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0년 03월 22일 |
---|---|
쪽수, 무게, 크기 | 356쪽 | 458g | 148*210*30mm |
ISBN13 | 9788980409310 |
ISBN10 | 8980409311 |
발행일 | 2010년 03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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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6쪽 | 458g | 148*210*30mm |
ISBN13 | 9788980409310 |
ISBN10 | 8980409311 |
정지용 : 「향수」와 「다알리아」의 이미지 조지훈 : 멋과 지조 신석정 : 목가적인 참여시인 김종삼 : 내용 없는 아름다움 신동엽 : 민족적 순수와 반외세 박용래 : 눈물과 결곡의 시인 박봉우 : 조국이 곧 나의 직업 임 화 : 역사의 격랑 속에 침몰한 혁명시인 권태응 : 헐벗은 아이들의 가슴에 별을 심은 시인 이육사 : 변형된 자화상 오장환 : 낭만과 격정의 민중시인 김영랑 : 쓸쓸함과 애달픔 이한직 : 우수와 허무 윤동주 : 하늘과 바람과 별 박인환 :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 한용운 : 사랑의 시인, 민족의 시인, 구원의 시인 백 석 : 눈을 맞고 선 굳고 정한 갈매나무 신동문 : 삶을 통한 시의 완성 박목월 : 자연, 생활, 향토 김수영 : 앞을 향하여 달리는 살아 있는 정신 천상병 :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마음과 눈 |
이때까지 피상적으로 보아온
시인들의, 사랑하던 시인들의 모습을
우리 민중의 아픔을 그리던
농무의 시인
신경림 속에 녹아든 상태로 만났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들의 일화와 그들의 삶과
그들이 추구했던 것들까지
잘도 녹아 스며있는 언어들을 만났다.
그 속에는
석정도, 지용도, 오장환도, 이한직도
있었다.
백석도 김수영도, 김영랑도, 만해도, 신동엽도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들이
민중들에 대한 사랑의 눈으로 다시 엮여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아마 이 땅의 삶을 소풍이라고 했던
순진무구의 시인도 그런 관점에서
필자에게 선정되었으리라 느껴본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가본
시인들의 세계,
그 언어의 가멸함 속에
나를 내려놓고 한참이나 즐거운 마음에
분주한 내 뇌리를 쳐다보면서
들녘에 핀 들국화같은 넉넉함으로
우아함으로
한 주의 시간을 보냈다.
원석이 용광로 속에 녹아
용해되어 칼로, 반지로 되어 나온 모습들을 보면서
한량없는 기쁨이 되었다.
두어 달 전 캘리그라피 연습할 목적으로 박인환 시인의 시집을 한 권 구입하여 필사 한
적은 있는데, 그 외의 시집은 학창시절 이후 읽었던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시집을 구입한
기억은 별로 없다. 아마도 시를 어렵기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저자의 사상이나 생각을 함축하여 글로 표현하기에 함축된 의도를 알아 차리지 못하면, 저자와
소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함축된 의미를 찾지 못하면 시를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함축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시를 쓸 때 당시의 시대상과 공간적 배경 그리고 시인의
심리 상태 등을 유추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공부가 필요하다.
학창시절에는 선생님이 시를 해석해 주고, 시험이
나온다고 하면, 무조건 외우기 바빴는데, 성인이 되어 시를
혼자 해석하며 읽으려니 너무 어렵다. 나와 같은 독자가 많음을 알기에 신경림 선생께서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언급 했듯 독자들이 시를 외면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시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하셨다. 아무리 좋은 시를 썼다 하더라도 독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자기 만족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무지도 한 몫 하지만, 자신의 지식을
과시라도 하듯 어려운 낱말들을 나열하는 것은 글 쓰는 사람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글은 소통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인이 자라온 환경과 조건,
당시 상황이나 저자의 생각을 알아야 하는데, 저자는 자신이 직 간접적으로 만났던 분들과의
에피소드와 시관, 그리고 다른 평론가의 시관을 함께 서술하여, 시를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시인 22분과
시가 소개 되었는데, 그 중 한 편의 시라도 읽어 본 시인은 고작 12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시인도 잘 알지 못하면서 릴케를 읽고 푸시킨을 논하고 있었다니 참으로 어리석고, 창피한 생각이 든다.
내 맘 가는 대로 잘 몰랐던 시인을 기준으로 summary
하였고, 이육사 선생을 존경하기에 몇 자 적어 보았다.
김종삼(1921-1984) 이 분은 좀 특이한
분인 것 같다. KBS 전신인 동아방송의 배경음악 담당으로 20년간
재직 하였지만 사글세를 면한 적이 없고, 집의 생활비는커녕, 자녀의
학비나 학용품도 한번 사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수입이 꽤 되었지만 술 값과 자신의 사치를 위해 다
썼다고 한다. 요즘 같았으면 당장 이혼 감인데, 그를 남편으로
아버지로 인정해 준 가족들이 더 기이하다.
세속에 욕심이 없고, 자유로운 영혼이기에
좋은 시가 나왔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장으로 무책임한 행동은 비판 하고 싶다.
4.19의 시인 신동엽(1930-1969) 지식인이라면
자기만족에서 벗어나 민족이나 인류가 갈망하는 방향으로 무지한 백성들을 선동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선동을 하면 국가정책의 대치로 보고 탄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진달래 산천’이 색깔론에 빠져 유신시절 내내
불온문서로 분류되어 판매가 금지되었다. 시란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빨치산을
그린 시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는 대중을 선동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박봉우 (1934-1990) 독재와 분단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며, 소개된 시를 통해 국민들을 독려 하였다. 분단의
아픔을 노래한 산문시 ‘휴전선’, 4월 혁명을 노래한 ‘젊은 화산’과 ‘소묘33’,’진달래도 피면 무엇 하리’는 꼭 읽고 그 의미를 되 새겨야
할 것 같다.
임화 (1908-1953) 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의 중앙위원회 서기장이었으며, 당시 지식인 대부분이 월북하였듯 임화도 월북하여 조. 소문화 협회 중앙위 부 위원장으로 일하였으나, 휴전 직 후 김일성이
미제 간첩죄를 씌워 처형하였다. 때문에 1980년대까지 금지
되었으나 지금은 풀린 상태다. 그의 시는 100편이 있는데
크게 5가지로 시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첫째 노동계급적 세계관에 의한 방황으로 감성적 허무주의와 다다이즘,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가 표출되고 있다.
둘째 민중의 삶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며 대중화에 기여했다.
셋째 파시즘의 폭압에 의해 카프가 해체되어 힘든 상황임에도, 주체의 재건을 희망했다.
넷째 식민지 지식인들의 왜곡된 세계관과 필연성, 비극적
운명을 형상화 하였다.
다섯 낭만주의가 형명적 낭만주의로 승화되며 프롤레타리아 계열 문인들과 월북을 단행했다.
권태응 (1918-1951)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라고 소개 되었다. 동시를 주로 썼는데, 감자 꽃이란
시는 짧지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천년 대계의 근간은 어린이들이므로 어린이들을 계몽해야 할 당위성을 갖고 있었던 듯 하다.
이육사(본명: 이원록 1904-1944) 264 수인번호를 따서 호를 이육사로
지었다. 약산 김원봉 선생이 단장으로 있었던 의열단에 가입하며, 독립운동과
일제에 항거하는 시를 썼다. 그가 남긴 시는 36편인데, 높은 수준의 시는 6~7편 밖에 되지 않으며, 위대한 삶을 살았으나 시가 전부 위대하지는 않다는 저자의 설명은 아이러니로 들린다. 물론 36편의 시를 다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소개된 시는 시에 대한
문외한 이지만 독자의 피를 끓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장환 (1918-1951) 정지용 시인의
권유로 월북. 식민지 지식인으로 증오와 절망을 노래한 시가 많으며, 절망적이고
허무적인 정서가 잘 표현되어 있어서 군사독재시대에도 회자되다가 오송회 사건을 만들기도 하였다. 당시
남한 사회가 그렇게 썩었고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을까? 내 놓으라는 지식인들이 거의 월북하여 숙청되었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이한직(1921-1976) 친일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민족의식이 싹터 전향한 시인이다. 그의 시는 감각적이고 영롱한 것이
특징이며, 친일파 후손이라는 낙인 때문에 모럴의식이나 인생의 성찰을 통해 현실 초월 의지를 보여주려는
시를 쓴 것이 아닌 가 싶다.
백석(본명:
박기행 1912-1996) 저자가 이 시인을 좋아해서 시인의 길에 들어 섰다고 하였다. 백석의 시는 유난히 사투리가 많다. 일제가 우리나라 언어의 말살정책에
대한 반발의 표시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신동문(1927-1993) 지식인들이 독재
앞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에 대한 고뇌와 자괴한 시를 썼으며, 경향신문 특집부장 시설 독재에 대한 비판의
글을 썼다가 중앙중보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한 이후 절필하고 낙향하였다.
정지용, 신석정, 윤동주, 박인환, 한용운, 유치환, 박목월, 김수영, 천상병 시인은 많은 독자들에게 회자 되기에 제외하였다.
시란 저자의 생각이나 감정을 함축적인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시인들은 대부분 그 당시 시대정신을 반영하였다. 사랑이나
자연에 대한 미사어구 보다는 진실을 찬미하고 거짓을 풍자하여 권선징악을 전달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본다. 이
책은 study book으로 꼬박 이틀 걸려 읽었다.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효과가 좋은 보약을 먹은 느낌이다.
평소 신문에서 한 편씩 시를 접하는 것 말고는 시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딸이 고등학교 필독서라고 구입해 읽길래 한 번 읽어봤다. 학창시절 시를 이해한다는 건 국어문제를 잘 푼다는 것으로 직결되었기때문에 사실상 마음을 비우고 편히 시를 감상하기는 어려웠던것 같다.
예비 고등학생이 읽기엔 이 책이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시가 어렵거나 시 해석이 어려운게 아니라 시인을 둘러싼 시대의 거스름이 학생들에게는 다분히 낯설게 느껴졌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시험을 떠나 시인을 따라 과거를 거스르는 여행을 한 느낌이랄까...시인을 둘러싼 추억어린 여행들이 마치 그림처럼 눈앞에 그려지는 그런 편안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