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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298g | 148*210*20mm
ISBN13 9788954610070
ISBN10 89546100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발작은 나를 불안감에 빠지게 했다. (중략) ‘만일 그날 저녁의 발작이 내 죽음을 가상실험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정말로 그때 내가 죽었다면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 그것이 대답이었고, 그 문장을 마침내 말로 꺼내 얘기하기 오래전부터 이미 나는 그 대답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 p.20

‘생사를 건’ 사랑이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그녀가 물었다.
정말 진지해.
지금껏 그 남자 없이 살았잖아.
충분히 불행했지.
내 말은 그래도 그때 네가 죽어 싶어 하지는 않았다는 거야. 대체 왜 그랬을까?
뭐라고?
나는 왜 죽고 싶어 하지 않았었는지 자문해본다.
하지만 그것이 삶이었다고 할 수도 없어. --- pp.120~121

여기저기에서 나를 지켜보는 눈들. 그것은 짐승들의 눈이다. 그들이 식육식물들 사이에 앉아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지키고 있다. 점점 더 않은 짐승들이 온다. 크고 작은 짐승들이 조용히 다른 짐승들 사이에 앉는다. 나는 그들 한가운데 누워 있고 그들이 무섭지 않다. 나는 그들 가운데 한 마리 짐승이다. 짐승인 나의 몸을 휘감는 긴 팔과 뭉툭한 코를 가진 갈색 털의 원숭이다. 나는 그렇게 누워 있다.
--- p.19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동독 출신의 여성 고생물학자인 ‘나’는 어느 날 갑자기 거리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실신한다.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깨어난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인생을 돌아보며 ‘만일 정말로 그때 죽었다면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라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고,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1년 후, 베를린 자연사박물관에서 서독 출신의 개미연구가 프란츠를 만난다. ‘인생에서 놓쳐서’는 안 될 사랑을 만난 것이다. 유부남이고 예쁜 딸아이도 있는 프란츠와 사랑에 빠진 이후 ‘나’는 그 이전의 삶과 자연스럽게 결별하게 되고, 남편과 딸이 어떻게 그녀를 떠났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게 모든 것을 버린 그녀는 미친 듯이 프란츠와의 사랑에 집착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09년 독일 국가상을 수상한
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모니카 마론의 대표작


모니카 마론은 분단된 독일의 동쪽과 서쪽을 오가며 성장했고, 여러 작품들에서 독일의 분단 상황을 주제로 다루었던 소설가이다. 『슬픈 짐승』은 모니카 마론의 작품 세계에 하나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 받았던 문제작이다. 그 이전에 발표했던 작품들에서는 구동독의 체제에 대한 비판이 노골적이었던 반면 이 소설에서는 사랑과 열정이라는 모티브가 전면에 부각되며 통일 후 독일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슬픈 짐승』에서 모니카 마론은 ‘나’와 프란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여러 사람들의 사랑과 사회 문제를 연결시키면서 흥미와 긴장감 속에서 독일의 통일이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나간다. 주인공 ‘나’의 회상 속에는 동독에서 자란 여자와 서독에서 자란 남자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정착하지 못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낳은 독일의 역사가 교묘하게 짜여 있다. 한 여인의 지독한 사랑을 그린 『슬픈 짐승』은 ‘기이한 시대’라고 지칭되었던 구동독이 사라진 뒤에도 그 시대와 결별하지는 못했던 사람들의 욕망과 슬픔에 관한 독특한 기록이다.

‘기이한 시대’ 그리고 ‘통일’을 겪은 이들의 삶과 사랑

동독 출신의 여성 고생물학자인 ‘나’는 어느 날 길을 걷다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실신하여 죽음 직전까지 갔다. 이 사건으로 ‘나’는 인생을 돌아볼 계기를 갖게 된다. “만일 정말로 그때 죽었다면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끝에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날로부터 1년쯤 흐른 뒤 ‘나’는 프란츠를 만난다. 그는 인생에서 놓칠 뻔했던, 하지만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사랑을 만난 것이다. 프란츠를 만난 후 ‘나’의 모든 것은 바뀌었다. 남편과 딸은 언제 어떻게 떠나버렸는지 알 수 없고, ‘나’에게는 오직 프란츠와의 사랑만이 남아 있다.
모니카 마론은 이 작품에서 ‘사랑’의 모티프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안에서 ‘기이한 시대’라 칭했던 구동독 체제에 대한 비판의 시선과 독일 통일 이후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결합시킨다.
동독 출신인 ‘나’는 구동독 체제에 대해 “너무나 불합리해서 기억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직업교육을 받은 전문 기와공이었던 한 사람은 그 국제적인 자유갱단에 의해서 임명된 우리의 국가원수였다”고 비꼬는 듯한 말투로 회상하기도 한다. 그중 그녀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여행금지였다. 고생물학자인 ‘나’는 아무런 제약 없이 공룡화석이 발굴된 곳에 직접 가보고 싶었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것을 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학회에라도 참가하고 싶었지만, 동독의 여행규제 때문에 불가능했다. 베를린 장벽은 그녀에게서 “고생대와 중생대를, 백악기 암석과 주라기 산들을 빼앗아갔다.” 그녀가 “일생을 바치고자 했던 모든 것”을 빼앗아간 것이다.
통일은 ‘예상치 못했던 시대변화’로서 등장인물들에게, 특히 동독 출신 인물들의 삶과 사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베를린 장벽으로 인해, 그리고 통일로 인해 비슷한 사랑의 비극이 생겨났다. 화자의 지인이었던 라이너는 자신을 장벽 너머로 탈출시켜준 앙케와 결혼해서 15년간 서독에서 살다가 통일이 되자 즉시 앙케를 떠난다. 또한 친구 지그린데의 경우에는 남편이 젊은 시절 사랑했던 여자가 통일 후에 갑자기 이들 부부 앞에 나타난다. 얼마 후 남편이 그 여자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고백하자 지그린데는 남편을 그녀에게 보낸다.
통일 후에 동독 사람들과 서독 사람들 모두가 서로에 대해 느꼈던 이질감과 낯섦, 동독과 서독 출신이라는 다른 배경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는 화자와 프란츠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화자가 보기에 그 차이는 “거의 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매우 작은 것”이며 “단지 좀 더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다. 그러나 서독 출신 사람들은 동독의 그 ‘기이한 시대’를 “세계의 진보를 몇십 년 동안 놓쳤다고” 생각했다. 프란츠가 여행했던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어느 전기 작가가 “로마인과 야만인 사이의 경계”라고 했던 것처럼, 서독 사람들에게는 베를린 장벽 너머의 동독 사람들을 “야만인”으로 여기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대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죽는 것.” 클라이스트의 희곡 『펜테질레아』에 나오는 대사처럼 ‘나’는 미친 듯이 사랑에 집착한다. 프란츠와의 사랑은 새로운 유토피아였다. ‘나’는 사랑에 몰두함으로써 사회주의가 무너진 직후 인생과 믿음 전체를 뒤흔든 변화와 혼란 속에서 자신의 질서를 새롭게 세우고 ?랑이라는 유토피아로 도피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결국 그 꿈같은 사랑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이 소설은 통일 후 독일에서 쓰인 가장 흥미로운 소설 가운데 하나임에 틀림없다. 『슬픈 짐승』은 사회정치적 콘텍스트를 넘어서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마론의 시선이 가 닿아 있는 곳은 둘로 나뉘었던 나라를 치유하는 움직임뿐만 아니라 부서진 마음들을 치유하는 손길이다. _ 뉴욕 타임즈

모니카 마론의 이 비가에는 인생에 느지막이 찾아온 위대한 사랑에 마음과 영혼을 빼앗긴 주인공이 있다. 뿌옇고 강박적인 꿈으로 녹아들며 그녀의 기억들은 기억들만의 삶으로 나아간다. _ 퍼블리셔스 위클리

충격적이고 에로틱한 기억의 소설…… 동물 같은 본능적 자아와 격정의 관계를 탐구하며 모니카 마론은 사랑에 모든 것을 걸고 사회적 규범과 생존을 위한 본능조차도 거역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_ 북리스트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것은 지난 몇 년간 쓰인 가장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가운데 하나이다. 보기 드문 강렬함을 지닌 매우 에로틱한 책이다.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문학평론가)

회원리뷰 (13건) 리뷰 총점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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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아홉을 버리고도 남은 하나가 전부가 되는 여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사**면 | 2023.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린 나이가 웬만큼 들면 살아온 만큼 온화하거나 세상에 대해 지혜로움이 가득차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그러나 그 현명과 지혜는 생생한 몸의 부패를 경험해야만 하는 걸 잊는다. 그 생생한 몸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지금의 나는 점점 죽음을 맞이하기 좋게 덜 보이고, 덜 들리고,덜 유연한 몸을 가지고 한 때는 내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너무나 많은 시작을 생;
리뷰제목

우린 나이가 웬만큼 들면 살아온 만큼 온화하거나 세상에 대해 지혜로움이 가득차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그러나 그 현명과 지혜는 생생한 몸의 부패를 경험해야만 하는 걸 잊는다. 그 생생한 몸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지금의 나는 점점 죽음을 맞이하기 좋게 덜 보이고, 덜 들리고,덜 유연한 몸을 가지고 한 때는 내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너무나 많은 시작을 생각해 본다. 시작만 있고 끝은 생각해 볼 수 없었던 그 아름다운 시절을.

<슬픈 짐승>이라는 제목이 백 살 먹은 노인의 말이라서  더 슬프다.. 주변사람들에게 역겨움을 일으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음으로 봐주는 노인인 나는 나도 한 때는 짐승 같은 그런 생생한 몸을 가졌었노라고 소리없는 외침을 하는 것 같아서.

그 외침은 백 살 먹은 나는 정말 백 살인것처럼 기억의 한 조각을 십 년, 20년, 30년을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 한다. 이를테면 " 그 당시,오십년 전이나 사십 년 전,아니면 육십년 전 그때는 가을이였다.P10 ,삼십 년 전인가 오십년 전에,아니면 사십 년 전 어느 날 전화벨이 울리고 어떤 목소리가,..P11 " 이런식으로 시간을 무색하게 기억이 한 장면만 말을 한다.시간의 순서는 의미가 없고 그 기억만 의미가 있는 척..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는 잊고 싶은 것을 기억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왜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가치조차 없었던 사소한 사건들을 기억 속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서 마치 사용된 인생의 증거로서 쓸모가 있다는 듯 백 번도 넘게 다시 그것을 뒤쳐 보여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내 인생에는 잊히지 않아야 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간직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만 모으면 내 인생은 상당히 짧은 생이 '되었다."P15 

이 구절은 사소한 것에 목숨이라도 걸듯이 비장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 같다. 엄한 데 힘 주고 살지 말라고..정작 백 살을 살아도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모으면 한 순간의 짧은 생이라고...

이런 노인은 멋있다. 온전한 하나를 갖기 위해 내 전부인 아흔아홉을 버리고도, 그 미련함에 세상 사람 다 손가락질을 해도 전혀 꿀리는 기색없이 당당하게 그 하나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삶..표준적인 삶의 따분함을 버리고 삶이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는 것처럼...그 예술을 위해 삶은 비틀리고 왜곡되어지는 삶...모니카 마론은 <슬픈 짐승>에서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나도 내가 노인이 됐을 때 이렇게 젊음을 냉소적으로 그러나 아름답게 말하고 싶다.

늙음에 대한 기억에 나는 구절들...

" 내 나이가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일으키지 않는 것만도 아름다움으로 봐주는 법이다."p13

"간직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만 모으면 내 인생은 상당히 짧은 생이 되었다."p15

"노년에서 좋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전혀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노년에 대해 좋게 말하는 것은 모두 어리석은 말이거나 거짓이다. 예들 들어 생생한 몸이 부패하지 않고는 현명해 질 수 없다는 듯 노년의 지혜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노인은 천천히 청력을 잃고 시력을 잃고 천천히 경직되고 멍청해진다."p119

"나이가 들어갈수록 문명이 내게는 점점 위로가 되지 못했다."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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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슬픈 짐승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M**********n | 2021.04.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회고의 대상이 사랑이라는 것치고는 울적이랄까, 광기랄까 그런 분위기가 초반부터 이 책이 불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감을 준다. 맹목과 집착으로 만들어진 사랑은 그녀의 회고 또한 제대로 된 기억으로 소환하지 않는데, 그녀가 기억이 믿을 수 있는 기억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녀가 맹목하고 집착하는 것은 그녀의 회고에는 남자들이 여자를 떠나가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랑 때문;
리뷰제목

회고의 대상이 사랑이라는 것치고는 울적이랄까, 광기랄까 그런 분위기가 초반부터 이 책이 불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감을 준다.

맹목과 집착으로 만들어진 사랑은 그녀의 회고 또한 제대로 된 기억으로 소환하지 않는데, 그녀가 기억이 믿을 수 있는 기억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녀가 맹목하고 집착하는 것은 그녀의 회고에는 남자들이 여자를 떠나가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랑 때문에, 오래된 사랑 때문에.
혼란의 시절에는 그렇게 다들 떠나버리는 걸까?
아니다 돌아오는 남자들도 있다. 단지 그들은 전쟁이라는 괴물이 뱉어낸 찌끄러기가 되어 돌아올 뿐.

주인공은 폭우에 휩쓸려간 점토집처럼 붕괴되었는데, 프란츠의 삶은 예전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에 의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삶을 끝장내는 걸까?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개를 납치하고, 직업을 포기하고, 자해를 하고, 약을 들이키지만 결국 모든 사랑의 끝은 비어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 빈 공간안에서 죽음과 별다를것 없는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그녀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진정 우울하다. 통일 후 독일은 이런 분위기였을까? 애초에 이 책을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읽어 볼까 했는데, 평화에 대한 낙관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책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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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슬픈 짐승 - 모니카 마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p****7 | 2020.07.01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동독에서 온 여자 서독에서 온 남자분단과 통일을 겪은 독일 작가 모니카 마론이 쓴 이 소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과 후를 오가는 통독소설이다. 주 소재는 불륜이지만, 불륜을 미화하는 소설은 아니라 괜찮았다. 주인공은 동독 출신의 여성으로 남편과 딸이 있었지만 통일이 된 후 서독 출신의 유부남 프란츠와 사랑에 빠진다. 이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결합이 아니라 동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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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에서 온 여자 서독에서 온 남자

분단과 통일을 겪은 독일 작가 모니카 마론이 쓴 이 소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과 후를 오가는 통독소설이다. 주 소재는 불륜이지만, 불륜을 미화하는 소설은 아니라 괜찮았다. 주인공은 동독 출신의 여성으로 남편과 딸이 있었지만 통일이 된 후 서독 출신의 유부남 프란츠와 사랑에 빠진다. 이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결합이 아니라 동독과 서독의 결합으로도 볼 수 있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동독 사람들과 미국의 지배를 받았던 서독 사람들은 자라온 환경도, 사고방식도 다르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서독 사람과 알게 모르게 열등감을 느끼며 야만인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독 사람. 이는 찬송가를 부를 줄 아냐고 묻는 프란츠의 모습과 찬송가를 모른다며 경건하게 앉아 스탈린 찬가를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아내를 곁에 두고 바람을 피우는 프란츠와 가족을 저버리고 프란츠만을 사랑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통일 후 서독과 동독의 불균형한 관계를 암시하는 듯하다. 불균형하고 불완전한 통일 상태.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참 좋았다.


작가는 독일의 분단 시기를 ‘기이한 시대’라고 부른다. (분단되기 전에 남편이 사랑했던 여자가 통일이 되고 찾아와 남편을 빼앗아가는 일은 여느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말 기이한 사건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지금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는 중일 테다. 문화도 언어도 점점 달라지고, 핏줄이라는 애착도 사그라들고 있는 현재 남북관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전쟁의 아픔도, 분단의 아픔도, 통일의 아픔도 200쪽 남짓의 짧은 소설에 잘 나타나 있다.

‘기이한’ 시대에 ‘비틀린’ 인식을 갖고 성장한 ‘믿을 수 없는’ 서술자의 ‘미친’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는 과연 이 소설 속 무엇을 비판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미친 사랑의 전조

나를 떠났을 때 그는 안경을 잊고 내 집에 두고 갔다. 나는 몇 년 동안 그의 안경을 썼다. 건강하던 내 눈을 그의 근시와 뒤섞어 흐릿한 눈으로 만들었다. 그것이 그의 곁에 머물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이었다. - p.10~11

내 연인이 나를 떠난 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누웠던 침대 시트를 벗겨내서 빨지 않고 장롱 안에 보관해두었다. 가끔씩 시트를 꺼내 펼쳐본다. 그럴 때 내 연인의 머리카락 한 올 피부 부스러기 한 점도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조심을 한다. - p.13

나도 가끔은, 오직 그날 아침 프란츠가 브라키오사우루스 아래에서 나를 만날 수 있도록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 p.81


사랑에 대한 고찰

나는 사랑이 안으로 침입하는 것인지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인지조차 아직 알지 못한다. 가끔은 사랑이 어떤 다른 존재처럼 우리 안으로 침입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몇 달 동안, 심지어 몇 년 동안이나 주위에 숨어 우리를 엿보다가 어느 때인가 기억이나 꿈들의 방문을 받고 우리가 갈망하며 숨구멍을 열 때, 그때 그것이 숨구멍을 통해서 순식간에 밀고 들어와 우리의 피부를 감싸고 있는 모든 것과 뒤섞인다. - p.24

사랑은 바이러스처럼 침입하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 안에 틀어박혀 조용히 머물러 있다가 어느 날엔가 우리가 충분히 저항력이 떨어지고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될 때, 그때 불치의 병이 되어 터져 나온다. - p.24

그러나 또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사랑이 죄수처럼 우리 내부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다. 사랑이 해방되어 우리들 자신인 감옥을 부수고 나오는 데 성공하는 일은 가끔씩 일어난다. 사랑이 감옥을 부수고 나온 종신형 죄수라고 상상해보면, 얼마 안 되는 자유의 순간들에 사랑이 왜 그렇게 미쳐 날뛰는 것인지, 왜 그렇게 무자비하게 우리를 괴롭히고 온갖 약속 안으로 우리를 밀어넣었다가 곧바로 온갖 불행 안으로 몰아넣는 것인지를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 p.24~25

사랑이라는 것은 공룡과도 같아서, 모든 세상이 그들의 죽음을 즐긴다. - p.49

아테는 사랑이 아마 믿음의 문제, 일종의 종교적 광기일 것이라고 말했고, 나는 사랑이 우리 안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자연이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질서 전체는 그저 그것을 길들이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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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3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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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인간으로서 살아가는것만으로도 슬픈데...기이한 시대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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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사**면 | 2023.01.02
구매 평점5점
사랑에 아파본 적 있나요..? 그렇다면 문장 하나하나에 공감해서 읽고 또 읽게 되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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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달***생 | 2022.05.14
구매 평점5점
기다린 보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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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 | 202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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