고통으로 먹이사슬처럼 연결된 인간관계 가운데 김이설은 새로운 인공 가족을 탄생시킴으로써 ‘나쁜 피’를 희석시킨다. 그녀는 ‘성격은 곧 운명’이라는 주제를 정공법으로 다루고 있다.
- 김미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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