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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 풍경, 풍경 속 사람들

: 정규웅의 문단 뒤안길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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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09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68g | 148*210*20mm
ISBN13 9788958642848
ISBN10 895864284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문단의 뒤안길을 거닐었던 문학전문기자의 기록

1970년대 그때, 그 행복했던 시절 문학과 문인 그리고 문단의 주변을 맴돌면서 체험하고 느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스스로 문인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과 어울리며 실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회고한 것이다. '문학을 하려다 하려다 안 돼 문학기자가 된' 저자는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인들과 직접 시간과 사연을 함께 나눈 덕분에 작가와 작품, 그들의 생애와 내면들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그리움과 기억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70년대는 문단이라도 시대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시기였다. 판매금지를 당하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유신 체제 아래 어느 것 하나 자유로운 것이 없었던 때였다. 문학의 영향력과 감성적인 문인들의 성향 때문일까, 문인들은 더욱 시대의 소용돌이 중앙으로 뛰어들었다. 그 과정의 환희와 영욕의 순간들을 함께 한 저자는 언제나 ‘글 짓는’ 이들의 편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안위를 걱정하며 그들과 함께 호흡해 왔다. 이 책이 전하는 문단의 뒷이야기는 우리 문단에 대한 귀하고 다사로운 증언이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문학의 길, 문학기자의 길

1부 사람이 있는 풍경

거기, 이문구가 있었다|이문구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눈물의 시인’ 박용래|사해동포주의의 발로, 김현의 ‘말트기주의’|유고시집으로 살아돌아온 천상병|황석영의 진실 같은 구라, 구라 같은 진실|‘제3의 기인’ 이외수|반세기에 걸친 우정, 김광섭과 이헌구|자유인 이제하 “상을 받지 않겠습니다”|아버지 김광주의 묘지를 할부로 구입한 김훈|대한민국 김관식|‘명동의 살아있는 전설 ‘명동 백작’ 이봉구|‘진짜 고은’ ‘가짜 고은’을 용서하다|‘호올로’ 커피를 즐겼던 김현승|병상에 누워 입으로 소설을 쓴 유주현|제자들에게 모든 걸 ‘빼앗긴’ 안수길|소설보다 더 극적인 최정희와 김동환의 사랑|최정희의 파란 많은 삶을 닮은 두 딸

2부 책이 있는 풍경

70년대 가장 빛났던 〈별들의 고향〉|이문구의 〈우리 동네〉 발안|‘말갛게 씻은 얼굴 고은 해’ 같은 박두진|‘돌아온 탕아’ 김승옥의 화려한 복귀|다시 긴 침묵에 빠진 김승옥|조세희와 윤흥길, 새로운 소설의 시대를 만들다|쓰레기통에서 살려낸 〈여름의 잔해〉|〈겨울 여자〉 성의 개방시대를 열다|김성동의 처음과 끝, 〈만다라〉|시대만큼 아팠던 〈순이 삼촌〉|시대의 냉기를 온몸으로 맞은 〈겨울 공화국〉|빨치산 문학의 척후, 〈지리산〉

3부 이야기가 있는 풍경

잊혀진 것들, 〈성북동 비둘기〉|평생 〈그 먼 나라〉를 꿈꾼 향토시인 신석정|죄없는 시인 한하운의 ‘죄명은 문둥이’|대작가는 숨겨지지 않는다, 김주영과 조선작|평행선을 달린 부자, 오영수와 오윤|‘한국의 바이런’ 구자운의 쓸쓸한 죽음|‘조숙한 천재’ 이한직|아까운 신세대 모더니스트 김광균|다재다능한 선생님이자 다작의 시인 조병화|이문열의 소설과 술의 역사|시로써동반자의 길을 걷는 정호승과 김명인|미국에서 숨진 ‘청록파’의 친구 박남수|삶과 죽음도 나눈 방기환·임옥인|속세에 휘둘린 김춘수의 삶|이영도.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씩씩하게 쓸쓸했던 모윤숙|〈나그네〉에서 시작된 육영수의 한국시 사랑|섬세한 심성으로 구설수에 오른 박목월|다양하고 다채로운 경력의 집합체, 서기원|그 누구이기보다 소설가였던 서기원

4부 시절이 있는 풍경

김동리 & 이문구 VS 서정주 & 조연현|영욕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창작과비평〉 VS 〈문학과지성〉|상사병 같은 신춘문예 중독|시대가 낳은 코미디 ‘문인간첩단 사건’|문인 저항운동 집합체 자유실천문인협의회|보수의 승리로 끝난 보수와 진보의 대회전|‘한국’ ‘전국’ 두 개의 소설가협회|무대에 선 문인들|정주영과 문인들의 언해피한 결말|신석초 시비 〈바라춤〉|분단이 만든 아픈 이름 정○용·김○림|규제에서 해금된 정지용과 〈향수〉|어두운 시대의 비극 김남주

에필로그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문학을 하려다 하려다 안 돼 문학기자가 되었다’

어떤 소설가가 몇몇 비평가가 자신의 작품을 호되게 비판하자 ‘나도 소설을 쓰다 쓰다 안 되면 평론을 하겠다’고 일갈했듯이, 필자는 ‘문학을 하려다 하려다 안 돼 문학기자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성장기에 책을 좋아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문학도를 꿈꿔 습작도 하고 습작에 대한 좋은 평가도 받아봤지만, 본격적으로 문학을 향한 꿈의 실체를 드러낼 즈음, 필자는 근본적인 고민에 빠졌다.
김승옥의 뒤를 이어 김현이 〈자유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했고, 동기들이 주축이 되어 동인지 〈산문시대〉가 첫선을 보였던 그때, 필자는 ‘그 친구들을 뛰어넘는, 최소한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글을 쓰지 못할 바에야 함께 문학활동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나는 문학을 즐길 수는 있으되 나 자신이 문학을 행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중앙일보〉에 입사한 지 무려 5년이 지난 1970년 초, 문학기자로 발령을 받은 후, 더욱 자주 만나게 된 대학동기들과 어울리며 문학이나 문단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동아일보〉 문학기자였던 김병익은 ‘우리나라에 문학평론은 있으나 문학저널리즘은 없다’며 함께 문학저널리즘의 토양을 구축해보자고 격려했다.
이렇게 해서 필자는 여러 해 동안 문학기자라는 이름으로 문학 속에서 호흡하며 살 수 있었다.

책에 실린 글들은 1970년대 그때, 그 행복했던 시절 문학과 문인 그리고 문단의 주변을 맴돌면서 체험하고 느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쓴 것이다.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야 쓸모없는 잡담에 불과할는지도 모르나 내 생애에 있어서 문학이 어떤 의미로 존재했는지 어렴풋이나마 전달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 〈프롤로그〉 중에서

10년 동안 그때의 다짐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것은 없지만 내 생애를 통틀어 가장 의욕적이었고 그래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음은 분명하다. ― 〈에필로그〉 중에서

우리 문단의 살아 있는 마지막 증언

필자는 스스로 문인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과 어울리며 실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회고해온 〈정규옹의 문단 뒤안길〉을 다시 정리해 이 책에 모두 담았다. 문인들과 직접 시간과 사연을 함께 나눈 덕분에 작가와 작품, 그들의 생애와 내면들에 대해 필자는 절실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고 잊을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기억은 아주 생생하다. 이 책은 그 그리움과 기억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특히 1970년대 이후 더욱 활발해지고 그만큼 복잡해진 문단 이야기는 주변 누구나 인정하는 부지런함과 폭넓은 교유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필자만이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나의 〈한국문단사〉가 씌어진 1970년대 초 이후에 더욱 활발해지고 착잡해진 문단 이야기를 누군가가 써주기를 바라왔는데, 그것이 나와 문학 담당 기자 시절을 함께하며 같이 문단을 취재한 정규웅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것이 무척 반갑다. 그는 내가 댈 수 없을 만큼 부지런하고 교유의 폭이 넓었으며 거기서 얻는 정감이 다사로웠다.
문학인의 인구도 대폭 늘어나고 문단 규모는 한없이 크고 착잡해진 이제 문단의 이면사를 보고 듣고 모우기란 더 어렵고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엮는 일은 아마도 생각조차 힘들 것이다. 이참에 정규웅의 이 책은 어쩌면, 그래서 더욱 아쉬워질, 우리 문단에 대한 마지막 사사로운 증언이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이야기들은 귀하고, 귀를 풍성하게 할 덕담이다.
― 김병익(문학평론가)

70년대 문인들의 자화상

70년대 그 시절, 문단이라도 시대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문학의 영향력과 감성적인 문인들의 성향은 도리어 그들을 소용돌이 중앙 깊숙이 끌어들였다. 그 과정의 환희와 영욕의 순간들에는 항상 ‘정규옹 기자’가 있었다.
정규옹은 ‘시대의 서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글 짓는’ 이들의 편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안위를 걱정하며 그들과 함께 호흡한, 70년대 문인과 문단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70년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정규웅의 문단 뒤안길』은 글쓰기는 무엇이며 글짓는 이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을 속 시원히 들려주는 저 70년대 전후의 문단사이며 장편서사시이다.
매몰되어가는 폐광의 막장에 들어가서 보석 같은 글감을 캐내어 앞서 간 사람들의 뒷모습과 뒤에 올 사람들의 길을 일러준다. 이 책은 모국어의 첫세대이며 4·19세대인 우리의 슬픈 자화상과 아름다운 풍경이 갈피마다 그려져 있다. 돌아보느니 고통은 잠들고 이제 용서할 시간인가.
― 이근배(시인·대한민국예술원회원)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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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문단 뒷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g********m | 2011.12.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병익의 한국 문단사 비슷한 책이다. 주로 70년대 한국 문단의 뒷 얘기들을 다뤘다. 어찌 보면 신변잡기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그 사소한 얘기들이 모여 한국문학사를 이루니, 어찌 사소하게만 볼 수 있으랴. 더구나, 언제나 그렇지나 뒤에서 남 얘기하는 것과 강 건너 불 구경 만큼 재미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얘기하면 이 책의 가치가 지나치게 낮아 질 수도 있는;
리뷰제목

김병익의 한국 문단사 비슷한 책이다. 주로 70년대 한국 문단의 뒷 얘기들을 다뤘다. 어찌 보면 신변잡기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그 사소한 얘기들이 모여 한국문학사를 이루니, 어찌 사소하게만 볼 수 있으랴. 더구나, 언제나 그렇지나 뒤에서 남 얘기하는 것과 강 건너 불 구경 만큼 재미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얘기하면 이 책의 가치가 지나치게 낮아 질 수도 있는 데, 어쨌든 그렇다.

 

70년대는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기이니만큼, 그 뒷 얘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끔 작가라는 존재를 무당과 비교하게 되는 데, 모두 다 하나 같이 개인적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그 부분들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살아왔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 부분은 역사적 될 수 도 있고 개인적 운명이 될 수도 있다.

 

가끔은 이 글을 쓴 기자가 그냥 덤덤하게 써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얄미운 생각도 들었는 데, 그래서 기자가 아닐까, 또 다시 생각하게도 된다. 글쎄, 또 다시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다. 어쨌든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아무리 70년대라고 해도, 흑과 백으로 명확하게 나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하다. 모윤숙이나 서정주 같은 작가들을 생각해 봤을 때 그들이 아무리 개인사가 다사다난했다고 쳐도, 해 먹을 만큼 다 해 먹고 살아 온 그들을 측은하게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혹시, 모르겠다. 그들을 조금 더 근거리에서 오래 지켜 본 기자의 생각은 다를 지도. 모든 사람이 황석영이나 김남주 처럼 결단을 내리며 매 순간을 살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작가는 지식인의 축에 속한다고 생각해서인 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대단한 것을 작가에게 요구하는 것 만은 분명하다. 나만 그런 지 모르겠으나.

 

모든 사람의 인생은 다 소설이고 영화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하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노인네들을 모셔다 그들의 인생 얘기를 듣고 이런 글을 써도 충분히 이 책의 작가들 만큼 흥미로운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 사람들 하나 하나의 인생 모두에 거대와 역사의 바람이 만들어 놓은 자국이 선명히 새겨져 있을 테니 말이다. 다만 작가들 근처에서는 그들의 인생을 범상치 않게 바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기자와 같은 사람이 존재했고, 우리 주위에 평범한 사람들 주변에는 그들의 삶을 범상치 않게 기록할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차이 밖에 더 있겠는가.

 

어쨌든, 한국 문학사의 뒤편 문단의 뒷얘기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한국 문학사와 현대사를 그리고 인간의 생을 조금 더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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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 풍경, 풍경 속 사람들]-사라지지 않은 70년대 문인들의 열정을 느끼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둘**서 | 2011.04.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작년 연말에 조정래 작가님을 만난 적이 있다. 집필하는 작품마다 좀 난해한 느낌이 많았던 데다가, 풍기는 외모에서 굉장히 고지식한 분일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상하면서도 유머러스하여 만난 그 순간 저자의 팬이 되어버렸다. 독자는 책의 내용을 통해서, 혹은 외모를 통해서 저자에 대한 크고 작은 편견을 갖곤 한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저자와 사이버 상에서 만남을;
리뷰제목

작년 연말에 조정래 작가님을 만난 적이 있다. 집필하는 작품마다 좀 난해한 느낌이 많았던 데다가, 풍기는 외모에서 굉장히 고지식한 분일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상하면서도 유머러스하여 만난 그 순간 저자의 팬이 되어버렸다. 
독자는 책의 내용을 통해서, 혹은 외모를 통해서 저자에 대한 크고 작은 편견을 갖곤 한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저자와 사이버 상에서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각종 방송매체를 통해서 저자의 실생활이나 생각 등을 엿볼 수 있어서 저자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접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에세이를 통해서 작가의 모습이나 작품의 뒷 이야기 등이 많이 공개되고 있어 책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70년대는 어땠을까? 인터넷도 없고 작가와의 만남이 활발하던 시기도 아니였던 그때는, 책을 통해서 저자와 만나는 것이 전부였으리라. 가끔 드라마 혹은 책 등에서 겉으로 드러난 부분이 아닌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예기치 못한 상황을 접하게 되는 뒷이야기를 듣다보면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재미와 감동이 1970년대 문학기자 일을 시작하면서 저자가 겪었거나 느꼈던 문단의 뒷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이 책 속에 담겨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황석영 작가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 교과서에서 많이 접해왔던 박목월, 박두진, 김동리의 모습 등 그들의 사생활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그들의 작품 못지않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 읽는내내 상당히 흥미로웠다.
문인들의 발걸음이 비교적 잦았던 청진동 뒷골목의 풍경 속에는 ’문당통’이니 마당발이니 하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한국문단 전체를 꿰뚤혹 있는 이문구가 있었고, 그들 사모하는 사람은 여자 뿐만 아니라 ’이문구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느닷없이 청진동을 찾는 지방문인도 있었다.
1970년의 청진동은 문인들에게는 고향과는 같은 곳이라고 하는데, 많은 문인들의 그리움이 있는 곳이자, 문학을 토론하고, 실천적 의미를 함양하고, 구체적 방법론을 분석하고, 신념과 투지를 확인했던 간판 없는 회관이자 전선의 영내였다고 이문구는 말했다고 한다.

죽은 누나를 생각하기만 하면 눈물을 흘리며 술잔을 기울이며, 시를 끼적이는 게 전부였던 박용래,
정치체제가 살벌하고 시대는 암울했지만 문단 친구들에게 푼돈이나 얻어 술만 마시며 세상을 낭인처럼 살아가던 천상병은 실종으로 인해 뜻하지 않는 유고시집을 친구들에 의해 발간하게 되었는데, 실은 술에 취한 채 거리에 쓰러져 있다가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유고집에 담겨진 뒷이야기가 꽤나 황당하면서도 유쾌하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아무래도 현존하는 작가들의 그 시절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데뷔 초기인 70년대 초부터 ’황구라’라는 애칭으로 통했는데, 특유의 재담실력 뿐만 아니라, 약장수 열두 마당, 신파극 변사 흉내, 각종 중계방송 시늉, 성교육 강연 뿐만 아니라 꼽주춤, 각성이타령에서부터 동서양 유명 배우들 흉내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고 한다.
초기 대표작인 <객지><삼포 가는 길> 등 노동자의 밑바닥 삶을 그린 작품들이 열정적인 현실체험의 소산이라고 하니, 그의 집념은 정말 대단했던 듯 싶다.
젊은 시절에도 낡은 작업복을 아무렇게나 입은 데다 머리와 수염을 자랄 대로 자라고 온몸에 땟국이 흘러 깊은 산속에서 오랜 세월 도를 닦다가 방금 속세에 내려온 도인의 풍모를 가져 ’제3의 기인’이라 불렸던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던 이외수 작가와 '술-병고-가난’의 악순환으로 ’어지러웠던 시대의 대표적인 피해자였다’고 아들 김훈은 아버지 김광주에 대해 이렇게 말했으며, 가난으로 아버지의 묘지를 할부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반세기에 걸친 우정을 나눈 김광섭과 이헌구, 명동이 살아있는 전설 이봉구, 병상에 누워서도 글을 쓴 유주현 등의 작가들의 뒷 이야기와 70년대 가장 빛났던 작품 별들의 고향, 성의 개방 시대를 연 겨울 여자 등 작품에 대한 뒷 이야기도 흥미롭다.
’감성의 천재’라 불렸던 최인호는 한국문학사상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 동시에 ’상업주의 작가’라는 평을 받기도 했고, 한동안 연예계에 은밀하게 나돌던 스캔들과 닮아 있던 김승옥의 재기작품 과 이 책의 저자 정규옹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박범신의 신춘문예 당선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책 속에 숨겨졌던 작가와 작가의 삶이 흥미롭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학 활동에 제재가 많았던 1970년 암울했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꿋꿋했던 문인들의 모습이 간과해서는 안된다.

첫날은 몽둥이로 전신을 난타당하고 이튼날은 그 멍들고 부은 몸뚱이 위 군복을 벗기고서 내복 위로 ㅅ싸릿대가지를 후려치면서 내 몸 마디마디를 자근자근 후려갈겼다. 싸릿대로 순등을 맞기도 했는데 손톱이 터져 끈끈한 피가 엉겨 붙기도 했다. 셋째 날은 어느 방에 불려가 다수의 수사요원들로부터 무지막지한 구둣발 세례를 받아야 했다. (본문 130,131p)

’현실 참여’의 문학을 추구할하는 입장에서는 소재나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워야했던 그때,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기에 지금의 문학이 존재하고 있고, 현재의 작가들이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된 듯 하여, 가슴이 뭉클해진다. ’뒷 이야기’라는 말로 70년 대 문학과 문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상 그 시절 문학이 가지고 있었던 의미가 더 크게 전달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자유로울 수 없었던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문학적인 감성으로 시대를 이해하려하고, 시대를 바로잡으려 했던 그들은 때로는 좌절로, 때로는 환희로 우리나라의 문학을 이끌어 왔으니 말이다.
’문학을 하려다 하려다 안 돼 문학기자가 되었다’는 저자는 그들과 함께 문학 속에서 호흡하며 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한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70년대 문학을 이끌었던 이들이 있기에 다양한 소재와 표현이 담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에 나 역시도 감사함을 전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그 시절 문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문학의 열정은 변하지 않았고, 이들의 열정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작가들에게도 귀감이 되리라 생각된다. 문학의 발전은 70년대 문인들이 만들어놓은 튼튼한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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