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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11g | 132*213*20mm
ISBN13 9788955615753
ISBN10 89556157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지옥의 화려함을 예고한 고딕소설의 고전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렸던 보르헤스가 선집한 독특한 세계문학 전집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보르헤스가 '환상'이라는 키워드로 작품 목록을 추린 이 시리즈는 보르헤스가 직접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제가 실려 있다. 그의 해제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문학에 대한 독특한 감상법과 그의 창작의 배경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바테크』는 아바시데스 족의 아홉 번째 칼리프 바테크가 이단의 죄를 저질러 지옥으로 굴러 떨어지는 이야기이다. 이슬람 신앙을 버리고 어둠의 힘을 숭배하면 지하 불의 궁전 문을 열게 될 것이라는 한 상인의 말에 현혹된 바테크는 아담 이전 술탄들의 왕관 등을 얻게 되리라는 유혹에 오십 명의 소년을 제물로 바치기까지 한다. 피비린내 나는 몇 년이 흐르고 긴 여정 끝에 어둠의 영혼이 된 바테크는 마침내 황량한 산에 도착한다. 그곳은 다름아닌 지옥. 난삽한 줄거리와 자유분방한 구조, 엉뚱하고도 기이한 이야기의 흐름 등 백퍼드만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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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 도서관을 펴내며

성서는 인류의 모든 혼돈의 기원을 바벨이라 명명한다. ‘바벨의 도서관’은 ‘혼돈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은유이지만 또한 보르헤스에게 바벨의 도서관은 우주, 영원, 무한, 인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암호를 상징한다. 보르헤스는 ‘모든 책들의 암호임과 동시에 그것들에 대한 완전한 해석인’ 단 한 권의 ‘총체적인’ 책에 다가가고자 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런 책과의 조우를 기다렸다.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는 보르헤스가 그런 총체적인 책을 찾아 헤맨 흔적을 담은 여정이다. 장님 호메로스가 기억에만 의지해 《일리아드》를 후세에 남겼듯이 인생의 말년에 암흑의 미궁 속에 팽개쳐진 보르헤스 또한 놀라운 기억력으로 그의 환상의 도서관을 만들고 거기에 서문을 덧붙였다. 여기 보르헤스가 엄선한 스물아홉 권의 작품집은 혼돈(바벨)이 극에 달한 세상에서 인생과 우주의 의미를 찾아 떠나려는 모든 항해자들의 든든한 등대이자 믿을 만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 바다출판사 편집부

바벨의 도서관 - 보르헤스 세계문학 컬렉션

〈바벨의 도서관〉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렸던 보르헤스가 선집한 독특한 세계문학 전집이다.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손잡고 그를 행복하게 했던 작가 29명을 선정했고, 그들의 작품들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중단편들을 추려냈다. 각 작품집 앞에는 보르헤스가 직접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제를 실었다. 보르헤스 특유의 어법이 유감없이 구사되는 그의 해제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문학에 대한 독특한 감상법과 그의 창작의 배경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저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새로운 장르의 회화를 창시했다는 찬사를 받는 툴리오 페리콜리가 그린 보르헤스를 비롯한 30명의 작가의 예술성 넘치는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이번 1차분 10권 출간을 시작으로 ‘바벨의 도서관’은 내년까지 총 29권의 작품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1. 새롭고 다채로운 세계문학전집

‘바벨의 도서관’은 매우 주관적인 세계문학전집이다.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태동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우리 독자들에게는 낯선 C. H. 힌턴 같은 작가가 들어 있다는 것으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악어〉 같은 작품을 통해서는 카프카의 단편들이나 카뮈의 《이방인》 같은 부조리한 소설의 기원이 의외로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처럼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걸작도 보르헤스의 안목으로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의미 속에 놓이게 된다.
‘바벨의 도서관’은 무엇보다도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루고네스, 힌턴, 벡퍼드, 로드 던세이니, 매켄, 파피니, 빌리에 드 릴아당, 레옹 블루아 등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작가들도 ‘바벨의 도서관’에서는 보르헤스가 엄선한 단편들로 새롭게 독자들과 만난다. 보르헤스가 선정한 환상적인 단편들이라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컨셉은 독자들에게 세계문학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시각을 교정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문학이라는 거대한 대하를 큰 지류 몇 개만 대강 흩어보고서 판단해 왔던 것일 수 있다. 세계문학 출간 붐이라 할 수 있는 현재에도 우리는 여전히 큰 지류들 몇 개만 반복적으로 탐험할 수밖에 없었다.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대표작들 위주로 한 세계문학 전집의 구성은 필연적으로 중복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짓수는 많은 것 같지만 똑같은 재료를 써서 만든 요리만 죽 차려져 있다면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바벨의 도서관’은 세계문학이라는 대하를 이루는 작지만 흥미 있는 지류들을 탐색할 수 있게 해준다. 전인미답의 그 지류를 안내하는 사람이 바로 보르헤스라면 이 탐험은 분명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바벨의 도서관’은 개별 작품 자체의 의의를 넘어서 세계문학을 다시 한 번 조망할 수 있는 계기를 세계문학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보르헤스 창작의 원천

20세기 중반 이후 문학뿐 아니라 현대철학 전반에 걸쳐 보르헤스보다 더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서구 지성계를 통틀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에 비견되는 사람조차 꼽기 힘들 정도로 보르헤스의 존재감은 우뚝하다. 이탈로 칼비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등 20세기의 대문호들이 보르헤스에게 아낌없이 찬사를 바쳤다. 또 시간과 무한과 거울과 미로와 도서관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보르헤스의 단편들은 포스트모더니즘,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 모더니즘 이후 새로운 철학사조를 고민했던 사상가들을 자극했다. 그가 본격?으로 해외에 알려진 1960년대 이후 서구 지성계에서 근대성에 대한 고민이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보르헤스의 영향이 아주 직접적인 것이었다는 사실을 강력히 입증한다. 보르헤스는 1970년도에 문학계 저명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수상의 영광은 솔제니친에게 돌아갔다. 그 결정은 사람들로 하여금 노벨문학상의 안목에 의심을 갖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프루스트, 조이스 등과 더불어) 중 하나로 꼽힌다.
바벨의 도서관은 그런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직접적인 단서가 된다. 어린 보르헤스를 매혹시켰던 오스카 와일드(보르헤스는 열 살 때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발표했다)부터 보르헤스가 애정을 담아 ‘아마추어’ 작가라고 한 벡퍼드, 4차원의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했던 힌턴에 이르기까지 그가 인생의 말년에 행복한 추억에 젖어 회상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은 보르헤스가 어떤 독서 편력을 거쳐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각 작가들이 보르헤스한테 끼친 영향은 작품집 앞에 실린 애정이 듬뿍 담긴 보르헤스의 해제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해제들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문호의 독서 편력을 엿보고자 하는 호사가들의 호기심도 충족시킨다.

3. 환상

〈바벨의 도서관〉을 선정하면서 보르헤스는 ‘환상’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작품 목록을 추렸다.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와 그가 여러 차례 환상문학 선집을 펴냈던 걸 감안하면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하면서 환상문학을 염두에 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보르헤스의 환상문학은 국내에서 통용되는 판타지 문학의 정의와는 궤를 달리한다. 멀리 《요재지이》나 《천일야화》부터(당연히 이 작품들도 ‘바벨의 도서관’ 안에 들어 있다. 게다가 《천일야화》는 버턴 판과 갈랑 판 두 개가 들어 있다) 각국에서 환상문학의 원조로 간주되는 카조트나 벡퍼드를 거쳐 현대의 카프카나 H. G. 웰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 도스토옙스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잭 런던, 에드거 앨런 포 등의 작품들 중에서 환상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을 이 ‘바벨의 도서관’ 안에 포함시켰다. 환상이라는 키워드로 익히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독자들은 낯익은 새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 환상에는 보르헤스 작품의 아우라와 보르헤스가 감상했던 환상이 중첩된다.

〈바벨의 도서관〉 탄생의 뒷이야기

그래픽과 예술과 계몽주의 문학과 보르헤스의 환상소설을 좋아했던 이탈리아의 젊은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는 1973년 보르헤스를 만나러 아르헨티나로 갔다.

‘나는 보르헤스를 만나기로 결심했다. 그때까지 보르헤스는 내게 신화 같은 존재였고, 나는 그를 감히 내 작가들 가운데 한 명으로 삼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나는 보르헤스의 친구들을 통해 1973년 겨울 어느 날 보르헤스가 도서관장으로 일하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도서관을 찾아갔다. 흰 와이셔츠를 입은 우아한 모습으로 그가 도서관의 돔 지붕 아래서 나를 기다렸다. 밀라노의 편집장이 방문했다는 얘기를 듣자 그는 단테의 ‘당신은 공작, 당신은 신사’(《신곡》 지옥편 2곡 140절)를 읊으며 나를 맞이했다. 그 순간 나는 그가 이탈리아 손님에게 단순히 아첨을 하는 것이라고 혹은 《신곡》의 그 구절만을 암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그를 잘 알게 되고 우리가 친구가 됐을 때, 미노타우로스가 미궁 밖으로 자신을 데리고 나갈 사람을 기다렸듯이 그도 해방자, 안내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그가 내게 그렇게 말했고, 그에게 외국인 편집장은 리베르타도르 즉 해방자였다.’

1973년의 아르헨티나는 페론이 망명에서 돌아와 재집권을 한 해이다. 보르헤스는 1940년대 중반에 페론 정권하에서 페론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도서관에서 쫓겨나 시장의 가축들을 검사하는 검사관으로 ‘승진’하는 모욕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 일은 보르헤스의 삶에서 가장 치욕적인 순간이었고 그는 죽을 때까지 그런 모욕을 자신에게 준 페론 정권을 용서하지 않았다. 페론이 물러나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보르헤스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갔지만 페론의 재집권으로 보르헤스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프랑코 마리아 리치가 찾아갔을 때 보르헤스는 악몽과도 같은 페론의 등장을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를 사랑하는 이유들에 증오하는 이유들이 본능적으로 겹쳐져 뿌리 깊이 아르헨티나를 사랑하면서도 증오했다. 보르헤스는 용맹하고 강인한 가우초들이 지나다니던 아르헨티나의 팜?? 대해 얘기했고 밀롱가의 매력을 내게 느끼게 해주고자 애썼다. 그러?서 페론이 민간 시장 가금류 검사관으로 그를 임명하여 어떻게 그에게 굴욕을 안겨줬는지, 이후 페론 정권을 이어받은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복귀시켰는지, 하지만 불안하기만 한 그의 악몽 속에서 페론이 다시 돌아오는 걸 보았고 또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를(결국 그렇게 됐다) 내게 얘기해주었다.’

삼심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던 보르헤스의 실명은 칠십대의 보르헤스를 완전한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보르헤스는 지팡이와 비서의 부축 없이는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장님으로서의 무기력함과 악몽 같은 페론의 재집권 속에서 보르헤스는 자신을 미궁에 갇힌 미노타우루스라고 생각했다. 프랑코 마리아 리치는 그런 보르헤스를 유럽으로 초대했다.

‘우리 유럽인들이 보르헤스를 근접하기 힘든 신화 같은 존재로 바라보는 데 반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이해받지 못하는 외톨이 신세였던 그는 해방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이탈리아 출판인, 감히 신화에 도전장을 내민 첫 번째 유럽인일지 모를 나 역시 그의 손을 잡고 해방의 간절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그의 비르길리우스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출판인인 내가 관여할 차례라는 걸 깨달았다. 보르헤스에게 가장 큰 기쁨, 유럽에 다시 돌아갈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밀라노로 오십시오. 당신을 손님으로 맞아 제네바를 비롯해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기쁜 마음으로 모시겠습니다.”
미노타우루스는 금방 화색이 돌았고, 편집장이 미궁 속의 그를 죽이고자 온 것이 아니라 그를 해방시키고자 운명이 보낸 선한 테세우스라는 사실을 알았다.’

보르헤스는 밀라노의 편집자가 감당해야 되는 비용을 듣고 당황했지만 그곳에서 출판 계획을 논의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듣고 밀라노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프랑코 마리아 리치의 제안으로 ‘그의’ 환상의 도서관을 만들고 그것을 여러 권의 책으로 구체화하게 되었다.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었지만 놀라운 기억력으로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 목록을 작성했고 그 작가들에 대한 서문을 불러주었다. 그렇게 해서 1974년 여름 ‘바벨의 도서관’은 태어났다.

‘약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바벨의 도서관이 단순한 출판 기획물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대한 ‘고전’이다. 결국 나는 출판사와 문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우정과 사랑으로 창조해냈다는 걸 알았다. 나 같은 애서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아름다운 선집으로 다시 출간해 보르헤스 애독자와 수집가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보르헤스는 그를 행복하게 했던 29권의 책을 엮고 거기에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제목은 그의 걸작 《픽션들》에 수록된 단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서 ‘바벨의 도서관’은 보르헤스가 ‘총체적인 한 권의 책’을 죽을 때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장소이며 그러한 책이 그 안 어딘가에 꽂혀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10 바테크 - 윌리엄 벡퍼드

『바테크』는 아바시데스 족의 아홉 번째 칼리프 바테크가 이단의 죄를 저질러 지옥으로 굴러 떨어지는 이야기이다. 이슬람 신앙을 버리고 어둠의 힘을 숭배하면 지하 불의 궁전 문을 열게 될 것이라는 한 상인의 말에 현혹된 바테크. 더불어 불의 궁전에서 별들이 약속했던 보물들과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부적, 아담 이전 술탄들의 왕관 등을 얻게 되리라는 유혹에 탐욕스러운 바테크는 오십 명의 소년을 제물로 바치기까지 한다. 바테크는 인간이 범할 수 있는 모든 죄악과 탐욕, 부정, 어리석음, 이단의 표상으로 그려진다.
피비린내 나는 몇 년이 흐르고 긴 여정 끝에 어둠의 영혼이 된 바테크는 마침내 황량한 산에 도착한다. 과연 지하 불의 궁전은 보물과 부적들로 넘쳐났지만 그곳은 끔찍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는 지옥이었다. 이처럼 바테크의 이야기에서 지옥은 형벌이자 유혹으로 나타난다.
『바테크』가 지닌 난삽한 줄거리와 자유분방한 구조, 엉뚱하고도 기이한 이야기의 흐름은 저자 벡퍼드만의 아마추어적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흠뻑 담아내고 있다.
보르헤스는 이 작품을 하나의 단순한 호기심거리이자 시간 때우기 이상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비록 허술하게나마 토머스 드퀸시와 포, 샤를 보들레르, 위스망스가 창조해 낸 지옥의 화려함을 멋지게 예고해 냈으며, 그가 표현한 지하 불의 궁전이 문학에 나타난 가장 최초의 잔인한 지옥이라는 점에서 자신 있게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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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바테크 - 윌리엄 벡퍼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사 | 2013.10.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10번째 책 <바테크>.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유일하게 한편으로 구성된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앞으로 남은 19권의 책중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에는 이 책이 유일하게 한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렇다면 왜 이 책만이 유일하게 한 작품으로 소개가 되었을까? 저자인 윌리엄 벡퍼드는 175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서 1844년에 사;
리뷰제목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10번째 책 <바테크>.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유일하게 한편으로 구성된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앞으로 남은 19권의 책중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에는 이 책이 유일하게 한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렇다면 왜 이 책만이 유일하게 한 작품으로 소개가 되었을까? 저자인 윌리엄 벡퍼드는 175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서 1844년에 사망하였으며, 그가 남긴 소설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고 한다. 보르헤스는 다음과 같이 윌리엄 벡퍼드에 대하여 평하고 있다. 

 " 토머스 드퀸시와 포, 샤를 보들레르, 위스망스가 창조해 낸 지옥이 화려함을 예고했다고 생각한다."


 아바시데스 족의 아홉 번째 칼리프인 바테크는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5개의 궁전에는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인도인 상인의 방문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호기심이 많은 바테크는 인도인이 바친 언월도에서 신기한 문구를 발견을 하지만, 어느 누구도 문구를 해석하지 못한다. 한 노인이 문구를 해석하지만, 그 문구는 시시각각 글자와 뜻이 바뀌는 기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더욱 호기심을 감출 수 없던 바테크는 결국 언월도를 바친 상인을 찾아내어 그 의미를 물어보지만, 사실 그 인도인은 상인의 모습을 하고 왔던 악마였다. 그 악마는 에블리스(코란에서의 사탄과 같은 존재)를 숭배함과 동시에 이슬람 신앙을 버리면, 지하에 있는 불의 궁전의 문을 열 자격을 얻고 세상의 모든 보물과 세상을 정복할 수 있는 부적과 아담 이전의 술탄의 왕관을 얻게 될 것이라 한다. 바테크는 마호메트를 져버리라는 말에 잠시 갈등하지만, 결국 탐욕에 눈이 멀어 악마가 말한대로 일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바테크는 이단인(인도 상인으로 분한 악마)이 요구한 50명의 제물을 마련하기 위하여 자신의 신하들의 자제들을 속여서 벼랑으로 떨어뜨리고, 자신의 궁전에서 어머니인 카라티스와 함께 탑에 불을 질러서 백성들이 불길에 휩싸이게 한다. 이후 카라티스는 아들인 바테크에게 이스타카르로 가도록 지시한다. 바테크는 여정 중에 짐승들의 습격과 같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여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도움을 준 에미르(이슬람 국가의 지역 군 사령관)의 딸 누로니하르를 보고 첫눈에 반하여 그녀를 왕비로 삼으려고 한다. 에미르는 자신의 딸이 정혼한 사람(그는 에미르의 조카이자 형의 아들이었다.)이 있기 때문에 반대를 하였지만, 결국 바테크는 누로니하르를 데리고 떠난다. 누로니하르도 처음에는 정혼자와 함께 바테크의 눈을 피하여 달아나지만, 꿈에서 보았던 홍옥을 비롯한 막대한 부가 그녀에게 올 것이라는 예언을 믿고 결국 바테크와 함께 여정에 동참한다.


 그러한 바테크가 안타까운 한 지니(이슬람에서는 천사 내지는 요정)는 마호메트에게 부탁을 하여 마지막으로 바테크가 참회할 기회를 주기 위하여 바테크를 만난다. 양치기로 변신한 지니는 바테크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그의 왕국으로 돌아가서 백성들에게 선정을 펼치면서 마호메트를 받들기를 충고하지만, 바테크는 그마저 뿌리치고 결국 마지막 도착지에 도착을 한다. 그러나, 생각했던 바와는 다른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망을 가고, 바테크와 누로니하르만이 에블리스를 만나게 된다. 마호메트를 뿌리치고 그에게로 온 바테크를 칭찬하며 에블리스는 바테크에게 어둠의 궁전의 곳곳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바테크는 이제서야 그가 온 곳이 바로 지옥임을 깨닫고, 그가 백성들을 죽음에 몰아넣고, 마호메트를 버리고 얻은 것이라고는 결국 불타는 심장이었음을 알게 되지만, 이미 늦었음을 알게 된다. 결국 그는 서로를 증오하면서 불타는 심장을 가지고 지옥에서 말하지 못하고 영원히 방랑하게 되는 저주를 받고 만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온갖 권력을 갖고 있던 이슬람 제국의 칼리프였던 바테크가 탐욕에 눈이 멀어 이슬람 종교를 버리고 지옥으로 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파우스트>라는 작품이 떠오르게 된다.(물론 읽어보지는 못하였다.) <바테크>는 파우스트를 동양의 배경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생각된다. 악마에게 초대되어 지옥으로 가는 그 과정은 서로 비슷하지만, 보르헤스의 해제에 따르면 당시 그러한 이야기는 유행한 소재였기에 <바테크>가 <파우스트>의 영향을 받아서 썼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 작품은 지옥이라는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모습과 더불어 미신과 천일야화적 분위기가 결합되어 쓰여진 작품으로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경계하는 교훈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생소한 작가의 생소한 작품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모 사이트에서 '죽기전에 읽어야할 책 1001권'으로 소개가 될 정도로 문학사에서는 영향력이 있는 작품으로 보여진다. 보르헤스가 선호하는 환상 문학처럼 신비스럽고, 아라비안나이트를 읽는 듯한 이 작품은 지옥의 모습과 인간이 탐욕을 느껴보는 색다른 분야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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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의 전설과 이슬람 문화의 만남... 바테크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12.07.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두 권의 여행기를 쓴 것을 제외한다면 작가인 벡퍼드가 남긴 유일한 소설이 바로 『바테크』이다. 게다가 이 소설이 무슨 문학사적으로 기념비적인 작품인 것도 아니니 보르헤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접할 가능성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하는 파우스트의 전설과 이슬람 왕국의 칼리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양적인 배경을 결합하여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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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여행기를 쓴 것을 제외한다면 작가인 벡퍼드가 남긴 유일한 소설이 바로 『바테크』이다. 게다가 이 소설이 무슨 문학사적으로 기념비적인 작품인 것도 아니니 보르헤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접할 가능성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하는 파우스트의 전설과 이슬람 왕국의 칼리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양적인 배경을 결합하여 고딕 양식을 만들어낸 (거의 아마추어인) 작가에게 보르헤스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 단테의 지옥은 감옥 개념을 멋지게 바꿔 놓은 것이고, 벡퍼드의 지옥은 악몽의 지하도를 이해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신곡》은 문학사에 있어 가장 인정할 만하고 확고한 작품이다. 《바테크》는 단순한 호기심거리, 한순간의 향기요, 시간 때우기 이상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바테크》가 토머스 드퀸시와 포, 샤를 보들레르, 위스망스가 창조해 낸 지옥의 화려함을 예고했다고 생각한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바테크』.
다른 작품집과 달리 이번 작품은 단편 이상의 분량인 한 작품으로 되어 있으며, 그 주인공은 ‘아바시데스 족의 아홉 번째 칼리프인 바테크’이다. 세상의 모든 군주가 그러한 것보다 더욱 그러한,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만한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 군주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권태로움 속에서 어느 날 이 군주에게 이방인이 나타나고, 그로부터 큰 칼을 하나 받게 되는데, 그 칼에 새겨진 글을 해석해주지 않고 그 이방인이 사라지는 바람에 이 군주는 그야말로 하릴없이 병에 걸리고 만다. 그리고 이제 한 노인이 나타나 그 칼에 새겨진 글을 해석한다.


“우리는 모든 것이 훌륭하게 만들어지는 곳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는 모든 것이 훌륭한 곳의 경이 중에서 가장 저급하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권세 있는 군주의 눈에 들어야 마땅하다.”(p.33)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칼에 새겨진 글이 매번 바뀐다는 것이니, 성질 급한 군주는 그 사실에 앞서 이 노인을 내치고, 다시 한 번 궁금증으로 시름거리다 그 칼을 자신에게 넘겼던 그 이방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이 이방인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니, 그것은 그가 바테크에게 고하는 이러한 전갈로부터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을 내게 헌신하겠는가? 그렇다면 속세의 힘을 숭배하라. 그리고 마호메트를 저버려라. 이 단서를 실행하면, 내 그대를 불이 타고 있는 지하궁에 데려다 주리라...” (p.49)


이후 바테크는 자신의 어머니이자 신보다는 자신의 앎을 더욱 믿는 것으로 보이는 카라티스의 후원을 받아 이방인(아마 파우스트 전설의 메피스토펠레스에 해당할...)의 뜻을 따르고(바테크는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고 이방인의 말을 좀더 듣고자 고관대작의 어린 아들들 50명을 협곡 아래로 밀어버린다) 엄청난 보물이 있다는 지하 궁전을 향하여 긴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한 여정 중에 지옥을 향한 그의 여정을 붙잡는 아직 믿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오히려 바테크는 그들의 어린 딸 누로니하르를 눈 멀게 하여 취하고, 그녀의 정혼자인 굴첸루즈를 살아 있지만 죽은 것과 진배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스스로 당도한 지하의 궁전, 그 지옥의 궁전에서 끝이 없는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 그것은 고삐 풀린 정열과 악독한 행위에 대한 징벌이었고, 그들이 받아 마땅한 징벌이었다. 그것은 창조주가 인간의 지식에 쳐놓은 울타리를 넘는 눈 먼 야망에 대한 응징이었고, 그들이 받아 마땅한 응징이었다. 순수한 지성에게만 제한된 발견을 노리는 것으로 오만에 도취되어, 인간이란 무지하고 비천하게 생겨먹은 존재임을 알지 못해 스스로 불러들인 응징이었다... 그리하여 칼리프 바테크란 자는 껍데기뿐인 과시와 금지된 권세를 위해 천 가지 죄로 더럽혀지고, 끝이 없는 비탄과 경감되지 않을 회오의 먹이가 되었다...” (pp.190~191)

 

윌리엄 벡퍼드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문은실 역 / 보르헤스 세계문학 컬렉션 바벨의 도서관 - 10 바테크 / 바다출판사 / 198쪽 / 2010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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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과 탐욕이 열어젖힌 지옥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야 | 2011.01.2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바벨의 도서관 열번째 책은 윌리엄 벡퍼드의 작품이다. 영국작가이지만 아라비아의 종교와 문화를 모티브로 쓴『바테크』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중 유일한 장편이다. 다른 작품집의 경우 각 작가의 작품중 거의 접해본 적이 없는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왜 이 책만 장편 소설로 나온 것일까. 그것은 아무래도 윌리엄 백퍼드란 작가의 작품 중 유일한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이;
리뷰제목
바벨의 도서관 열번째 책은 윌리엄 벡퍼드의 작품이다. 영국작가이지만 아라비아의 종교와 문화를 모티브로 쓴『바테크』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중 유일한 장편이다. 다른 작품집의 경우 각 작가의 작품중 거의 접해본 적이 없는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왜 이 책만 장편 소설로 나온 것일까. 그것은 아무래도 윌리엄 백퍼드란 작가의 작품 중 유일한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중에는 여행기 두 편과 일기와 전기 등이 있지만 소설같은 문학 작품은 없다. 이 작품은 원래 1782년에 프랑스어로 씌어졌지만, 1786년 S.헨리가 영역본으로 나온 것을 벡퍼드가 개정한 것이다.

고딕 소설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아라비아의 아바시데스 족의 아홉 번째 칼리프인 바테크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모험에 나서게 되는 환상적인 모험소설이다. 칼리프는 거대한 부와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군림하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바벨의 탑을 쌓아올리기도 하고 세상의 보물을 끌어 모으기도 한다. 어느날 그는 언월도 하나를 손에 넣게 된다. 그곳에 적혀 있는 글귀는 칼리프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상인의 모습을 하고 왔던 악마는 칼리프에게 이슬람 신앙을 버리고 어둠을 숭배하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칼리프는 지하에 있는 불의 궁전의 문을 열 자격을 얻고 세상의 모든 보물과 세상을 정복할 수 있는 부적, 그리고 아담 이전의 술탄의 왕관을 얻게 될 것이라 한다. 탐욕스러운 칼리프가 이런 유혹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는 악마의 꼬임에 넘어가 불의 궁전에 다다르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백성들을 짓밟고 육욕에 지배당하는 칼리프는 이미 자신의 백성들에게 지옥을 선사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두려움과 절망이 넘쳐난다. 신앙을 버리고 백성을 저버린 칼리프는 양치기의 모습으로 나타난 지니가 보여준 마지막 구원의 가능성마저 저버리고 불의 궁전에 들어가게 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가 생각했던 화려한 세상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불타는 심장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곳인 것이다.

그것은 고삐 풀린 정열과 악독한 행위에 대한 징벌이었고, 그들이 받아 마땅한 징벌이었다. 그것은 창조주가 인간의 지식에 쳐놓은 울타리를 넘는 눈 먼 야망에 대한 응징이었고, 그들이 받아 마땅한 응징이었다. 순수한 지성에게만 제한된 발견을 노리는 것으로 오만에 도취되어, 인간이란 무지하고 비천하게 생겨먹은 존재임을 알지 못해 스스로 불러들인 응징이었다. (190p)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주인공인 칼리프 뿐만이 아니다. 그의 어머니 카라티스는 칼리프보다 더욱 잔혹한 인물이며 칼리프가 악마의 유혹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어둠을 숭배하고 있던 인물로 나온다.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사람들을 죽이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어머니란 존재이다 보니 칼리프 역시 악마의 유혹에 쉽사리 넘어가버린 것이 아닐까.  '모르는 것으로 남겨 두어야 할 것을 알려고 하고, 제 힘을 넘어서는 것을 짊어지려 애쓰는 경솔한 인간들, 필멸의 자들에게 비탄을 내려라' 라고 씌어진 언월도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있었다면 칼리프가 지옥에 떨어질 일은 없었으리라.

사실 칼리프가 떨어진 지옥의 모습은 그다지 끔찍하지 않았다. 물론 영원히 불타는 심장을 가지고 배회하면서 살아야 하는 형벌은 끔찍함 그 자체이지만. 오히려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칼리프가 저지른 악행이 지옥 바로 그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카라티스가 저지른 짓도 지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인간에게는 인간으로 지켜야할 도덕과 윤리와 사회의 규범이 있다. 아무리 왕일지라도 만능은 아니며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다. 신의 권위에 도전하고 어둠을 숭상하며 자신의 한계를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말로에는 구원이란 영원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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