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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한명숙

: 부드러운 열정, 세상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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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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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54쪽 | 480g | 153*224*20mm
ISBN13 9788989571643
ISBN10 898957164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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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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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말에는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진실이라는 말은 그 자체가 다른 수식어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지금 저에게 진실을 설명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난감합니다. 이미 제 삶과 명예에 잔뜩 먹칠을 해 놓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진실을 보여줄 것인가.
결국은 제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명숙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진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명숙이란 이름에 흠집을 내놓은 사람들을 향한 변명이 아닙니다. 이 글은 저들의 조작과 음해에도 저를 믿어주고 흔들림 없이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향한 대답입니다. “세상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 p.5

나는 서울에 올라가자마자 친정집에 들렀다. 어머니와 동생들의 신변이 걱정이 되었다. 내 우려대로 며칠 후, 우리 식구들은 어딘지 모를 데로 실려 가서 사정없이 두들겨 맞았다. 동생들은 만신창이가 되도록 얻어맞고 풀려났다.
나는 남편을 찾아 나섰다. 남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남편 소식을 알려고 헤매고 다니자 사람들은 나를 위로하기보다 피해 버렸다. 남편이 잡혀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은 나를 경계하고 두려워했다. 처음의 막연했던 두려움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 p.29

아버지가 실종된 지 정확하게 일주일째 다시 집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이었다. 뛸 듯이 기뻤지만 덜컥 겁이 났다. 아버지를 발견한 곳이 바로 시립병원이라는 것이었다.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버지의 모습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변해 있었다. 사람이 일주일 만에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 모습에 그토록 담대하고 강건하던 어머니마저 통곡을 하셨다.
아버지는 영등포에서 고혈압으로 쓰러져 길거리에 방치되었다 결국 경찰에 의해 시립병원으로 옮겨지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직 의식불명이셨다. 의사는 깨어난다 해도 후유증이 클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기억상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시립병원에서 더 큰 병원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돈이 문제였다. 식구들의 상심이 너무 커 집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내게 닥친 경제적, 정신적 고통으로 나는 정말 질식할 지경이었다. 병원에서는 어머니를 위로하고 집에 오면 동생들이 불쌍해 애써 명랑한 척 노력했다. 병원비 마련을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다 보면 지금의 내 모습이 너무도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누구와 툭 터놓고 의논할 사람도 없었다. 나는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소리 내어 엉엉 울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 난관을 극복해 내고야 말겠다는 고집이 치밀어 올랐다.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 이 고통과 길고 긴 고독이 아무리 나를 짓이겨도 이겨낼 각오는 되어 있었다. 나는 힘들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외쳤다. “한명숙, 정신 차려! 결코 쓰러져선 안 돼. 한명숙, 넌 해 낼 수 있어.” --- pp.68-69

안대가 벗겨지고 정신을 차려보니 거긴 중앙정보부였다. 내가 끌려간 곳이 남산에 있던 대공 분실이라는 것은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갓도 없이 알전구만 달랑 달려 있는 방 안에 내팽개쳐졌다. 체포영장도 없이 불법으로 끌고 온 나를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히고 검은 안대를 풀어주었다. 인상이 신경질적이고 험악한 남자 서너 명이 부산스럽게 드나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윽고 취조가 시작되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나는 이미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무언가 시작되는구나 싶어 정신을 바짝 차렸다. 나를 노려보던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그 노래 니가 만들었지?”
무슨 노래를 내가 만들었다는 것일까? 나는 말없이 앉아 있었다.
“‘노동자는 기계인가요’, 하는 노래 니가 만들었잖아? 우리가 다 알아봤어.”
‘아, 그거였나. 역시 아카데미 교육까지 금지시키려고 하고 있구나’ 직감했다. --- pp.84-85

“한명숙, 한명숙, 힘내라!”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수인번호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 나, 한명숙을 부르고 있었다. 나를 부르는 그 소리는 겨울바람에 실려 새벽의 정적을 깨뜨리며 나의 귓전을 힘차게 울렸다. 동지들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동지들의 목소리였다. 동지들은 성탄 새벽, 교도소의 뒷산에 올라 갇혀 있는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합창했던 것이다.
조금 후 멀리서 옥에 갇힌 우리를 위해 불러 주는 동지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성탄의 새벽을 깨우고 있었다. 나는 내 평생 그렇게 아름답고 강렬한 성탄 메시지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한명숙! 이 이름 석 자에 담긴 동지애가 빛을 잃고 어두운 절망 속에서 좌절해 있던 나를 극적으로 소생시켰다. --- pp.104-105

종로 네거리에는 수천 명의 중무장한 전투경찰들이 늘어서 있었다. 대오를 갖춘 전경들의 위압에 눌려 시위대가 술렁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수천 명의 전경들이 열을 맞추어 우리 여성연합회 회원들 앞으로 한 발자국씩 다가왔다.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우리 여성들은 떨리는 입을 열어 단 세 글자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쏘지 마! 쏘지 마!”
하지만 우리의 소리는 너무 작았다. 수십만 명의 구호에 묻혀 버리고 만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외쳤다.
“쏘지 마! 쏘지 마!”
그것은 독재와 폭력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피맺힌 절규였다. 외침이 울음으로 바뀌어 갈 때쯤 우리의 작은 소리는 점점 메아리를 타고 있었다. 조금씩 거세지던 외침은 끝내 하늘을 찌를 듯한 함성으로 바뀌고 있었다. 종로 네거리가 “쏘지 마! 쏘지 마!” 우레와 같은 절규로 물결치고 있었다.
수십만이 외치는 함성을 뒤로한 채 우리는 한 손에 빨간 카네이션을 들고 한 발씩 전투경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피곤에 찌들어 무표정한 전경들의 가슴에 한 송이 카네이션을 달기 시작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순간의 고요를 타고 사랑과 용서가 담긴 카네이션 향기는 거기 있는 모두의 가슴에 전율로 와 닿았다. 전투경찰들 역시 평화의 향기에 취해 한동안 최루탄을 쏘지 못했다. 비록 시위대와 전경은 독재정권의 폭정으로 대치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우리의 형제이고 아들이며 살을 부비며 함께 살아가야 할 이 땅의 동포였던 것이다. --- p.136

가족법 개정안은 통과되었다. 우리는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동성동본 금혼조항만 제외하고 우리의 안이 그대로 통과된 것이다. 언론매체에서는 한결같이 가족법이 혁명적으로 개정되었으며 이로써 우리 사회가 남녀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국회의 넓은 복도에서는 가족법 개정을 중심에 두고 두 개의 시대사조가 한 공간 안에서 맞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나는 유림의 대표가 복도에 주저앉아 “우리나라는 이제 망했다”고 소리치며 통곡하는 소리였다. 다른 하나는 여성운동 대표자들이 모인 가운데 이태영 선생님이 남녀평등의 세상을 알리는 메시지를 낭독하는 소리였다.
통곡의 소리는 낡은 시대가 무너지는 소리였고, 미래의 메시지는 평등의 새 시대를 여는 소리였다. 가족법 개정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산맥이었으며 한국의 여성들은 2005년 가족법의 기둥인 호주제를 폐지함으로써 가부장제의 높은 산맥을 여성 자신의 힘으로 넘어선 것이다. --- p.145

나는 이제껏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 왔다. 내 도움을 원하는 이들을 피하지 않았다. 그곳이 지금까지는 맨손으로, 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시민운동이었다면 앞으로는 보다 실질적으로 힘이 될 수 있는 자리로 옮겨간다는 것 외에는 달라질 것도 없었다. 특히나 여성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법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했다. 국회의원 스무 명의 사인을 못 받아 가족법개정안을 제출조차 못한 적도 있지 않았던가. 이제 내게 그 필요를 채워 줄 기회가 온 것이다. 그래, 이왕 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신명나게 해보자!
나는 결심을 하자마자 바로 그 이튿날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남편과 아들을 미국에 남겨 둔 채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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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가시지 않은 80년대, ‘여성학특강’에서 만난 한명숙 선생님, 참 멋져 보였습니다. 그런데 13년이나 옥바라지를 하셨고 당신도 수감된 적이 있다는 걸 알고는, 그저 눈을 질끈 감아야 했습니다. 다시 사람마다 삶이 무거운 시대, 우리를 감싸 안아 일으켜 세우는 한 총리님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이정희 (민노당 국회의원)
공자가 〈논어〉를 통해 크게 경계한 것이 바로 교언영색(巧言令色)이다. 화려한 말과 꾸민 표정으로 짐짓 거짓을 진실인 양 대하는 태도를 불인(不仁)이라 여긴 것이다. 대개 정치인들의 자서전은 이 범주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한 전 총리의 글은 이 점에서 우선 다르다. 말과 뜻이 일치하고 그 뜻의 바탕이 온유함에 있기 때문이다.
박경철(의사 경제평론가)
말과 글 모두가 사람을 위해 생겨난 것, 그러므로 어떤 글이나 말도 사람의 가슴을 앞서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리님의 글에서 인간의 따뜻한 가슴을 느낍니다.
김제동(방송인)
일을 하며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입니다. 삶이 무척 힘들게 느껴지곤 했는데 한 총리님 자서전을 읽으니 부끄럽습니다. 이 책을 늘 가까이 두고 힘들 때마다 읽겠습니다.
신라영(40대 주부)
글은 그 사람입니다. 한 총리님의 글을 읽으며, 어려운 시절 곁길로 빠지지 않고 반듯하게 걸어온 발자국을 보았습니다. 그 길을 뒤따라 걸으며 큰 나무가 만들어 놓은 그늘 아래에서 쉬는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더 많은 나무들이 더불어 큰 숲을 이루기를 소원합니다.
임형욱(시인, 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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